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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수) 당일치기로 친구인 성수, 춘수와 함께 잠시 충북 괴산군에 다녀왔다. 가끔 등산하면서 조령산이나 박달산, 화양동구곡 등을 다녀온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시내 구경과 2015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산막이 옛길'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다.

표지석
▲ 산막이 옛길 표지석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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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인 606년(진평왕 28)신라 장군 찬덕(讚德)이 가잠성을 지키고 있었는데, 백제의 대군이 침입하여 100여 일을 포위, 공격하였으나 끝내 항복하지 아니하고 큰 느티나무에 머리를 받아 자결하였다.

산막이 옛길
▲ 가족이나 연인이 오면 좋다 산막이 옛길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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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태종무열왕은 이 소문을 듣고 찬덕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하여 이곳을 '괴산(느티나무산,槐山)'으로 부르게 하였다고 전한다. 괴산은 나에게 산과 계곡이 좋은 고장, 북의 내각부총리를 지냈고 소설 <임꺽정>의 저자인 벽초 홍명희 선생과 이기붕 부통령의 고향, 인삼, 사과, 고추, 옥수수, 복숭아가 특산품이라는 지식이 전부인 곳이다.

산막이 옛길
▲ 괴산의 명품길 산막이 옛길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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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차로 천천히 출발을 하여 괴산군에 도착을 하여, 잠시 시내를 둘러 본 다음 점심을 했다. 간단한 식사와 바비큐가 가능한 식당에서 고기와 과일, 소시지를 구워서 먹고 된장찌개와 막걸리로 한 끼를 해결했다.

괴산군에서
▲ 바비큐를 먹다 괴산군에서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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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 유명하다는 산막이 옛길로 갔다. 옛길은 지난 2008년에 조선후기부터 연하구곡(煙霞九曲)으로 불리며 명승지로 이름 높았던 계곡을 따라 있던 오솔길을 새롭게 단장하여 걷기 좋은 길로 개방하고 있는 총연장 5KM정도의 짧은 길이다.

괴산군
▲ 산막이옛길 괴산군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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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뒤편의 '충청도 양반길'과 연결한다고 하니, 총연장으로 보면 90KM가 넘는 긴 길이 만들어질 것 같다. 옛길은 1957년에 순수한 국내기술진에 의하여 조사, 계획되고 설계, 시공된 최초의 발전전용 괴산댐이 완공되면서 50년 넘게 잊혀졌던 길을 다시 현대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며 복원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옛길의 입구를 지나면 바로 나오는 곳이 차돌바위 선착장이다. 이어 바로 보이는 것이 작은 묘지 앞에 있는 참나무 연리지다. 두 그루의 참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데 몸통의 일부가 하나가 되어 있었다. 연리지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른 이종의 나무가 하나로 합쳐지는 경우가 제일 장관이다.

산막이옛길
▲ 연리지나무 산막이옛길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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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처럼 동종의 나무라고 할지라도 가까운 곳에 자라는 두 나무가 맞닿은 상태로 오랜 세월을 두고 하나로 합쳐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몸통이 하나가 되는 것보다는 가지가 하나가 되는 경우 참 아름답다. 사람으로 보자면 서로가 포옹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멋지다.

보통 연리지는 나무의 줄기나 가지 혹은 뿌리가 하나가 된다고 하여 인륜으로 맺어진 부부의 완벽한 사랑이나 천륜에 따른 자녀의 효성, 인연이 파생하는 행복과 나눔 혹은 배려 등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는 나무이다.

신나는 곳이다
▲ 소나무 출렁다리 신나는 곳이다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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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귀하고 상서로움의 상징으로 통한다. 따라서 이런 나무는 부부나 연인이 함께 와서 보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소나무 출렁다리이다. 울렁증이 심한 나는 나무에 오르지도 않았지만, 같이 갔던 성수와 춘수는 발판을 흔들어가면서 걸었다.

괴산호수
▲ 소나무 괴산호수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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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경을 하는 것으로 만족을 했지만, 생각보다는 재미있어 보였다. 아이들이나 청소년들과 함께 오면 좋을 것 같아 보인다. 이어 두 개의 소나무가 남녀의 모습으로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에 취한 자세의 정사목이다.

조금 야한 나무다
▲ 정사목 조금 야한 나무다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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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같이 보기에는 좋아도 아이들이나 여성들과 같이 보기에는 조금은 야한 것 같아 웃음이 나오기도 했지만, 재미는 있어 보였다. 정말 곳곳에 이야기가 많은 게 좋다. 이어서 호랑이굴이다. 지난 1968년까지 이곳에 호랑이가 있었다고 전한다.

1968년까지 호랑이가 있었다고 한다
▲ 호랑이동굴 1968년까지 호랑이가 있었다고 한다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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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호랑이나 늑대가 사라진 것이 1960년대라고 하니 이곳도 거의 마지막까지 산짐승들이 많았던 시골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아마 괴산댐이 생기면서 생태계도 변하고, 사람도 늘어나면서 호랑이가 사라진 듯 보인다.

이어 매 바위다. 마치 살아있는 매의 모습으로 자리를 하고 있다. 이곳에 과거에 매도 왕창 살았을 것 같은 모습이다. 괴산이 그만큼 산도 깊고, 짐승들도 많았다는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더 가면 여우비 바위굴이다.

이곳에는 예전에 여우가 지나다닌 듯한 작은 동굴과 골짜기로 이어지는 계곡이 멋진 곳이다. 나는 총을 들고 여우사냥을 나가는 사냥꾼이 되어 본다. 눈을 감으면 먼 옛날 이곳을 지나다니던 여우의 울음이 들려오는 것 같다.
어른들이 다 웃는다
▲ 야한 소나무 어른들이 다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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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조금 더 가니 미녀엉덩이참나무가 있다. 젊은 처녀가 엉덩이를 보이고 있는 모습처럼 요염하기도 하지만, 나무가 삐죽하니 몸을 꼬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온갖 야한 이름의 장소와 상징물들이 많다. 

다음은 남녀가 오줌을 누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기도 하고, 이 물을 마시고 나면 앉은뱅이도 벌떡 일어서서 걸어갈 수 있다고 하여 명성이 자자한 앉은뱅이 약수터이다. 나무 몸통 속에 구멍을 뚫어 강하게 물을 분출하고 있어 누군지 모르지만 정성과 노력으로 만든 작품인 듯 보인다.

물이 좋구나
▲ 약수 물이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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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밀양의 얼음골 같은 분위기가 나는 곳으로 계곡에서 시원한 찬바람이 불어오는 얼음바람 골이다. 한여름에 왔다면 수십 명은 이곳에서 자리를 깔고는 앉아있을 것 같은 장소이다. 오월에 음지를 걸어왔는데도 이렇게 시원한 바람이 좋은데, 무더위에는 최고의 피서지가 될 것 같다.

그리고 호수전망대이다. 넓은 공간에 의자 등을 마련하여 잠시 쉬면서 괴산호를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은 숲속에 넓은 쉼터를 마련한 것처럼 편안하게 호수를 바라볼 수 있어 좋은 곳이다. 특히 앞쪽의 과수원과 산이 좋다.

큰 바위에 소원을 빌다
▲ 괴산바위 큰 바위에 소원을 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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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괴산바위다. 큰 바위가 중간에 입을 벌리고 있는 것처럼도 보이고, 그냥 너무 커서 느티나무처럼도 보인다. 바위처럼 이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이 바위도 나에게 인생의 길과 방향을 제시하는 듯 묵묵히 서 있다. 나는 잠시 바위를 만져보고는 기도를 한다.

'당신처럼만 살게 하소서' 튼튼함이 좋은 바위다. 그리고 느티나무 위에 전망대 혹은 정자를 올려 둔 것 같은 모양의 괴음정이다. 아이들의 동화에 나오는 나무 위의 집을 연상하게 한다. 이런 곳에 천막을 치고 하룻밤 잠을 자고 왔으면 좋겠다. 언제 야간에 몰래 한번 오고 싶어지는 곳이다.

이어 고공전망대이다. 호수에서부터 40M높이에 투명한 유리바닥이라 여기에 서니, 아래가 아슬아슬하게 보인다. 아래의 물고기가 나를 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물고기를 보고 있는 것인지 몰라도 서로가 서로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나무 계단 42가 있는 마흔 고개이다. 이곳을 걸어올라 크게 숨을 쉬면 젊은이고, 헐떡이고 있으면 어르신이라고 한다. 나는 나이 표시를 내고 싶지 않아서 그냥 천천히 올랐다. 웃으면서 천천히 오르고 나니 사십 두개의 계단을 올라도 힘들지 않다. 푸하하! 나는 젊은이다.

이어 이제 열매가 맺히기 시작하는 다래 숲 동굴이라는 이름을 가진 터널이다. 조만간 여름이 오면 이곳에 다래가 주렁주렁 달려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함박웃음과 함께 살짝 한 송이를 내어주는 기쁨도 줄 것 같다. 시골 우리 집 마당에도 이런 다래 숲 동굴을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제는 전부 땅 위에 꽃을 떨꾼 진달래동산이다. 조금 일찍 왔으면 진달래가 만발한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내년 봄에 한 번 더 오면 좋을 것 같은 곳이다. 진달래 화전에 막걸리도 생각나는 그런 곳이다. 이제 봄은 다 갔구나!

음료수를 판다
▲ 물레방앗간 음료수를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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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은 물래 방아와 주막이 있는 곳이다. 오늘은 장사를 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무슨 일이 있는지? 평소에는 연간 140~150만 명이 내방하는 곳이라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다음에 오면 간단하게 식혜나 막걸리 한잔을 하고 싶은 곳이다. 전망도 좋다.

이제는 산딸기길이다. 이제 조금씩 산딸기가 열매를 준비하고 있는 시기인 것 같다. 6~7월이 되면 곳곳에 산딸기가 지나가는 길손들의 눈과 손, 코를 자극할 것이며, 목석같은 사람에게도 유혹의 손길을 내밀 것 같은 곳이다.

소원을 빌다
▲ 느티나무 서낭당 소원을 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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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바로 산막이선착장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앞쪽의 느티나무 서낭당에서 잠시 기도를 한 다음, 길을 더 갔다. 조금 더 가면 충청도 양반길과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서  조선 후기 노성도가 지은 수월정(水月亭)이라는 정자를 둘러보았다.

괴산군
▲ 수월정 괴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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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길을 조금 더 가면 삼선바위가 나온다. 3명의 신선을 연상하게 하는 곳으로 이곳 괴산호수를 지키는 호수의 신 같기도 하고, 괴산을 지키는 산신 같기도 하다. 이곳에 앉아서 쉬면서 호수를 바라보니 풍광이 너무 아름답다.

신이 3명 계시다
▲ 삼신석 신이 3명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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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이곳에 건너편을 잇는 구름다리가 개통이 되면 호수 건너의 충청도 양반길 85KM와 이곳 옛길이 연결이 된다고 한다. 우리는 돌아 나오는 길에 나룻터 인근에 있는 주막에 들러 지역의 특산품인 대학찰옥수수와 옥수수막걸리와 파전으로 요기를 한 다음 배를 탔다. 

옥수수가 유명한 괴산
▲ 유명한 옥수수막걸리 한잔 옥수수가 유명한 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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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나오는 기분은 남다르다. 육지에서 배를 타는 기분은 우선 안전하다는 느낌과 멀지 않다는 장점이 최고인 듯하다. 호수 건너편의 과수원이 가슴 속으로 확 들어오는 것 같아 더 좋다.

괴산군에서는 현재의 산막이 옛길을 꾸준히 확충보강하면서 조만간 '산막이 나룻 길'과 '수상관광 센터'를 조성한다고 한다.

괴산호의 유람선
▲ 배를 타다 괴산호의 유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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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이 나룻 길은 나루터와 수상관광 센터, 119수난 구조대 수난 구조정, 유람선 선착장 등으로 사용하고, 수상관광 센터는 각종 문화예술 행사, 음악회, 야간행사 등을 개최해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라고 한다.

괴산홍삼즙을 사다
▲ 괴산인삼 괴산홍삼즙을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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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주마간산으로 옛길을 둘러 본 우리들은 돌아서 나오는 길에 괴산인삼을 가공하여 만든 홍삼즙을 조금 구매하고는 서울로 돌아왔다. 행복한 괴산여행이었다.


태그:#괴산군, #산막이 옛길 , #괴산 홍삼, #괴산 옥수수, #충청도 양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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