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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G1강원민방과 강원도민일보가 함께 마련한 '제20대 국회의원 후보자 초청 TV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 사진 왼쪽에서부터 더불어민주당 장승호 후보, 염동열 후보, 김진선 후보.
 5일 G1강원민방과 강원도민일보가 함께 마련한 '제20대 국회의원 후보자 초청 TV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 사진 왼쪽에서부터 더불어민주당 장승호 후보, 염동열 후보, 김진선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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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정선·영월·평창·횡성 선거구는 총선이 시작된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시끄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처럼 소란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선거판이 매우 혼탁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4.13총선을 얼마 앞두고,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분간하기 힘들 지경이다.

한때는 같은 당에 속했던 선배 정치인과 후배 정치인 사이에 인정사정없이 서로 치고받는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때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국회의원과 보좌관 사이에서는 조만간 법정 공방이 전개될 태세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를 고소하고 고발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태백·정선·영월·평창·횡성 선거구처럼 우여곡절을 겪은 지역도 드물다. 선거구 획정으로 횡성군이 포함되면서, 가뜩이나 거대했던 선거구가 더욱 더 거대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 면적이 무려 강원도의 3/1을 차지한다. 후보들 입에서 '선거운동을 하기가 너무 힘들게 됐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역사와 전통이 서로 다른 선거구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심했다. 큰 혼란이 우려됐다. 그런데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태백·정선·영월·평창·횡성 선거구에는 선거구 획정보다 더한 혼란이 기다리고 있었다. 후보들 간에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폭로전이 난무하고 있다.

공격을 받는 입장에 처한 후보 입에서 '음해'니 '공작'이니 '배신'이니 하는 단어들이 서슴없이 튀어나오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와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진선 후보 간에 서로 피할 수 없는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싸움은 TV토론회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지난 5일 저녁, G1강원민방과 <강원도민일보>가 함께 마련한 '제20대 국회의원 후보자 초청 TV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는 태백·정선·영월·평창·횡성 선거구에 출마하는 염동열 새누리당 후보, 김진선 무소속 후보, 장승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참석했다. 토론회 사회는 강원대 한진만 교수가 맡았다.

G1강원민방과 강원도민일보가 함께 마련한 '제20대 국회의원 후보자 초청 TV토론회'
 G1강원민방과 강원도민일보가 함께 마련한 '제20대 국회의원 후보자 초청 TV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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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상대방의 약점을 들춰내려는 후보들

이날 TV토론회는 후보들 모두 토론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서로 공격과 방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다운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토론회의 가장 중요한 취지는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점검'하는 데 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는 그런 취지가 무색했다.

한진만 교수는 토론회 중간 중간 후보들에게 여러 차례 상호 토론이 오고 가기를 부탁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토론회는 처음부터 불꽃이 튀었다. 1시간 10분 남짓한 시간에 '염동열 의원 비서실 갑질 의혹' 사건 등 최근 지역에서 논란이 되는 각종 문제들이 거론됐다. 상대적으로 후보의 공약과 정책을 점검하는 데는 소홀했다.

참고로, '염동열 의원 비서실 갑질 의혹' 사건은 염 후보의 전직 보좌관이었던 김아무개씨가, "염 후보의 강요를 받아 염 후보의 처조카인 최아무개씨에게 과거 8차례에 걸쳐 월급의 일부를 상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사건이다. 이 문제를 놓고, 현재 염동열 후보와 김진선 후보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토론회는 주최 측이 미리 정해 놓은 순서에 따라, 장승호 후보에게 먼저 발언 기회가 돌아갔다. 그러자 장 후보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 선거는 진실 게임이자 자존심 싸움"이라며, 염동열 후보를 향해 "현역 국회의원이 땅투기 의혹, 보좌관의 월급 상납 의혹으로 고발당하고, 지난 공약도 22.7%밖에 못 지켰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리고 김진선 후보를 향해서는 "영월군수를 거쳐 도지사 3선을 하면서 강원도를 빚덩이로 만들어 놓은 분"임을 강조했다. 그러고는 "알펜시아는 지금 하루 이자만 1억이 넘게 나가고 있다"며, "우리 지역을 이렇게 함부로 무시되는 거냐"고 힐난했다. 이후, 같은 문제를 놓고 세 후보 간에 끈질긴 공방이 이어졌다.

염동열 "김진선 후보 절대 복당되지 않는다"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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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자유토론 시간에서는 더 구체적인 공방이 오고 갔다. 먼저 발언 기회를 얻은 김진선 후보는 염동열 후보를 지목하면서 "지난 토론회 때 염 후보가 한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치고 빠지고, 곤란한 답변은 피하고 또 돌아서면 금방 드러날 얘기를 사실과 다르게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빚더미에 올라서 있는 알펜시아 리조트와 관련해서는 "(혹시) 오두막보다 큰 집 지어봤냐?"고 물은 뒤, "내가 국회의원이라면 (알펜시아를 살릴 목적으로) 분양을 하기 위해서 전국을 돌아다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펜시아 문제로 자신을 비난하는 장 후보와 염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염동열 후보는 공천에서 배제된 후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후보를 겨냥해 "공천은 사실 비도덕적인 사람, 과오가 있는 사람, 사생활이 복잡한 사람은 안 됐다"며, "김 후보는 그래서 (공천에서) 배제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천 심사는 잘 됐고, 김 후보는 절대 복당이 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김 후보는 "(새누리 공천에서) 유승민, 이재오 등 상당한 숫자가 경선도 거치지 않고 이유를 모른 채 탈락했다"며, "그래서 (나는) 이런 문제를 고치기 위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고 항변했다. 그러고는 "(내가) 당선이 되면,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역설했다.

염 후보는 또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자신을 향한 흑색선전이 지나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내가 20년 동안 선거를 네 번 치르면서 이번 선거가 어떻게 이렇게 혼탁해졌을까 생각할 정도로 흑색선전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예 흑색선전을 정리한 문서까지 들고 나왔다.

그는 "김 후보 쪽에서 팟캐스트, 김 전 보좌관, SNS를 통해서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부동산 문제, 학위 문제, 또 김 전 보좌관 문제 등 수 만 건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특히 SNS를 통해서 (흑색선전을) 집단적으로 살포한 것이 드러난다"며, "그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김 전 보좌관이 월급을 상납했다고 폭로한 것에는 "왜곡, 조작, 음모 배후설이 있는 이런 걸 통해서 흑색선전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그만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보좌관 건은 선관위에 고발해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다른 건 차치하고라도 가족의 문제만은 (흑색선전을) 제발 중지해 달라"고 부탁했다.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주로 자신에게 집중되다 보니, 염 후보는 주로 방어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염 후보 역시 상대를 공격하는 일을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그는 "김 후보 측은 향응 제공, 그리고 3월 14일 탈당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 이것은 경중에 따라서 잘못하면 당락이 좌우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김진선 "의혹에 상당히 정확한 근거를 제시"

무소속 김진선 후보.
 무소속 김진선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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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자유 토론 시간에는 공방이 모두 '염 후보 전 보조관 월급 상납 의혹' 건에 집중됐다. 이때 한진만 교수는 토론에 앞서 "본인의 얘기보다는 상호 토론을 통해, 상대의 얘기를 듣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들 역시 '마이동풍'에 불과했다.

먼저 발언을 시작한 장승호 후보는 "지금 우리 지역구는 전국에서도 주목하는 선거구가 됐다"며,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역구가 되어 버렸다"고 한탄했다. 그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라는 속담을 인용하며, "참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의 보좌관 월급 상납 의혹 건을 문제 삼았다.

장 후보는 "600만 원 상당의 월급을 염 후보의 처조카의 월급으로 상납했다는 전 보좌관의 주장과 그냥 개인 간의 사적인 채무 관계였다는 염 후보의 주장, 그것으로 지금 쌍방에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상황"이라며, "내가 (염 후보 같은) 공직자라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염 후보가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고, 핵심이라는 것이 본질"이라며, "본질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쌍방이 고소 고발한 국회의원 갑질 논란에 대해 법의 판단이 사실이라면, 염 후보는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염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염 후보는 "그것은 김 전 보좌관과 처조카 사이에 있었던 개인적인 문제"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김 전 보좌관 말은 근본적으로 왜곡, 조작, 음모"임을 강조했다. 그는 "4.13총선이 임박하니까, 이것을 가지고 유권자들을 호도해서 뭔가 바꿔 보겠다는 생각 같은데 이건 정말 의혹이 짙다"며, 그 배후에 김 후보 측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염 후보의 이 같은 주장에 김 후보는 "이 문제를 내가 사주하고 공작했다고 덮어씌우고 또 물 타기를 하고 이러는데 같이 한 번 따져보자"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김 전 보좌관이 제시한 증거들을 봤는데, 내가 보기엔 보통 사람들도 금방 느낄 수 있을 만큼 아주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김 후보는 "그런데도 염 후보는 구체적인 사실과 반론을 정확히 제시하지 않고, 김 전보좌관을 파렴치한 범죄인으로 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염 후보는 김 후보가 말하는 '정확한 근거'가 무엇인지 밝힐 것을 요구했다. 염동열 의원 전 보좌관의 월급 상납 문제는 치열한 공방에도 좀처럼 의혹이 풀리지 않았다.

장승호 "갑질하지 않는 국회의원이 되겠다"

더불어민주당 장승호 후보.
 더불어민주당 장승호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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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를 마칠 무렵, 염동열 후보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번 선택은 명확히 기준이 정해졌다"고 말하고 나서, "(이번 선거는) 오랫동안 일터를 가꾼 사람과 일터를 빼앗아가는 사람의 선거, 신형 엔진과 구형 엔진의 대결"이라며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구형 엔진'에 해당하는 김진선 후보는 "현역 의원은 지난 4년을 평가해서 아니다 싶으면, 새로운 사람을 선택하면 된다"며, "동계올림픽에 15년이나 매달"리는 등 한 번 일을 시작하면, 끈기를 가지고 일을 밀어붙이는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장승호 후보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번 게임은 진실게임"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현명한 유권자들을 잘 파악했으리라 생각한다"며, "(자신은) 갑질 하지 않는 국회의원, 약속을 잘 지키는 일꾼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염동열 후보는 공약으로 ▲ 올림픽 배후도시 활성화 추진 ▲ 폐광기금 지역 배분 기준 재정비 ▲ 제천~삼척 간 동서고속도로 조기 착공 추진 ▲ 여주~원주 수도권 전철 횡성까지 연장 추진 ▲ 웰니스클리닉(항노화) 사업 지원 및 육성 추진 등을 제시했다.

김진선 후보는 공약으로 ▲ 폐광 지역 개발 사업의 질적 완성도 제고 ▲ 올림픽 특구사업의 발전적 개선 추진 ▲ 횡성~평창 축 기업·관광 휴양 벨트화 ▲ 국민의 강, 동강·서강 프로젝트 추진 ▲ 지역권 내·외 거미줄교통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장승호 후보는 공약으로 ▲ 폐광지역 재생 펀드 조성 ▲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 추진 ▲ 동계스포츠 종목 대한선수촌 평창 유치 ▲ 기초연금 30만 원 인상 ▲ 강원랜드 하이원 학사 건립 등을 제시했다.


태그:#염동열, #김진선, #장승호,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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