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진선 후보가 30일 강원도청에서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와 당이 비난을 퍼붓고 직·간접적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는 공당의 조직이 취할 태도가 아닌 만큼 정치공세를 즉각 중지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이른바 '보좌관의 월급 상납 의혹'에 대해 염 후보가 진실을 밝혀야 하며, 사실이면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선 후보가 30일 강원도청에서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와 당이 비난을 퍼붓고 직·간접적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는 공당의 조직이 취할 태도가 아닌 만큼 정치공세를 즉각 중지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이른바 '보좌관의 월급 상납 의혹'에 대해 염 후보가 진실을 밝혀야 하며, 사실이면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와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진선 후보의 선거전이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책과 공약을 알리는 일은 뒷전이고, 상대 후보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파들어가는 데만 전념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서로 상처를 내는 일에 급급해 있다.

지역은 마치 폭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시끄럽다. 염동열 후보와 김진선 후보가 치르는 전쟁이 지역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비리 폭로'가 그 무엇보다도 강한 이슈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역의 당원들마저 양 편으로 갈라져 두 후보가 벌이는 싸움에 휩쓸리는 양상이다.

염동열 후보 전 보좌관, "월급 상납" 주장

염동열 전 보좌관인 김도현 씨가 지난 3월 15일 SNS에 올린 글 일부. 김씨는 앞서 김진선 후보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사실을 안 후, 이글에서 공천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김진선 캠프에 참여한다"고 쓴 것은 단순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염동열 전 보좌관인 김도현 씨가 지난 3월 15일 SNS에 올린 글 일부. 김씨는 앞서 김진선 후보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사실을 안 후, 이글에서 공천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김진선 캠프에 참여한다"고 쓴 것은 단순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 성낙선

관련사진보기


최근 두 사람이 치르는 전쟁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염 후보 전직 보좌관이 제기한 '월급 상납 사건'이다. 지난달 24일경 염 후보의 전 보좌관인 김도현씨가 '2012년과 2014년 사이 8차례에 걸쳐 현직 의원인 염 후보로부터 그의 처조카인 최아무개씨에게 자신이 받은 월급의 일부를 떼어주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이 논란이 되자 김진선 후보는 지난달 30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염 후보에게 "김 전 보좌관이 제기한 월급 상납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염 후보 측도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전 보좌관로부터 급여를 (상납) 받은 사실이 없다"며 김도현씨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염 후보 측은 이날 "김도현씨가 김 후보 캠프에 참여했으면서도 실체를 숨기고 음모 공작을 위한 대화를 유도하고 녹음해 우리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월급 상납 주장과 관련해)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는 동시에 "(김 전 보좌관을) 허위사실 및 사실 왜곡에 대해 검찰과 선관위에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전 보좌관인 김도현씨가 직접 나섰다. 그는 지난달 31일 태백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월급 상납'은 모두 사실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염 의원은 (월급 상납을) 본인과 최모씨 사이의 사인 간 거래(개인적 채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러면) 즉각 차용증이나 관련 증명 자료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 기자회견에서 그는 또 지난달 17일 SNS에 자신이 "김진선 캠프에 합류한다"는 글을 남긴 것은 "김진선 후보가 컷오프 당한 것에 분개해 개인적으로 지지선언을 한 것일 뿐, (자신은) 김진선 후보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날 김씨는 "염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정치자금법 위반 유무로 선관위와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서 불거진 '염동열 의원 전 보좌관 월급 상납 사건'이 반격과 반격을 거듭하면서 지역 정계의 추악한 일면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 싸움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알 수 없다. 싸움이 지속되면서 두 후보 간의 공방이 지지세력 간의 대리전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새누리 강원도당, 김 후보 무소속 출마 비난

2012년 총선 당시, 염동열 후보가 지지유세에 나선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함께 지역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그는 당내 경선에서 김진선 전 도지사 같은 거물급 후보를 물리치고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재선에 도전하게 됐다.
 2012년 총선 당시, 염동열 후보가 지지유세에 나선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함께 지역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그는 당내 경선에서 김진선 전 도지사 같은 거물급 후보를 물리치고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재선에 도전하게 됐다.
ⓒ 염동열 후보 블로그

관련사진보기


사건은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시작됐다. 김진선 후보는 강원도지사를 세 번이나 지내고, 일시 정계를 떠나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강원도에서는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이다. 그런 그가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경선도 제대로 치러보지 못하고 컷오프 당했다. 상대 후보에 비해 뭐 하나 뒤질 게 없어 보이는 김 후보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물론 강원도의 유명 인사였다고 해서 그가 도지사로서 귀감이 될 만한 인물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총선에 나선 그를 바라보는 시민단체들의 시선이 결코 곱지 않다. 그는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이 뽑은 낙천 대상자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평창에 알펜시아 리조트를 건설하면서 1조 원이 넘는 부채를 남겨 강원도 재정을 악화시킨 책임이 있다.

그런데 김 후보는 컷오프 당한 다음 날인 지난달 15일 새누리당 강원도당(이하 도당)에 팩스 한 장으로 탈당계를 제출하고는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김 후보는 "여론조사 때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큰 격차로 앞"선 자신을 공천에서 배제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은 "원칙도 기준도 없는 부당한 결정"이라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 후보가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김 후보의 공천을 당연시 했던 지지자들도 크게 당황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이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각 지역의 당원과 당직자들이 집단 탈당을 불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은 단순한 엄포에 그치지 않았다. 얼마 안 있어 집단 탈당이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황스러운 건 도당과 염동열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도당은 김 후보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있은 직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 후보가) 20년 가까이 성원한 당원들의 도의를 저버리고 개인의 욕심에만 눈이 어두워 강원도 정치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며, 도당의 이름으로 "(김 후보는) 더 이상 당을 농락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도민 앞에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강원도의회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도 집단 공격에 나섰다. 이들 도의원들은 지난달 16일 성명서를 통해 "(김 후보의 무소속 출마는) 새누리당과 당원들이 만들어준 경력과 능력을 무기 삼아 당과 당원들에게 비수를 꽂는 행동"이라며, "김진선 전 지사는 출마 의사를 접고 평당원으로 돌아와 후보의 당선을 위해 힘을 보태는 것이 정치원로로서의 올바른 자세"라고 꼬집었다. 전쟁은 이미 이때부터 불을 뿜기 시작했다.

일부 당원들, 탈당 후 "김진선 후보 지지" 선언

도당과 도의원 등 선출직 당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김 후보는 지난달 30일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후, 새누리당 강원도당과 염동열 후보 측에서 계속 사욕이다, 배신자다 등등의 비난을 집중적으로 퍼붓고 있다"며 "(그런 식으로) 민주 시민의 자유로운 선택을 막지 말라"고 항의했다. 그리고 보좌관 월급 상납 문제와 관련해 "(그 의혹이) 사실이라면 (염 후보는)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또 염 후보 측이 자신을 월급 상납 의혹을 제기한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 것에는 "사실이 아니며, 조직을 동원한 정치 공세를 지속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김 후보가 공천에서 배제되고, 염 후보 주변에서 월급 상납 주장이 흘러나오면서, 김 후보 지지자들의 불만도 점점 더 가중되고 있다. 당원 탈당과 더불어 김 후보 지지 선언이 꼬리를 잇고 있다. 월급 상납 주장이 나온 이후, 지난 날 28일 새누리당 횡성군당원협의회 읍면 위원장 일부가 "염 후보의 선거운동을 전면 거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해 도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같은 날 유창식 전 정선군수와 강신열 정선읍 제1협의회장 등 당원 39명도 탈당계를 제출한 후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서 지난달 31일에는 진폐협회 회장을 포함한 지도부 40여 명이 전국 5개 진폐협회 이름으로 "월급상납 등 염동열 의원에 분노한다"며 김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공개 석상에서도 계속됐다. 염 후보와 김 후보는 1일 영월군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고 원주MBC가 중계하는 법정 TV토론회에서도 '월급 상납' 문제 등을 놓고 날이 선 공방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계속해서 해명을 요구했고, 염 후보는 역시 '개인 간의 부채' 문제라고 일축했다.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는 지금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런 현장에서 '선거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자'라고 말하는 것은 우이독경에 불과할 뿐이다.


태그:#염동열, #김진선, #월급 상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