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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석 "핵전용 막장 드라마 쓴 정권 뭔들 못하리!” 본방보다 먼저 보는 생방송 팟캐스트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15일 색깔있는 인터뷰에는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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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조치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지난 11일 오전 경기도 파주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차량에 물품을 싣고 복귀하고 있다.
▲ 가동 중단 조치에 철수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조치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지난 11일 오전 경기도 파주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차량에 물품을 싣고 복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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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철학이 없다. 그러니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 하나하나에 신경쓰고, 즉흥적으로 대처한다. 역사적 안목으로 해석하고 대처하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장관(2006년)을 지낸 이종석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개성공단 폐쇄를 두고 "참담하고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15일 오전 <장윤선·박정호의 팟짱>과 한 인터뷰에서 "국가에겐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 이 전 장관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임직원들은 우리 국민이다, 말로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 이런 식으로 한국경제를 두고 자의적으로 행동하는 걸 보니 평가할 여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은 "2013년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한 이후) 정세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개성공단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자고 설득한 게 우리 정부이지 않았나"라며 "이번 결정을 보며 철이 안 든 어린애가 자기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니 성질대로 이것저것 내던지는 모습이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북정책, 군부 시각... 권위주의 시대 회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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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장관은 최근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을 두고 "군부의 시각", "권위주의 시대로의 회귀", "외교관 자격 반납"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군인 출신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군부의 생각이) 박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박 대통령의 정책적 사고나 외교안보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냥 그분들(군부)의 입장과 비슷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의 대북 기조가 국제적으로, 특히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며 "(개성공단 폐쇄는) 자해적인 행동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을 끝장냈다고 해서 중국이 그걸로 감동받겠나. 최근 외교관들이 이상한 이야기를 흘리더라. 중국과 러시아에 대북제재 동참을 요청했더니 '너희는 개성공단 운영하면서 왜 이러느냐'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정말 중국과 러시아가 이런 이야기를 한 건지 모르겠지만, 행여 그랬더라도 우리 외교관이 이 말을 그대로 믿었다면, 그런 수준의 외교관이라면, 외교관 자격을 반납해야 한다."


사드배치를 두고도 "이에 찬성하는 사람도 이런 식의 문제제기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중국을 (대북제재에) 끌어들이려면 사드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중국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홍용표 통일부장관의 '개성공단 임금의 북한 핵개발 전용' 발표와 관련해 이 전 장관은 "제가 정부에 있을 때도 그랬고, 어느 정부나 이 점에 유념해왔다"며 "홍 장관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 이후 업무보고에서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고, 박근혜 정부는 유엔(UN) 대북제재위원회에 전용 의혹이 없다고 계속 통보해왔다, 자기모순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장관은 앞으로도 "막장드라마가 이어질 것"이라며 "총선이 북풍의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제 박근혜 정부의 통일외교 정책은 전반적으로 파산에 이르렀다. 모든 전략적 자산을, 그것도 의미없이 쏟아부었으니 무얼 할 수 있겠나. 하지만 박근혜 정권이 아무 일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진 않을 것이다. 비판이 이어지니까 홍 장관이 개성공단 임금의 핵개발 전용 문제를 들고 나오지 않나. 불리한 정치적 입지를 만회하기 위해 남북대결 구도를 끊임없이 만들 가능성이 크다. 지금껏 막장드라마를 써온 사람들이 뭘 못하겠나."

아래는 이 전 장관과 한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북한, 제재로 핵 포기 안 해"

- 오늘 보도된 <중앙일보> 여론조사를 보면 개성공단을 재가동해야한다는 여론이 56.6%에 이르렀다. 여론도 대통령의 생각과 다르다는 건데.
"정부는 여론을 계속 몰아가기 위해 계속 위험요소를 제시할 것이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의 개성공단 임금이 북한 핵개발에 전용됐다는 식의 발표가 그것이다. 그럼에도 여론이 이렇게 형성된 것은, 일반 국민들이 여러 생각을 하지 않아도 개성공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마음 속에 갖고 있다는 뜻이다."

- 홍 장관의 '개성공단 임금의 핵개발 전용' 발언은 국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엄밀히 따지면 심각한 문제다. 그렇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가장 예민한 게 미국인데, 미국은 사드 논의를 두고 우리 정부와 찰떡 공조상태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문제제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과 개성공단기업협회 집행부간 간담회에 참석, 굳은 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 굳은 표정의 홍용표 통일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과 개성공단기업협회 집행부간 간담회에 참석, 굳은 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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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회 내부에선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정부는) 정치적으로 이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 정치적으로 제기한 것이란?
"저는 그렇게 본다. 자해성 커밍아웃을 왜 하겠나. 국내 정치적으로 약화된 입지를 강화시키기 위해 호도하다 보니까, 이런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다."

- 박근혜 정부는 이런 식의 대북제재 강화가 북한 핵개발을 포기할 거란 믿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어리석은 믿음이다. 주관적인 과대망상이다. 일단 국제사회가 박근혜 정부의 생각처럼 끝장결의의 결과를 도출할 거 같지 않다. 또 북한이 제재를 통해 핵을 포기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근본적으로 북미 적대관계, 남북 적대관계를 해소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이 이런 방향을 원치 않기 때문에 현재로썬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 중국의 왕이 외무부장이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항장무검 의재패공(項莊舞劍 意在沛公, 항장이 칼춤을 추는 의도는 유방을 죽이려는 데 있다)'의 고사를 인용했다.
"중국 입장에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잖나. 한미 혹은 한미일이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구상을 갖고 있어도, 이를 관철하기 위해선 조심스럽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북한 제재는 중국이란 변수가 제일 중요하다. 이에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중국 압박의 요소가 드러나는 것을 조심스레 생각해야 한다.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진행해선 안 된다. 사드를 이야기하면서, 같이 북한을 압박하자고 하니 중국 입장에선 그런 고사성어까지 인용해 비판한 것이다."

- 중국 입장에선 우리의 수가 너무 뻔했던 것인가.
"제 눈에도 보이고, 아니 전문가가 아닌 제 집사람 눈에도 그렇게 보인다는데, 그게 안 보이겠나."

"박근혜, 생각 안 바꿀 것... 선거뿐인데 야권은 철부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북한이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와 관련,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안보리서 하루속히 강력한 제재 조치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북한이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와 관련,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안보리서 하루속히 강력한 제재 조치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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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단계로 남북 국지전의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데.
"쉽게 예단할 순 없다. 다만 휴전선상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또한 쌍방이 자제할 수 있는 근거들이 그만큼 줄어들었다. 조그마한 긴장요소들이 분쟁이나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한미군사훈련이 이어지면 북한의 반응이 나올텐데 이런 것도 걱정이다."

-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는 어떻게 변할까.
"중국은 사드를 두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군사협력으로 이해할 것이다. 이는 북중 군사협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가 생길 수 있다는 건가.
"과거와 똑같진 않겠지만 유사한 대결구도라고 할 수 있다."

- 북중 군사협력이 우리에게 미칠 타격은 무엇인가.
"실질적 위협을 줄 만한 요인들을 내놓진 않을 것이다. 중국은 우리처럼 그렇게 대놓고, 가볍게 통통 튀면서 세상에 자기를 과시하는 스타일이 아니잖나. 그러나 점잖은 말 한 마디에 무서운 생각과 행동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조심해야 한다. 한중관계에 있어서 중국은 큰 거 한 방 날릴 필요도 없다. 우리 전체 수출의 25%가 중국을 상대로 한 것 아닌가. 그런데 이런 식으로, 기분 나쁘다고 사드를 말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경제적으로 수조 원을 날리는 것보다 더 큰 손실이다."

- 다시 평화와 화해협력의 길로 돌릴 순 없을까.
"지금으로선 확률이 낮다. 박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진 않을 거다. 그나마 국민이 힘을 발휘해야 하는데, 선거에서 박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쪽이 우위를 차지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이를 기대하기엔 야권도 철부지다. 분열돼 있으니 국민들게 희망섞인 이야기를 드리기 힘들다."

- 지난 1월 한반도 평화포럼에서 4월 총선에 앞서 북풍 조장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개성공단 폐쇄도 북풍 조장의 한 장면일까.
"북풍이란 건 조장할 수도 있고, 어떤 계기로 일어날 수도 있다. 개성공단 폐쇄를 북풍 조장을 위해 한 일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분명한 건 총선이 북풍의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 야권이 제일 먼저 나서 비판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야권은 북풍을 무시하고 경제에 방점을 찍고 싶은 듯하다. 안타까운 게 북풍이 초래한 폐해가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가중한다는 것이다. 개성공단 폐쇄는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을 잘라버렸다. 이거야말로 경제 이슈 아닌가."

- 내일(16일) 박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 예정돼있다. 국민단합을 호소하고,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제정 등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알려졌는데.
"자꾸 유신시대가 생각난다. 대통령이 문제를 만들어놓고 '나를 따르라'는 식이다. 문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 자꾸 남남갈등으로 치부하고, 이에 맞서 국민단합을 이야기하는 연설을 하려는 것을 보며 박 대통령으로 인해 한국이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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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종석, #개성공단, #박근혜, #홍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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