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희권 더민주 홍성 예산 국회의원 후보
 강희권 더민주 홍성 예산 국회의원 후보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강희권 더불어민주당 후보(47, 홍성·예산)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지난 3월 초경이다. 출마를 결심한 게 불과 한 달밖에 되지 않았다. 공천까지 늦어지다 보니 이름을 알릴 시간도 부족하다. 

그가 돌연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데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 지역사회의 권유가 한몫했다.

더민주는 지난달 18일 '충청권 영입인사 1호'로 강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5일 오후 예산 선거사무소 만난 그에게 정치를 결심한 연유를 물었다.

"사회가 바뀌려면 정치 영역에서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오랜 여당 중심의, 여당에 의한 사고로는 지역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고 봤거든요. 정치를 떠나서는 사회 변화를 생각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죠. 고민 끝에 제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했어요."

강 후보의 선거공보에는 2건의 전과기록이 있다. 1988년과 1990년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각각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화운동 관련이다.

'반성문'으로 시작한 출마의 변

이후 200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2014년, 고향인 예산으로 내려와 홍성에서 변호사로 일해왔다. 그는 "돈 없고 힘없어 법의 문턱조차 밟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에게 힘이 되는 변호사가 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선거공보에 실린 '출마의 변'은 반성문으로 시작한다. 그는 '변호사로 일 해오면서 개인의 삶과 일에만 몰두해 현실에 안주하였다"며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어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고 행동했던 젊음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강 후보는 그동안 '변호사님!' 하면서 머리를 조아리는 할머니들을 대할 때마다 화가 치밀었다고 밝혔다. 그가 공개한 노트 속을 살짝 들춰보자.

"변호사님 하면서 머리를 조아리는 할머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힘없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기울인 허리를 볼 때마다 화가 치민다. 아들뻘의 나에게 간절함을 쏟아내는 모습을 세상은 왜 구경만 하는 것인지…. 참 세상 얄궂다. 가진 자가 어른이 되는 세상, 힘 있는 사람이 최고가 되는 세상, 인제 그만…! (중략)"

8년 만에 영입된 후보  "서로 잡혀먹히는 지역 경쟁체제 안 돼"

더민주는 지난 18대와 19대 총선에서 홍성예산 선거구에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다. 8년 만이다. 보수적 지역 색채로 섣불리 도전장을 내는 후보가 없었다. 게다가 현재 홍성예산 선거구는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무소속 4자 구도다.

그의 지역공약에는 토목공사식 공약은 거의 들어 있지 않다. 대신 홍성예산의 도시비전을 '3농 혁신의 전초기지'와 '친환경 농업 도시'에 맞추고 노인과 아동, 장애인, 다문화 가정이 더불어 살아가는 '더 좋은 민생복지'를 내세웠다.

홍성 예산 선거구에 출마한 강희권 더민주 후보가 예산 읍내에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홍성 예산 선거구에 출마한 강희권 더민주 후보가 예산 읍내에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또 농업지원기본법입법, 기초농산물 안정적 공급에 관한 법률 입법, 유기농업 지속 직불제 도입 등 입법 공약이 많이 들어 있다. 이 밖에 지방분권, 안전한 친환경 무상급식과 국공립어린이집을 확대하는 등 더불어 교육을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잘사는 도시가 아닌 안정적이고 차분한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고 봐요. 의료, 교육, 주거 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홍성과 예산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살려 매력을 극대화하고 싶어요. 홍성-내포-예산이 서로 잡혀먹히는 경쟁체제가 아닌 상호 공존하며 발전해야 합니다."

"아들이 되고 동생이 되고 친구 되겠다"

그는 "힘이 있는 정치인이 아닌 힘이 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진심이 유권자들에게 전해질 것으로 믿고 있다.

강 후보가 말하는 '진심'은 뭘까? 그는 출마를 결심하던 그 날 밤, 자신의 노트에 이렇게 썼다.

"밤새 잠을 못 이뤘다. (중략) 이리도 힘든 밤이 또 있을까? 이러다가 나도 정치꾼이 되는 것은 아닌지, 세상을 다 바꾸겠다고 허풍을 떠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닌지…. 초심을 버리지 않겠다고 장담하면서 그 맘을 쉽게 지워버리는 것은 아닌지…. 하얀 밤은 하염없이 속절없다."

불과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선거일까지 그의 진심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유세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이렇게 인사했다.

"군민 여러분, 저에게 홍성의 현실, 예산의 현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현실과 마주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들이 되고 동생이 되고 친구가 되어 함께 하겠습니다."


태그:#강희권, #총선, #홍성예산, #선거공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