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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석회의 직후, 광주 동남갑, 동남을, 북갑 지역을 비롯한 9곳의 전략공천 지역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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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선거의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물갈이'다. 더욱이 이번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이 등장하면서, '누가 물갈이 프레임을 선점하는지'가 광주 선거의 주된 이슈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이 18일 광주 북갑, 동남갑, 동남을 전략공천자 명단을 발표하면서 더민주, 국민의당의 광주 지역 공천심사 작업이 마무리됐다. 특히 이날 더민주가 북갑(정준호), 동남갑(최진)에 정치 신인을 전략공천하면서 표면적으로 물갈이의 명분을 선점하게 됐다.

국민의당은 임내현 의원을 제외한 현역의원을 모두 공천 명단에 올린 데다, "뉴DJ"를 공언한 천정배 공동대표가 사실상 안철수 공동대표에 백기투항하면서 물갈이 동력이 사라진 모양새다. 아래는 양 당의 광주 지역 공천 결과이다(18일 낮 12시 현재).

동남갑 더민주 최진 vs 국민의당 장병완(현역), 서정성, 정진욱 경선
동남을 더민주 이병훈 vs 국민의당 박주선(현역)
서갑 더민주 박혜자(현역), 송갑석 경선 vs 국민의당 이건태, 송기석, 정용화 경선
서을 더민주 양향자 vs 국민의당 천정배(현역)

북갑 더민주 정준호 vs 국민의당 김유정, 김경진, 국성근 경선
북을 더민주 이남재, 이형석 경선 vs 최경환 김하중 경선
광산갑 더민주 이용빈 vs 국민의당 김동철(현역), 김경록, 윤봉근 경선
광산을 더민주 이용섭 vs 국민의당 권은희(현역), 고원, 최선욱 경선

국민의당, 숙의배심원제 경선 시작... 물갈이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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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광주시당 창당대회 지난 1월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등 지도부가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공천 과정 초기, 더민주는 이용빈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 이사장을 영입하면서 "광주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사람을 영입했다"라고 평가받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관련기사 : "진짜가 나타났다" '광주사람' 영입한 더민주).

처음 정치에 발을 들인 이 이사장은 광산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16~17일 다른 예비후보 2명과 경선을 치렀고 1위를 차지했다. 안심번호를 이용한 ARS투표 결과, 이 이사장은 과반 이상인 60.45%를 얻어 결선투표에 갈 필요도 없이 공천을 받게 됐다.

역시 영입 인사 중 한 명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는 천정배 공동대표의 지역구인 서을에 도전장을 냈다. 영입 때부터 이슈를 몰고 다닌 양 전 상무의 출마로 서을은 단숨에 '빅매치' 지역구로 떠올랐다. 이 이사장, 양 전 상무와 함께 이날 더민주가 전략공천한 정준호 변호사,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등은 더민주 입장에선 물갈이의 상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물이다.

"패권청산"을 외치며 더민주를 탈당한 인물들로 채워진 국민의당 의석은 사실상 요지부동이다. 박주선·천정배 의원은 단수 공천을 받았고, 김동철·권은희·장병완 의원은 경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당은 18일~20일 숙의배심원제로 광주 지역 경선을 치른다. 경선 지역의 신인 예비후보들과 공천탈락한 임내현 의원의 북을, 더민주가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서갑·북갑의 예비후보들이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일지 관건이다. 반면 현역 의원 모두가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국민의당이 그 동안 강조했던 '호남 물갈이론'은 큰 상처를 입게될 수도 있다.

국민의당보다 '물갈이' 앞섰지만 '플러스 알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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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비대위원회의를 열고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오른쪽)의 지역구인 광주 서을에 영입인사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왼쪽)를 전략공천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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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더민주의 '광주 물갈이'가 곧장 승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모두 정치신인들인만큼 본선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략공천된 정준호(광주 북갑)·최진(광주 동납갑)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둘 다 인지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또 두 사람 모두 광주에 연고를 두고 있지만 주 활동무대는 수도권이었기 때문에 지역적 기반을 자신하기도 힘들다.

광주 지역 더민주·국민의당 관계자들도 "더민주의 이번 광주 전략공천은 양날의 검"이란 취지의 반응을 내놨다. 정치 신인들을 대거 투입함으로써 광주의 세대교체·물갈이 요구에 부응하긴 했지만 그것을 곧 '필승공식'이라 보긴 힘들다는 설명이었다.

이와 관련, 더민주 측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조금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라며 "(전략공천된 후보들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분들이고 (각 지역구에서) 예열작업도 없었다, 당선가능성에 의문부호를 붙일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물갈이에도 '승리'나 '체질개선' 등 콘셉트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사람을 바꿨다고 물갈이는 아니다"라면서 전략공천 이후 당 차원의 '바람몰이'도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광주에서 더민주와 경쟁해야 할 국민의당은 이 같은 '단점'을 좀 더 강조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오늘 더민주의 전략공천은) 인위적인 물갈이"라며 "무조건 지역을 위해 일한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정준호·박진) 두 사람이 그동안 어떻게 지역민과 소통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 역시 더민주의 '광주 물갈이' 선점이 새로운 바람으로 불 가능성은 경계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너무 (물갈이를) 안 해버린 면은 있다"라며 "만약 (국민의당은) 현역의원 전원이 살아남고 (더민주의) 이용빈 이사장을 필두로 한 물갈이 바람이 불면 국민의당 입장에선 (광주 선거가)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