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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7일 토요일. 가을비에 단풍 떨어지는 소리만이 전부였던 강화도의 한 시골 학교. 이곳에 갑자기 30여 대의 차량이 들어섰다. 오후 2시 진행될 꿈틀리 인생학교 학교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학교 입구에 걸려있는 꿈틀리 인생학교 현수막
 학교 입구에 걸려있는 꿈틀리 인생학교 현수막
ⓒ 류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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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 인생학교는 2014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책 출간 이후 2차례의 포럼과 340여 회의 강연이 진행되면서 구체화 된 학교이다. 덴마크 행복사회의 비밀을 연구하던 오연호 대표(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정승관 '꿈틀리 인생학교' 교장)는 그 바탕이 교육에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중 에프터스콜레(Efterskole)라는 형태의 학교를 한국에 맞게 열고자 했다. 에프터스콜레는 중학교 졸업생들이 고교 입학 전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덴마크의 1년짜리 기숙학교 제도이다. 그 과정에 정승관 교장(전 풀무학교 교장)이 논의를 함께 하였고, 꿈틀리 인생학교의 공동교장을 맡기로 하였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한국에선 유일한 생활관(기숙사)형 에프터스콜레로 올해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게 될 17, 18살(1999, 2000년생)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이다. 미인가의 1년 과정 학교로 2016년 2월 22일 개교 예정이다.

<꿈틀리 인생학교> 공동교장인 정승관 교장이 강당에서 열린 학교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꿈틀리 인생학교> 공동교장인 정승관 교장이 강당에서 열린 학교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류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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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학교개요, 교육과정, 학생활동 및 생활관 등에 대한 설명으로 2시간가량 진행된 행사에는 중3·고1의 학생들과 학부모, 담임교사 등 총 90여 명이 함께하였다. 김포에서부터 충북 옥천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설명회를 위해 강화에 모였고, 여수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거리상의 문제로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하며 추후 학교설명회를 지방에서도 진행해주기를 요청해오기도 했다.

같은 날 꿈틀리의 다른 행사로 인해 함께하지 못했던 오연호 대표는 영상에 아쉬운 마음을 담아 인사를 대신했다.

이날 <꿈틀리 인생학교>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한 오연호 이사장의 인사는 영상으로 대신하였다.
 이날 <꿈틀리 인생학교>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한 오연호 이사장의 인사는 영상으로 대신하였다.
ⓒ 류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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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관 교장의 인사말과 학교소개로 시작된 설명회에서는 앞으로 학생들과 함께 지내게 될 교사들이 '스스로 주인이 되는 삶을 배움', '자기 삶의 지도 그리기', '지역과 함께하는 열린 학교', '농사를 통해 배우는 생명의 가치', '공동체에서 배우는 '더불어 함께''의 교육 목표를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과 학교생활, 생활관 생활 등에 대해 발표하였다.

공동교장인 김희옥씨를 비롯하여 담임교사를 맡게 될 세 명의 교사들은 모두 풀무학교 출신으로,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꿈틀리 인생학교> 교사인 윤승민씨가 학교생활 및 자치활동에 대한 부분을 발표하고 있다.
 <꿈틀리 인생학교> 교사인 윤승민씨가 학교생활 및 자치활동에 대한 부분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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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 인생학교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모든 것을 학생들을 포함한 구성원이 함께 의논하여 결정, 운영한다는 점이었다. 교육과정에 대한 발표를 맡았던 필자는 "1회인 내년뿐만 아니라 해마다 입학하는 모든 친구들과 이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습과 생활을 진행해보는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학부모들은 그동안 궁금했던 학비, 면접 기준, 주말외박 대책 등에 대한 질문들을 던졌다. 정승관 교장은 "특히 학비 문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덴마크의 경우 정부가 5, 학부모가 5를 부담하지만 우리의 경우 그렇지 못해 학부모의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 학교를 꼭 필요로 하는 친구들에게 학비 때문에 학교의 문턱이 높아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답하며 장학금에 대한 제도 마련 계획을 이야기하였다.

<꿈틀리 인생학교> 학교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가 질의응답 시간을 이용해 질문을 하고 있다.
 <꿈틀리 인생학교> 학교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가 질의응답 시간을 이용해 질문을 하고 있다.
ⓒ 류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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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학교설명회에 왔던 학부모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온 한 학부모는 "스스로 주인이 되는 삶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주체성과 자각, 감수성을 갖춘 행복한 개인으로 홀로 서서,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건강한 인생을 함께 사는 힘을 키우는 중요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꿈틀리 인생학교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경기도 화성에서 온 한 학부모는 "단풍이 곱게 들은 길을 소풍 오는 기분으로 왔다. 고심하신 흔적이 느껴지는 설명회였다"며 "다만 아이가 재미있게 참여하진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며 다음엔 학생들이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설명회로 구성되기를 제안하였다.

이 외에도 "성공했으면 좋겠다." "(꿈틀리) 인생학교의 성공으로 많은 인생학교가 지역별로 생겼으면 좋겠다." "과정내용은 훌륭하나 (학비, 주말 외박 등) 조금 더 확정된 내용이 있는 설명회가 한 번 더 진행되면 좋겠다"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

<꿈틀리 인생학교> 학교설명회를 듣고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 이날 90여 명의 인원이 꿈틀리 인생학교 강당에 모여 설명회에 참석하였다.
 <꿈틀리 인생학교> 학교설명회를 듣고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 이날 90여 명의 인원이 꿈틀리 인생학교 강당에 모여 설명회에 참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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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 전반에 대해 소개를 맡았던 교사인 윤승민씨는 "비도 오고 위치가 아무래도 쉽게 올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보니 많이는 못 오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놀랐다"며 "최선을 다해 준비하긴 했는데 저희가 갖고 있는 마음가짐까지 다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또 "누구가의 강요로 떠밀려오기 보다는 자신이 선택해서 오는 친구들이 와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며 함께 지내게 될 학생들에 대한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또 전반적인 생활관 생활에 대해 발표한 교사 조은겨레씨는 "학교폭력 문제나 왕따 등이 생기거나 교칙위반을 한 학생들에게 어떤 처벌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시거나 농사를 처음 접하게 될 학생들에 대한 우려를 담아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계셨다"며 "사실 학교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보니 제가 보냈던 풀무학교의 고등학생 시절 이야기를 토대로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었다"며 설명회가 끝난 직후 받았던 질문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이날 왔던 사람들 포함하여 지원자가 많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설명을 너무 훌륭하게 해서인지(웃음) 생각했던 것보다는 질의응답시간에 질문이 약간 적었던 것 같았지만, 어쨌든 너무 많은 인원보다는 (모집인원에) 딱 맞는 인원이 지원했으면 좋겠다"라고 답하였다.

공식적인 설명회 일정이 끝난 후에도 선생님들과 개별상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도 했다. 정승관 교장은 "개인상담의 대부분은 고1 학생들이었는데, 지금의 사회 틀 안에서 인생의 목표를 찾지 못하여 견디기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었다"며 "이것은 비단 상담을 받았던 몇 친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많은 젊은 사람들이 겪는 문제이다. 결국 우리(꿈틀리 인생학교)가 하고자 하는 교육은 이런 학생들과 함께 인생의 목표를 찾고 자기 주체적으로 살아갈 힘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설명회 자료와 입학전형요강, 원서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ggumtlefterskole.blog.me/220531917293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강화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쓴 기사에 한해 중복 송고를 허용합니다.



태그:#꿈틀리인생학교, #학교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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