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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청년유니온은 17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에서 미래를 그리고 싶습니다"는 제목으로 '청년에게 희망이 될 경남청년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경남청년유니온은 17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에서 미래를 그리고 싶습니다"는 제목으로 '청년에게 희망이 될 경남청년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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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사무실도 없다. 카페의 세미나실을 빌려 회의를 한다. 매번 마칠 때마다 5000원씩 거둔다. 그런데 서울에는 '청년허브'라는 청년센터가 있더라. <경남청년>(월간)과 같이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있으면 조금이나마 지원도 해주고 사무실도 내준다.

며칠 전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서 부럽다고 했더니 '청년들이 마음껏 뭔가 할 수 있도록 기회만 주는 것뿐'이라 했다. 그러시면서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청년들이 함께 모여 있으니 서로 배우는 것이 많아 보이고 지켜봐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류설아 <경남청년> 편집장이 17일 오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상남도 청년 기본 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한 말이다. 이날 공청회는 여영국 경남도의원과 경남청년유니온, 경남청년희망센터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류 편집장은 "서울의 청년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다른 나라 이야기를 듣는 듯하고 너무 부러웠다"며 "경남에서는 특히 청년들이 많이 떠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경남도에서 고민이 많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경남의 청년들이 원하는 것을 얼마나 들으셨는지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청년들에게 와 닿는 정책이나 행동이 없기 때문"이라 말했다.

사회적기업 '예총' 배민 대표는 "지역에서 활동에 대한 지원이나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열정을 가지고 있는 창작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거나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내 뮤지션들 사이에 네트워킹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제대로 된 창구가 없다보니 제각각 자체적으로 활동하고, 소통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아빠로 살아남기도 힘들다'는 것. 그는 "뜻 맞는 사람을 만나 크게 돈 들이지 않고 연애와 결혼까지는 했지만, 출산과 육아는 그냥 그대로 '돈'이다. '투잡'을 뛰어야 하나, 직업을 바꿔야 하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기도 하지만 어떤 방법도 마땅치는 않다"며 "출산장려금이나 양육비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피부에 와닿는 수준은 아니다. 누군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조선족을 대거 유입하자'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출산 정책이라는 것이 딱 그 정도다. 그 주인공인 청년과 여성은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김지현 경남청년유니온 조직팀장은 경기도 시흥시, 서울특별시, 성남시의 '청년 기본(배당) 조례'를 소개하면서 경남에도 청년조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청년지표의 기준은 부모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에 따라 계급이 나뉜다는 이른바 '수저론'이 점령했다"며 "과거에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개천에서 용이 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리 노력해도 수저 색깔은 바꾸기 힘들다는 자조가 담긴 비유다"고 말했다.

김 조직팀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주거비곤율 1위, 20, 30대 사망률 1위 자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해 학자금대출의 부채를 갚기 위해 2, 3타임의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밀려나고 있는 청년들, 청년들의 주거와 문화, 환경, 의료, 복지 등 생활환경 안정과 사회활동 참여를 만들어내기 위해 경남도 청년 기본 조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청년허브' 신윤정 기획실장은 "청년세대의 냉소는 사회적 환경에 기인한다. 사회적 난제가 되어버린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이 사회통합적 실천과 합의의 성숙이 아니라 정책결정권자들의 의사결정이기 때문"이라며 "청년세대를 '다음 세대'라 칭할 때 청년들은 '다른 세대'라고. 청년세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래적 관점'과 '당사자의 욕구 존중'이라는 포용성과 다양성이 수용되는 유연한 정책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남에서 미래를 그리고 싶습니다"

경남청년유니온은 공청회에 앞서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에서 미래를 그리고 싶습니다"며 '청년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경남의 청년층 유출이 심각하다. 20대 유출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하다. 작년만 해도 5000여 명이 경남을 떠났다. 경남도의 고용지표 역시 좋은 성적표는 아니다"며 "경남의 청년 정책은 너무나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몇 년 전 청년들에게 처음으로 '3포세대'라는 별칭이 붙었다. 그 이후로 이 별칭은 계속 절망적인 쪽으로만 변화하고 있다. '5포세대', 'N포세대', 요즘은 '헬조선'이란 말까지 유행했고 '수저계급론'까지 나오고 있다"며 "지금의 청년세대에게 붙은 별칭 중에 긍정적인 것이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이제는 청년들이 자조만 하고 싶지 않다. 경남청년조례는 경남의 청년들에게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을 주는 일"이라며 "청년조례를 통해 청년들과 지역 의원들이 대화할 수 있는 정기적 공간을 만들어 달라. 청년들에게 뭐가 필요한지 들어주시고, 개천에서 용이 나는 구조를 만들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태그:#경남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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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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