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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덕진구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의원이 출마회견 후 국민의당 예비후보들과 악수하고 있다.
 전주 덕진구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의원이 출마회견 후 국민의당 예비후보들과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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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의원이 19일 "전북 정치를 복원하고 호남정치를 부활시키겠다"라며 자신의 전 지역구인 전주 덕진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전날(18일) 국민의당에 입당을 결정한 정 전 의원은 미리 같은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김근식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지역을 대표하는 유력한 정치인임을 과시했다. 회견이 열린 전북 순창군 복흥면은 그동안 정 전 의원이 씨감자 재배를 하며 9개월가량 칩거했던 곳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4.29 재보궐 선거 서울 관악을 지역에 국민모임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한 후 고향인 순창으로 내려와 지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을 성경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라고 비유하며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있었던 것은 고향 순창과 복흥리 마을 어머니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전주에서 약 1시간 거리에, 고속도로에서도 상당히 떨어져 있는 외진 지역이었지만 지지자 100여 명이 참석해 회견장인 마을회관 앞을 채웠다.

또 총선과 익산시장, 도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당 예비후보 20여 명이 찾아와 정 전 의원 옆에 섰다. 이들은 회견 이후 정 전 의원과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현역의원으로는 유성엽, 김관영 의원이 참석했다. 유 의원은 정 전 의원 출마에 "국민의당이 일으키고자 하는 정치혁명이 전북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존재감 없는 전북 정치에 힘 있는 목소리를 불어넣겠다. 국민의당을 통해서 호남 정치를 부활 시키겠다"라고 말했다. "호남 정치란 이름 없는 사람이 잘 먹고 잘사는 정치다. 민주, 평화, 복지는 진보 정치의 가치이면서 호남 정치의 가치"라며 "호남 정치의 부활이야말로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나는 합리적 진보, 중도 포괄할 수 있다"

정동영 전 의원이 19일 전북 순창군 복흥면 마을회관에서 전주 덕진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정동영 전 의원이 19일 전북 순창군 복흥면 마을회관에서 전주 덕진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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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덕진구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의원
 전주 덕진구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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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에 "아직도 특정 지역 패권주의가 살아있는 것이 제가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할 수 없었던 이유"라며 "사람이 그대로인데 패권주의가 잠시 숨었다고 해도 저는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출현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살아남기 위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라며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줘서 더불어민주당도 변화시키고, 국민의당에도 불평등 해소와 개성공단 부활 선봉에 서는 정치적 에너지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이후 뚜렷한 진보적 노선을 표명해 온 정 전 의원은 안철수 공동대표 등 국민의당과 노선 차이를 묻는 질문에 "합리적 진보의 노선을 걸어왔고, 합리적 진보란 중도를 포괄하지 못하리라는 법이 없다"라며 "국민의당 강령을 보면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양 날개로 격차 사회를 해소하기 위한 민생 정치를 구현하겠다'고 돼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보다 비교적 쉬운 선거로 평가되는 전주에 출마했다는 비판에는 "많은 분들이 저에게 왜 고향에 출마하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고향에서 5번 출마하는 동안 왜 고향에 출마하느냐고 묻는 사람은 없었다"라며 "김대중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야당 정치인일 때 왜 서울에 출마하지 않았냐고 질문한 사람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 야권의 분열을 지적하는 질문에는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의 재통합이 필요하다, 총선 전에 이뤄지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고, 결국 정권교체를 위해 무한 협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진보적 노선에 대해 "진보 정치는 수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성공하려면 몸으로 정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대해 "꽃은 땅에서 핀다, 땅은 평화고 꽃은 경제다"라며 "경제는 평화를 먹고 자란다, 평화가 흔들리면 먹고 사는 문제가 흔들린다"라고 비판했다. 다시 한 번 개성공단 재가동 공약을 강조한 것으로, 대북정책 전면검토를 주장하고 있는 이상돈 국민의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대립이 예상된다.

그는 또 공정임금법, 반값 아파트 특별법, 직접 시공제 도입을 국민의당의 주요 정책으로 제시했다.

김성주 "정동영 전주 출마는 양지로 돌아오는 것에 불과"

한편, 전주 덕진구 현역 의원인 김성주 더민주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 전 의원에게는 야권 승리를 위해 불출마 선언하고 야권 통합이나 총선 승리에 나서는 것이 남아 있는 '신의 한수'였지만, 결국 분열의 정치로 나갔다"라며 "정 전 의원의 국민의당 입당과 덕진 출마는 마지막 패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주 덕진 출마는) 백의종군하는 험지 출마가 아니라, 3번 당선시켜준 양지로 돌아오는 것에 불과하고, 가장 쉬운 곳에서 안전하게 4선에 도전해 금의환향하겠다는 것"이라며 "저는 낡은 정치, 분열의 정치와 한 판 싸워 멋지게 승리하겠다"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 출마를 선언한 김근식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백의종군'이 덕진 출마라는 의미가 의아하기는 하지만, 출마를 선언한 만큼, 정 전 의원과 아름다운 경선을 만들어가겠다"라며 "정 전 의원도 공정한 경선을 통해 아름다운 결과가 나오도록 끝까지 협력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태그:#정동영, #전주 덕진, #유성엽, #국민의당,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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