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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실직 청년들의 시위 사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튀니지 실직 청년들의 시위 사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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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발원지인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일자리를 요구하는 실직 청년들의 대규모 시위 사태가 격화되고 있다.

AF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튀니지 중서부 카세린에서 시작된 청년들의 일자리 요구 시위가 수도 튀니스를 포함해 시디 부지드, 가파스 등 전국 대도시로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시디 부지드는 지난 2010년 26세의 젊은 노점상 부아지지가 생계 수단인 노점 설비를 빼앗기자 지방정부 청사 앞에서 분신자살하면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재스민 혁명'을 촉발시킨 곳이다.

실직 청년 죽음에 분노 폭발, 새로운 혁명?

이번 시위도 지난 16일 28세의 청년 실직자 리드하 야히아위가 카세린 지방정부 공무원 채용에 응시했다가 탈락하자 청사 인근 전신주에 올라가 시위하다가 감전사한 사건에서 촉발됐다.

야히아위에 죽음에 그동안 쌓여온 불만이 폭발한 실직 청년들이 거리로 나섰고, 경찰과 유혈 충돌했다. 20일에는 경찰차가 시위대에 전복되면서 이 차량에 타고 있던 경찰관 1명이 숨지기도 했다.

시위는 폭력적으로 격화됐다. 튀니스, 젠두바, 카이루나 등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서를 습격하고 경찰차에 불을 질렀고, 거리의 상점과 은행이 약탈당하며 사회적 혼란이 커지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청년 실직자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정부의 약속을 믿고 삶이 더 나아지길 기대했지만 바뀐 것이 없다"라며 "2010년처럼 새로운 혁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튀니지는 민주화 혁명으로 23년간 이어진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의 철권통치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새로운 정부의 내각 구성과 정책 방향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확산됐다.

경제까지 악화되면서 2010년 12%에 머물렀던 튀니지의 실업률은 최근 15.3%까지 치솟았다. 특히 튀니지 청년(15~24세) 실업률은 37%에 달하면서 청년 3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 37%... 튀니지 정부 "기다려달라"

튀니지 실직 청년들의 시위 사태를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튀니지 실직 청년들의 시위 사태를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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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악회되자 튀니지 정부는 야근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튀니지 내무부는 "오후 8시~오전 5시 튀니지 전역에 통행금지를 실시한다"라며 "청년들의 행동은 국가 안보와 시민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자리 대신 통행금지령을 내리자 실직 청년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튀니지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2010년 민주화 혁명과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베지 카이드 에셉시 튀니지 대통령은 국영방송 연설에서 "실업률을 줄이기 위한 정부 프로그램을 곧 가동할 예정"이라며 "우리는 이번 시련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위대를 달랬다.

이어 "높은 실업률은 튀니지가 최우선으로 풀어야 하는 과제"라며 "하지만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magic wand)'는 없다"라고 인내를 호소했다.



태그:#튀니지, #청년실업, #아랍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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