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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광천읍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한 김석환 홍성군수(왼쪽)가  돌발 상황으로 예정 기간 내에 유해발굴이 어렵다는 고충을 듣고 추가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이곳에서 부친을 잃은 최홍이 유가족이 김 군수의 손을 맞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홍성군 광천읍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한 김석환 홍성군수(왼쪽)가 돌발 상황으로 예정 기간 내에 유해발굴이 어렵다는 고충을 듣고 추가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이곳에서 부친을 잃은 최홍이 유가족이 김 군수의 손을 맞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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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주 유해발굴단장(가운데)과 김민철 발굴단원(오른쪽)이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한 김석환 홍성군수(왼쪽)에게 돌발변수로 예정 기간 내에 유해발굴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추가 예산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박선주 유해발굴단장(가운데)과 김민철 발굴단원(오른쪽)이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한 김석환 홍성군수(왼쪽)에게 돌발변수로 예정 기간 내에 유해발굴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추가 예산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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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광천 폐광산 민간인 유해 발굴작업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때맞춰 현장을 방문한 김석환 홍성군수가 해법을 내놓았다.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아래 공동조사단)과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홍성대책위원회(아래 홍성대책위)는 26일 홍성군 광천읍 담산리 폐금광에 암매장된 희생자 유해발굴을 본격 시작했다(관련 기사: '유해발굴' 위해 지역사회가 나섰다).

시작과 함께 폐금광 입구 앞에서 2, 3구에 이르는 유해가 드러났다. 일부 유해는 대형 콘크리트 덩어리 아래에서 발견됐다. 유해 매장지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날 오후에는 폐광산 구덩이 내부에 대한 발굴 작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구덩이 안은 예측과는 달리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 이 때문에 작업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구덩이 안에 퇴적된 흙을 일부 걷어내자마자 4, 5구에 이르는 유해가 드러났다.

좁은 폐금광 구덩이 "직업 기간 예정보다 10일 연장 불가피" 

26일 오후 4시 경,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유해가 묻혀 있는 폐금광 입구가 가로 막혔다. 유해발굴단은   작업을 일시중단하고 27일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할 예정이다.
 26일 오후 4시 경,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유해가 묻혀 있는 폐금광 입구가 가로 막혔다. 유해발굴단은 작업을 일시중단하고 27일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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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주 발굴단장(충북대 명예교수, 공동조사단 공동대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정해진 기간내에 유해를 발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애초 공동조사단과 홍성대책위는 오는 29일까지 5일 동안 발굴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오후 4시경 폐금광 입구에 쌓여 있던 흙더미가 무너져 내렸다. 애써 드러내놓은 폐금광 입구가 또다시 막혔다.

박 단장은 "폐금광 안 공간이 협소한 데다 유해가 겹겹이 쌓여 있어 작업환경이 좋지 않다"며 "예정 기간내 발굴을 끝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 예정보다 10일 정도 발굴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원봉사로 작업에 참여한 발굴단원 대부분은 대학생과 직장인들로 내달부터는 현업에 복귀해야 하는 실정이다. 작업 기간을 연장할 경우 일손이 부족해진다.

박 단장은 "추가 작업 기간 동안은 자원봉사자가 참여할 수 없어 부득이 인건비를 주고 전문 인력을 동원해야 한다"며 "대략 1000만 원 정도의 추가 경비가 필요하다"고 난감해했다.

콘크리트 덩어리 밑으로 드러난 유해

콘크리트 덩어리를 들어내자 그 아래에서 일부 유해가 드러났다.
 콘크리트 덩어리를 들어내자 그 아래에서 일부 유해가 드러났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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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김 군수가 발굴단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발굴단원들은 김 군수에게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 단장과 안경호 상황실장(4.9 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은 김 군수에게 "내달부터는 자원봉사자가 참여할 수 없다"며 "작업을 중단할 경우 구덩이 내로 물이 유입돼 유해 훼손이 우려된다"며 "발굴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추가 비용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희생자유가족들도 "유해를 모두 발굴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도움을 달라"고 말했다. 앞서 홍성군은 1500만 원의 유해 발굴 예산을 지원했다.

이에 대해 김 군수는 "유가족들의 한맺힌 마음을 생각할 때 돈이 문제가 아니라 하루속히 유해를 발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며 "군의회 등과 상의해 추가 소요예산이 지원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이날 발굴단원들에게도 "늦었지만, 역사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도록 유해 발굴을 마무리해 편안히 잘 모실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주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다른 일은 걱정하지 말고 발굴에만 전념해달라고 격려한 것이다.

이곳에서 부친이 희생된 유가족 최홍이씨는 김 군수의 손을 맞잡고 "유가족의 입장을 배려하고 흔쾌히 결단과 긍정적 약속을 해주신 김 군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석환 군수 "유해 발굴이 급선무, 추가 예산 지원 방안 모색"

발굴 3일째인 27일에는 중장비를 동원해 토사로 메워진 폐금광 입구를 다시 정비할 예정이다. 또 구덩이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유해 수습에 나설 예정이다.

이곳 폐금광에는 1950년 6월부터 10월까지 보도연맹원 및 부역 혐의 등으로 30∼60여 명이 군경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그:#폐금광, #유해발굴, #홍성 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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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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