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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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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콘서트로 '바람'을 몰고 왔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다시 연단에 서기 시작했다. 대학 특강 등을 잇달아 개최하며 '강연정치' 재개에 나선 것.

안 의원은 최근 서울 덕성여대와 대구 경북대 등에서 대학생과 시민들을 만나 '공정성장론'과 '정치혁신'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오는 10일과 12일에도 각각 명지대와 국민대를 방문하는 등 특강 일정이 빽빽이 잡혀 있다. 그동안 당 내부에서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워왔다면, 이제는 활동 반경을 외부로 확장해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신을 대선주자 반열에 올린 '강연'과 경제·정치혁신 '비전'을 축으로 정치적 보폭을 넓히려는 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공정성장론' '정치혁신' 내세워 정치적 보폭 확대

릴레이 대학 강연의 첫 시작인 지난 3일, 안 의원은 덕성여대 학생들을 만나 자신의 경제성장 해법인 '공정성장론'을 역설하며 청년 일자리 해결 방안 등을 제시했다. 국내 업계의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고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구축해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비전이다.

그는 대학생들에게 풍부한 사례를 제시하며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경제 담론을 쉽게 풀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 개혁 관련 법안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적극 알리며 정치인으로서 유권자인 대학생들에게 한층 더 다가가기도 했다.

다음 날에는 대구를 찾아 자신이 최근 핵심 가치로 내걸고 있는 '정치혁신' 비전을 강조했다. 경북대에서 '대구의 미래, 정치인에게 묻는다'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데 이어,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구시민이 묻고 안철수가 답하다' 강연회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당 혁신위에 맞서 제기한 3대 혁신방안(낡은 진보 청산, 부패 척결, 인재 영입)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낡은 정치를 바꿔달라는 국민의 뜨거운 열망을 담아 정치를 시작했고, 지금은 몸담은 정당을 바꾸는 게 나의 역할"이라며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정치할 이유가 없다"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5일 오후에도 안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과 간담회를 열고 청년 일자리나 국회의원 정수 문제 등 경제와 정치개혁을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안 의원 쪽은 "그동안 여러 대학에서 공정성장론이나 정치혁신을 주제로 강연해달라는 요청이 많았고, 마침 국정감사가 끝나고 조금 여유가 생겨 2~3주 전에 관련 일정을 잡아두었다"라고 설명했다.

당내 비주류와 '번개호프', 내부 세력화 도모?

안 의원이 본격적으로 강연정치를 재개한 배경에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본인의 특기를 적극 활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입문 3주년을 맞은 그는 2011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앞서 토크콘서트로 존재감을 키웠고, 2012년에는 이른바 '안철수 바람'에 힘입어 대선주자로 나서게 됐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강연 주제로 자신의 브랜드인 '공정성장론'과 '정치혁신'을 내세운 이유도 대권 경쟁자인 문 대표와 차별화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일 수 있다. 문 대표가 '역사전쟁'으로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며 입지를 넓힌다면, 안 의원은 민생과 혁신을 강조하며 별도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4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강단에 오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4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강단에 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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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안 의원은 대구에서 박영선 의원과 함께 정부의 국정화 고시 강행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도 문 대표의 대응방식과 선을 그었다. 그는 "당이 전면에 나서서 부당성을 주장하다 보면 결국 정치세력 간 대결구도로 가서 정쟁화하게 된다"라며 "이것은 문제를 푸는데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학계·시민단체·학부모·학생 등 (국정화에)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많다, 당은 그들을 도와주며 국회에서 입법화를 열심히 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정공법"이라고 다른 생각을 피력하기도 했다.

앞서 그는 덕성여대 강연(3일)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국정화 관련) 대국민설득과 함께 달라진 야당의 모습 보여주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라고 전제한 뒤, 문 대표를 향해 "국정교과서 정국이 정리되면 제가 제안한 혁신안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앞으로 안 의원은 당 혁신을 주제로 전국 순회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대중과의 접촉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지난달 29일 안 의원의 싱크탱크 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주최한 혁신토론회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강연정치와 더불어 당내 비주류 세력과의 교류도 이어가고 있다. 안 의원은 5일 오후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의원들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만나 당내 현안 문제를 두고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이날 만남은 민집모 쪽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과 비주류 세력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국면이 잠잠해진 이후 본격적으로 혁신 논쟁을 벌이기 위해 세력화를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민집모 소속인 한 의원은 "안 의원과 동료로서 당내 현안이나 총선 문제를 얘기해보자는 취지로 모이는 것"이라며 "세력을 도모해 목소리를 같이 내자는 얘기는 해본 적도 없고 옳지도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


태그:#안철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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