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온 20℃ 시대가 열렸다. 봄꽃들이 개화를 시작해 전국은 꽃잔치 일정을 내놓고 있다. 포근한 날씨, 하나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요즘, 참으로 귀한 공연이 있어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은 대금산조 중 자진모리를 읊었다. 듬직한 체구에 깔끔한 양복을 차려입은 청년은 수준 있는 오페라 곡을 뿜어냈다. 이어 자작곡이 등장하고 뮤지컬과 마술, 어쿠스틱 공연까지 종합예술이 펼쳐졌다.
수원화성 음식문화축제, 여수 엑스포 개막식, 종묘제례악 연주, 춘천 마임축제 등 내로라는 행사 출연에다 황산벌 국악경연대회 입상, 서울오케스트라 콩쿨 1위, 부산국제영화제 창작상 수상, 금상청소년가요제 입상 등 화려한 경력이 눈길을 끌었다.
새봄, 이 새로운 무대를 연출한 이들은 사회복무요원들. 지하철역이나 복지시설에 가면 사회의안전과 질서를 지키는 이들을 봤을 것이다. 현역병의 임무가 국토수호라면 이들은 우리 사회의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역병 못지않은 거친 환경에서 혹은 도움의 손길이 간절한 어려운 환경의 이웃들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곳곳을 보살피는 듬직한 수호천사라 할 수 있다.
사회복무요원들이 의미 있는 조직을 만들었다. 경인지방병무청은 지난 3월 29일 청사 대회의실에서 11명의 사회복무요원으로 구성된 나눔천사 재능봉사단 발대식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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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무대 MC 경험이 있는 박태용 사회복무요원이 출연자를 소개하고 있다. |
| ⓒ 최정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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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봉사단은 성악, 악기 연주, 마술 등 각 분야에서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회복무요원들을 선발했다. 이들의 재능을 공익목적에 활용함으로써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사회복무요원들의 자긍심 고취와 사기 진작을 위해 결성되었다. 단장은 색소폰 연주자로 사회복무요원들을 지도하는 경인지방병무청 김봉영 복무지도관이 맡았다.
송엄용 경인지방병무청장은 격려사에서 "재능기부를 통해 개개인이 갖고 있는 훌륭한 재능을 지역사회에 널리 알림으로써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어려운 아웃과 소외계층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날 발대식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되었다. 1부 봉사단원들에 대한 위촉장이 수여,2부에서는 봉사단원들이 마술쇼, 악기연주, 노래, 어쿠스틱 공연 등 다채로운 재능공연이 펼쳐졌다. 사회 또한 사회복무요원이 담당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가브랜드 행사 등에서 사회를 본 경험이 있는 박태용씨는 "사회복무요원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신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군 복무를 하면서 정기적으로 자신의 전공과 끼를 표현하는 시간이 올 줄은 몰랐다"라며 군인답게 출연자들을 힘차게 소개했다.
성악을 전공하고 지역아동센터에서 복무하고 있다는 이동혁 단원은 "올 7월 전역을 하면 음악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난다. 사회복무요원 재능봉사단은 최초인 줄 알고 있다, 1기 단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히며 "아동센터 아이들이 노래 한 곡을 부르면 집중력이 좋아진다, 오페라 아저씨로 통한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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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의 안전망 역할을 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이 재능봉사단으로도 활약하게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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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는 예비역 3년차인 아들이 있다. 아들의 입대 시절이 떠오른다.아들은 학업의 흐름이 끊어지면 어쩌나, 훈련의 연속으로 잘 씻지 못해 여드름이 더 심해지면 어쩌지 별의별 걱정을 안고 입대했다. 막상 군에 가 보니 마음만 먹으면 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을 할 수도 있었다. 생활관 시설이 잘 돼 있는 부대라 아들의 우려는 금방 해소되었다.
프로 예술인 못지않게 멋진 공연을 보여준 사회복무요원 재능봉사단 출범이 무엇보다 반갑다. 복무기간 간간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군 생활에 활력이 되고 사회와도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