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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갑> 선거 판도가 오리무중이 되고 있다. 조진형 전 의원이 새누리당의 공천 배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17일 현재까지 4선의 이윤성, 3선의 조진형, 2선의 안상수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했다. 조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는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의 공천 탈락 후 무소속 출마와 그 맥을 같이해,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상수 의원과 이윤성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인천지역 여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이들이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현재의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에 변화가 생긴다.

17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조진형 전 의원은 "최고위원회의 재심 의결마저 공천관리위원회가 묵살했다"며 "기준과 원칙 없이 특정 계파에 의해서 자행된 계파공천은 국민에게 공천권을 부여해 상향식 국민공천을 실시하겠다는 민심을 저버린 배신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쟁력과 당선가능성도 무시하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은 (예비)후보를 단수 공천한 것은, 기준도 원칙도 없이 특정 계파에 의해 자행된 계파공천이다"라고 강조했다.

조 전 의원은 이어, "국민공천제의 정신을 훼손하고 국민을 배신한 공천 결과를 용납할 수 없기에 당을 사랑하고 당을 위해 헌신하신 당원과 부평구민에게 심판받기 위해서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문병호, 이성만, 조진형, 정유섭 예비후보.
 문병호, 이성만, 조진형, 정유섭 예비후보.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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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와 20대 연이어 컷오프, 이번엔 무소속 출마

조진형 전 의원은 부평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1988년 13대 총선 때 정치에 입문해 28년째 부평을 지키고 있다.

그는 13대 총선 때 낙선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선 인천 북구<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민주자유당 정정훈, 민주당 송선근, 통일국민당 이정대, 민중당 전희식 후보와 겨뤘다. 1980년 이후 인천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는 15대 총선 때는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32.13%를 얻어 당선됐다. 그 뒤 두 차례 쓴 잔을 마시고 18대 총선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인천의 대표적 '친이(=친이명박)' 정치인이었던 그는 원외 위원장임에도 인천시당 위원장으로서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고, 공천을 받아 18대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나 19대 총선에선 당내 후보 경선도 못해보고 '컷오프(=공천 탈락)'되는 수모를 당했다.

그럼에도 조 전의원은 당시 정유섭 후보를 도왔다. 오랫 동안 공직에 있었던 정 후보는 정치신인에 가까웠다. 조 전 의원은 정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자신의 조직을 선거운동에 투입했다. 정 후보는 조 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선거현수막에 활용하기도 했다. 조 전 의원은 선거방송차량에 올라 지역구 곳곳을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번 총선에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사실상 정치활동을 그만둔 조 전 의원이 공천 경쟁에 뛰어들자, 정유섭 예비후보 쪽은 조 전 의원의 치부를 건드렸다

정 예비후보 쪽은 선거공보와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조 의원은 청목회 불법후원금 사건, 선거법 위반, 병역 의혹과 부동산 투기 의혹에 시달리는 구태 정치인"이라며 "새누리당 후보가 될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조 전 의원 쪽은 "병역 의혹과 부동산 투기 의혹에 시달리는 구태정치인이라는 허위사실을 게재한 선거공보를 당원과 유권자에게 배포하고 이를 SNS로 유포시켰다"고 지난달 선거관리위원회와 당에 고발했다.

조 전 의원은 "병역 의혹과 부동산 투기 의혹은 이미 여섯 차례 선거 출마 경력을 통해서도 검증된 상황임에도,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범죄행위"라고 반발했다. 병역 의혹과 부동산 투기 의혹은 2008년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정유섭 예비후보를 단수 공천한 것이다. 새누리당 최고위에서 공천관리위에 부평<갑> 지역에 대한 재심을 요구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조 전 의원은 앞서 공언한 대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일여다야'에서 '이여이야' 구도로

인천 북부벨트에 속한 부평<갑> 지역은 인천에서 여당 세력이 강한 곳은 아니다. 부평 터줏대감을 자처한 조진형 전 의원도 여러 번 낙선했다. 이번 총선에선 야권이 분열해, 여당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되는 듯했다.

하지만 조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선거 구도는 '일여다야'에서 '이여이야'로 바뀌게 됐다. 이달 25일 후보 등록 마감까지 더 지켜봐야하지만, 어느 후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조 전 의원이 28년 이상 관리한 조직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여당 표가 분산되게 됐다.

또한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은 현직 프리미엄에다 인천에서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하면서 언론 노출도 많아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예비후보는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기존 지지층의 결집력이 높아져 당선도 넘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갑, #4.13총선, #조진형, #안상수, #이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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