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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인 혈동리 신도골프장 공사 현장. 공사 현장에 섬처럼 떠 있는 묘지를 망연히 바라다보고 있는 '혈동리 골프장 건설 반대 주민대책위' 김남철 위원장.
 6년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인 혈동리 신도골프장 공사 현장. 공사 현장에 섬처럼 떠 있는 묘지를 망연히 바라다보고 있는 '혈동리 골프장 건설 반대 주민대책위' 김남철 위원장.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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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혈동리에서 6년째 공사 중단 상태에 있는 신도골프장 개발 사업이 공사 진행이 가능한 법적 기간이 모두 만료됐는데도, 춘천시가 사업을 취소하지 않고 오히려 사업 기간을 더 연장하려는 태도를 보여 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춘천시는 골프장 개발을 승계할 새로운 사업자를 찾는다는 명분으로, 두 번째 사업 연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마을 주민 등 골프장 개발 반대 측은 "죄 없는 마을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이런 국가는 처음"이라며, 공무원들을 강하게 성토했다.

춘천시는 이미 지난 9월 사업자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사업 기간을 84일간이나 연장해준 바 있다. 그 기간이 지난 11월 19일로 마무리됐다. 그런데도 춘천시는 여전히 골프장 개발 사업을 포기하지 않은 채 또다시 사업 기한을 연장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신도골프장 개발 사업의 사업자로 되어 있는 우리개발은 부도가 나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다시 새로운 사업자를 찾아 나서는 일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전국에 골프장이 난립하면서, 골프장들이 적자에 허덕이거나 부도가 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혈동리 주민들은 춘천시에 사업 개발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혈동리 주민들은 사업자 측이 골프장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마을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 수용하는 바람에 재산권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혈동리골프장반대주민대책위와 춘천시민연대, 춘천생명의숲 등 시민단체들은 8일 춘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춘천시가 법적 기간이 만료된 혈동리 신도골프장에 대한 사업 연장을 또 다시 추진하고 있다"며 "신도골프장 (개발 사업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골프장 개발 반대 측은 기자회견에서 "11월 19일로 사업 연장 기한이 끝난 상황"에서 "(골프장 개발 사업에 대해) 취소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사업 기한을 다시 연장하려는) 춘천시의 비상식적이고 불법적인 행정"에 분노를 나타냈다.

그리고 "춘천시의 주장처럼 제3자가 이 사업을 승계할 가능성도 전혀 없으며, 대법원 판례에 따라 (사업 승계가) 법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신도골프장을 취소하기 위한 절차를 즉각 진행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골프장 개발 반대 측은 "춘천시가 또다시 신도골프장에 대한 사업 연장을 강행한다면 담당 공무원 고발 등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마지막으로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업 기간 연장은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이날 춘천시민연대 유성철 사무국장은 "법에서 정한 기간을 넘겨 사업 기간을 연장해 주려고 하는 것은 명확한 불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에서 왜 이 사업의 기간을 계속 연장해 주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유 사무국장은 또 "춘천시의 주장처럼 제3자가 나타나서 이 사업을 인수할 가능성도 없고 사업 기간을 더 연장해 봐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게 없다"며, "(피해 주민들을 고려해) 지금이라도 당장 사업을 중지·취소하고 환경을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그:#혈동리, #신도골프장, #춘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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