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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은 삼성이 반올림과의 사회적 대화를 중단한 채 일방적인 보상위원회를 꾸린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해 10월 7일부터 삼성본관이 위치한 강남역 8번 출구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숙농성 6개월이 넘었지만 삼성은 '제멋대로 보상'과 '내용 없는 사과'로 삼성직업병 문제가 다 해결된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삼성 반도체와 LCD에서 일하다가 각종 암과 희귀난치성 질환에 걸렸다고 반올림에 제보된 수는 223명이며, 그 중 76명이 안타깝게 사망했습니다.

반올림은 매일 저녁 6시, 강남역 8번 출구 반올림 농성장에서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전문가, 활동가, 시민들이 함께하는 '이어말하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4월 6일에는 총선을 앞두고 인권단체들이 만든 <4.13총선 인권올리고 가이드>를 소개하기 위해 천주교인권위원회 은정님이 오셔서 이어말하기를 해주셨습니다. 사회는 권영은 반올림 활동가가 했습니다. - 기자 말
"인권 올리고, 차별 내리고" 4.13 총선 인권 올리고 가이드를 소개했다.
▲ 천주교인권위원회 은정 활동가가 반올림 농성장을 찾았다. "인권 올리고, 차별 내리고" 4.13 총선 인권 올리고 가이드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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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날 이 곳을 방문하시고 오늘이 두 번째 오신거죠? 저희 농성장 어떤가요?
"봄이 온 것 같군요.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봤는데 추모의 솟대와 꽃이 인상적이네요."

- 오늘 오신 이유가 있지요?
"오늘 저희는 '4.13총선 인권올리고 가이드'를 만들었는데, 어떤 고민을 하고 이 가이드를 만들었는지를 같이 나눠보기 위해 몇 권 가지고 왔고, 이야기를 같이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월 총선에는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었어요. 이번엔 선거 문제를 다루어보자고 의견을 모은 거죠. 선거 때는 다른 인권이슈들이 모두 묻히고 찬밥취급을 당하기도 쉬운데요. 그런 것도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 인권단체들이 모여 만든 인권올리고 가이드 "월 총선에는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었어요. 이번엔 선거 문제를 다루어보자고 의견을 모은 거죠. 선거 때는 다른 인권이슈들이 모두 묻히고 찬밥취급을 당하기도 쉬운데요. 그런 것도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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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가 '인권 올리고 차별은 내리고'네요. 상당히 호감이 갑니다.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총선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는데요. 그에 앞서 인권운동장이란 모임을 하면서 올해는 어떤 이슈가 있을지, 무엇을 가지고 알리고 싸울지 고민하다가 4월 총선에는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었어요. 이번엔 선거 문제를 다루어보자고 의견을 모은 거죠. 선거 때는 다른 인권이슈들이 모두 묻히고 찬밥 취급을 당하기도 쉬운데요. 그런 것도 나눠 보고 싶었습니다. 인권의 정치를 해보자는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 반올림도 노동자의 건강권, 생존권에 대해서 이 곳에서 계속 이야기했었는데, 같이 못해서 아쉽네요. 인권가이드북에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나요?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할 때 어떤 사람들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누군가 만들어 놓은 링밖으로 떨어지는가 하는 고민이 있었고, 이번 총선에는 정당 투표 하나, 지역구 투표 하나 이렇게 두 표를 가지는데요. 이걸 참정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투표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가이드북에는 먼저 청소년 이야기가 나옵니다. 만18세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청소년은 특정 정당 지지 발언만 하더라도 선거법 위반의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청소년운동쪽에서는 불복종 운동을 준비 중입니다. 그렇게 하나하나의 문제들이 가이드북에 실려 있습니다.

택배 노동자, 공장 노동자들도 투표하는 날 일을 하기 때문에 투표를 못 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투표 행위 자체를 하지 못하는 불평등도 있고요. 장애인의 경우 투표 장소가 너무 언덕이 있거나 하면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투표 장소에 갈 수 있습니다.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의 경우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계속 증명해야하는 불편함 때문에 투표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렇게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가이드북 초반에 나와 있습니다."

- 참정권을 박탈 당한 청소년, 장애인, 아르바이트 노동자 등 투표장에 가고 싶어도 못 가보는 경우는 생각을 못해본 거 같은데 이번 기회에 알려지고 개선되었으면 좋겠네요. 또  소개하고 싶은 내용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흔히 '정치하고 싶은 건가'라는 말에 부정적인 의미가 있잖아요. 너무 오염됐다는 뜻인데, 정치라는 말을 원래 뜻으로 바로 잡고 싶었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와서 악수하고 명함 나눠주고, 선거가 끝나면 어디서 뭐하는지 우리를 위한 정치를 하는지 알 수 없죠. 그들이 제대로 정치를 하는지 끝까지 지켜보고 하는 것도 중요한 정치이니, 투표 한 번으로 끝내지 말고 계속 감시하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이게 시민들에게도 배포가 되는 건가요?
"온라인으로 무료 배포하고 있고요. 인쇄물들은 배포에 한계가 있어서 각 단체들에게 배포하고 있습니다. 각 단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고, 구글 드라이브만 가지고 다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 그러면 하나만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2부에서 인권에 투표하세요 라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한 부분만 소개해주세요.
"23p. '잘 살게 해준다는 말 잔치 내리고, 사람답게 살자는 기본 올리고!', '재벌과 대기업의 권력 내리고, 노동자의 기본권리 올리고!'."

- 그럼 인권가이드 함께 읽어볼까요?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올리고!
▲ 재벌과 대기업의 권력 내리고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올리고!
ⓒ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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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기자회견을 통해서 발표하고 나서 가이드북에 다 싣지 못한 내용들은 <프레시안>에 연속 기고하고 있어요. 또 세월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인양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막말을 했음에도 공천을 받았어요.  어떤 유권자가 되어야하는지 고민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반올림에서는 이 문구를 눈여겨봐야할 것 같은데요.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도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서 애쓰는 후보나 정당에 투표합시다." 이런 후보가 꼭 뽑혔다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만 소개를 해 주신다면요?
"2부 첫번째에서 다룬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이것도 내리고 올리고를 같이 해볼까요."

"차별과 폭력 낳는 혐오 내리고, 모두가 평등한 인권 올리고!"

"서울대 음대 사건도 있고, 한국 사회에서 혐오라는 감정이 주는, 그 감정이 정치로 이어지고 실제 사람들 사이에 경계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가장 공격 당하는 사람이 성소수자인 것 같습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회 행사에서 차별금지법 반대 발언을 하고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했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그런 혐오 발언이 수많은 사람들을 같이 뭉칠 수 없게 만드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노인에 대한 혐오 발언도 있는데 '내가 버는 것 저 노인들에게 다 쏟아붓네, 안 그래도 힘든데 내가 낸 세금을 저 사람들까지 먹여 살려야 돼' 이런 식의 것들을 기존 세력들이 또 활용하고...

노인들이 잘 살지 못하는 세상에서는 어린이들이 잘 살 수 없을 거고 노동자들도 잘 살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거든요. 그럴 때 이 소수자 혐오 현상을 어떻게 바꿔낼까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혐오 세력으로 낙인 찍는 경우가 이런 농성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노동자들이 될 수 도 있고 그런데요. 차별과 혐오 문제를 우리가 다같이 고민하면서 대항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선거 이후에도 그런 이야기를 할 자리를 마련하려 합니다."

- 혐오가 나에게도 돌아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 것 같습니다. 인권가이드는 두고두고 읽으면 좋을 거 같아요. 꼭 총선만이 아니라요. 정치가 꼭 총선 때만 있는게 아니잖아요. 이 가이드를 누가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나요 ?
"저는 이 가이드북을 제 대학 동창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장 가까이 있는데 어떻게 말을 건네야할지 어려웠던 가까운 이들에게 권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노란리본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도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 저희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마무리로 못다하거나 꼭 하고 싶은 이야기는요?
"제가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인권활동가인 제가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최근에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한광호 열사 투쟁을 하고 있는데 그때 가서 발언을 하는 것 조차 주춤거리게 되는 것이, '인권침해예요'라는 말을 하기가 참... 그깟 인권이란 것이 참 힘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권이 이렇게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권이란 것이 참 힘이 없다는 것이 답답한데요. 그래서 그 구체적인 말들을 만들어내고 싶고, 뭉뚱그려 표현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표현해내는 말들이 제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인권활동가들이 힘을 합쳐 반올림 농성장 앞에 현수막 달아주신 것 너무 예쁩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반올림 농성장 맞은 편에 인권단체에서 보낸 현수막이 걸려있다.
▲ 인권단체에서 보낸 현수막 반올림 농성장 맞은 편에 인권단체에서 보낸 현수막이 걸려있다.
ⓒ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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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삼성직업병, #반올림 농성장, #인권올리고, #4.13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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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황상기 씨의 제보로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전자산업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시민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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