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홍의락 새누리당 대구 북구을 후보의 선거 사무실에서 만난 한 주민은 새누리당에 돌아선 민심 중 하나다. 그는 "대구가 옛날하고 많이 달라져 정당보다는 인물을 본다"며 "그동안 새누리당을 지지했고, 운동했을 정도인데 이제는 무소속인 홍의락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 김다솜	관련사진보기

"지금까지 대구는 온통 빨간색만 칠해놓고 '컬러풀 대구'(Colorful Daegu)라 했는데 이제는 흰색도 있고, 노란색도 있고..."

5일, '팟짱' 총선 생중계팀과 만난 홍의락 무소속 대구 북구을 후보는 대구 민심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야당 정치가 실종된 보수 1번지 대구에서 내·외부적인 이유로 다양한 정치세력이 등장해서다.

실제로 홍 후보의 선거 사무소가 있는 대구 북구 태전네거리에는 형형색색의 총선 후보 플래카드가 펄럭였다. 홍 후보는 "대구에는 경쟁이 필요하다"며 "정치인들이 나태해져 있어서 긴장시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큰사진보기
▲  <영남일보> 박재일 편집국장을 편집국에서 만났다. 이날 박 국장은 "이제 정치적 일방주의나 일당독재가 우리 지역에 이롭지 않다는 자각이 생기는 것 같다"며 "지역을 위해서 정치적 선택을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기운이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 김다솜	관련사진보기

유권자들의 선택이 다양해진 만큼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질 것이고, 그만큼 야당의 대구 진입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지표상 홍의락 후보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에 홍 후보는 "김부겸 후보나 제가 당선되면 대구 시민이 여러 질문을 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치권에 던지는 질문이 다양해지면) 희망이 보이고, 다양성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 사람들이 배타적?

큰사진보기
▲  홍의락 후보와 맞붙는 양명모 대구 북구을 후보는 "새누리당이 공천 과정에서 국민을 짜증 나게 만들었고, '새누리당 버릇 고쳐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지금은 감정이 앞서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성적으로 판단하게 되실 것"이라고 예측했다.
ⓒ 김다솜	관련사진보기

"진박이니, 친박이니 해서 자존심이 상하고, 무시당한다 생각했는데 '민주당, 너마저도 이렇게 하느냐'는 분노가 있었던 것 같아요. 마음을 열려고 했는데 화가 난 거죠."

홍의락 후보는 대구 민심을 이렇게 설명했다. 조건없는 지지를 보내던 새누리당이 공천 파동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자 뜨겁기만 했던 대구 민심도 식고 있었다. 그나마 야당 험지인 대구에서 살아남은 현역 의원이었던 홍의락 후보까지 이번 공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컷오프시키자 대구 민심이 화가 났다는 뜻이다.

홍 후보는 "대구 열린우리당 발기인으로 활동해서 이 지역에서 15년 일했다"며 "그간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외연 확장하기 위해 대구에서 노력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또한, 홍 후보는 "복당할 수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날 홍 후보는 "대구 국회의원 머리에는 '대구 사람'이 없다"며 대구를 대하는 정치권의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홍 후보는 "정치권에서는 '대구 사람들은 배타적이고 폐쇄적이다'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다"며 "노력을 안 하는 거죠"라고 안일한 정치권을 지적했다.

"경쟁이 없다 보니 대구 정치 일방적"

큰사진보기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후보는 "대구가 변하고, 대한민국이 변하면 우리 아이의 미래도 변한다"며 "4월 13일, 대구가 쏘아 올리는 희망의 신호탄이 대한민국을 밝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 김다솜	관련사진보기

대구 정치 지형을 뒤흔드는 또 하나의 주인공은 바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후보다. 이번에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수성갑에서 맞붙게 됐지만, 승리의 저울은 김부겸 후보에게로 기울어져 있다. 김부겸 후보의 선전은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이날 오후 7시, 대구 수성구 신매광장에서 김부겸 후보를 만났다. 김 후보는 홍의락 후보와 마찬가지로 '경쟁'을 강조했다.

"'머슴에게 일을 제대로 시킨다'는 효용감을 줘야겠죠. 그간 (대구 지역에) 경쟁이 없다 보니 정치 과정 자체가 일방적이고, 왜곡돼 있었습니다. 이분들이 주인으로 대접받기 어려운 정치 풍토를 바꿔야죠."

나아가 김 후보는 보수 진영과의 '협력'도 언급했다. 이날 오후 8시경, 김 후보는 "우리한테 중요한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우리를 위한 대안을 내놓는 것"이라며 "야당 내에서 국민을 설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정치를 해서 야당의 정치 풍토를 바꾸겠다"고 연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