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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 대유행을 경고하는 CNN 뉴스 갈무리.
 지카 바이러스 대유행을 경고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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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에볼라나 메르스처럼 세계적으로 대유행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기고문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카 바이러스의 폭발적 확산을 막기 위해 질병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 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기고문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WHO가 조기 대응에 실패해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라며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유사한 재앙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최대한 빨리 비상위원회를 소집해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를 WHO 사무총장에게 권고해야 한다"라며 "비상위원회 소집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연구를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카 바이러스 백신, 최소 10년 걸려야 개발

1947년 우간다 지카 숲의 한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된 지카 바이러스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에서 주로 발생하다가 최근 브라질에서 확산되면서 소두증 증세를 가진 신생아 출산이 급증하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는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집트 숲 모기나 아프리카 흰줄 숲 모기에 물리면 태아의 두뇌가 정상보다 작은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WHO 기준에 의하면 신생아의 머리 둘레가 32cm 이하는 소두증으로 간주한다.

브라질에서는 현재까지 400만 명 이상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소두증 의심 사례도 3530건이나 보고됐다. 이웃 국가인 콜롬비아에서도 1만3500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미네소타, 아칸소, 버지니아 주에서도 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에게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고, 브라질에서 거주하다가 돌아온 하와이의 한 산모가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하는 등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대다수가 증상을 알아채지 못하거나 가벼운 열병으로 지나가고, 에볼라나 메르스와 달리 사람 간 전염 가능성도 희박하다. 하지만, 임신부가 감염되면 태아에게 전이되면서 소두증 위험이 커지고 백신이나 치료 방법도 없다.

기고문을 올린 미국의 대니얼 루시와 로런스 고스틴 박사는 "지카 바이러스 백신은 2년 후에나 실험이 가능하고, 대중적 이용까지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며 "WHO가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대 의대에서 지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스콧 위버 교수는 "사람들이 지카 바이러스를 두려워해야 한다"라며 "만약 소두증 신생아가 태어난다면 그 결과를 바꿀 방법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WHO, 긴급회의 소집... '비상사태' 선포할까

지카 바이러스 긴급회의 소집을 발표하는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지카 바이러스 긴급회의 소집을 발표하는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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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퍼지고 있는 브라질에서 올여름 리우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면 전 세계 외국인들이 대거 브라질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볼라나 메르스보다 훨씬 강력한 대유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태가 심각하자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 대책을 논의할 긴급회의를 다음 달 1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찬 총장은 "지카 바이러스가 전 세계 23개 국가에서 발생 사례가 보고되면서 매우 위험한 수준에 도달해 국제보건규정에 따라 긴급회의를 결정했다"라며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카 바이러스는 백신이나 치료법은 물론이고 신속한 진단 테스트 방법도 없다"라며 "올해 엘니뇨 현상 때문에 세계적으로 모기 개체 수가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지카 바이러스가 우려된다"라고 설명했다.

WHO 미주 본부의 질병전문가 마르코스 에스피날은 "소두증 신생아 출산은 가족이나 사회에 큰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미국에서만 향후 1년간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300~4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5일 브라질,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22개국에 대해 가임기 여성의 여행 자제령을 내렸고, 브라질과 콜롬비아는 여성들에게 당분간 임신을 자제할 것을 권유했다.


태그:#지카 바이러스, #소두증, #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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