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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즉각 중지·폐기'하라는 유지를 남기고 소신공양(분신)하신 문수스님의 6주기 추모제가 31일 오늘 경북 군위군 위천 못골 잠수교 부근 둑방에서 열렸습니다. 6년 전 문수스님이 소신공양하신 장소로, 이곳에서 추모제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불교환경연대와 지보사의 주관으로 열린 추모제는 개회, 삼귀의, 방야심경, 헌향, 행장소개, 인사말, 추도사, 추도시, 종사영반, 입정,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낙동강의 지천인 위천 둑방에서 문수스님 6주기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낙동강의 지천인 위천 둑방에서 문수스님 6주기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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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의 지천인 위천 둑방에서 문수스님 6주기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낙동강의 지천인 위천 둑방에서 문수스님 6주기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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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단'의 부단장인 중현 스님은 행장 소개에서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습니다.

"2010년 5월 31일 오후 3시경 군위군 사직리 위천 제방에서 '이명박 정권은 4대강 공사를 즉각 중지·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소신공양(분신)을 결행하셨고, 곧바로 입적하셨습니다. 

문수스님은 손을 부처님 모습처럼 올리고 자세를 가지런하게 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고 전해져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수행자로서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용맹정진 후 우리 역사상 최초의 등신불이 되신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은 죽어가는 강과 강에 깃든 생명을 살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염원을 모아 부처님 전에 바친 것입니다."

추모제 참여자들이 추모제에서 문수스님을 향해 삼배를 올리고 있다.
 추모제 참여자들이 추모제에서 문수스님을 향해 삼배를 올리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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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 스님은 특히 강과 강에 깃든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고통받으며 죽어갈 무수한 생명들의 아우성에 고통스러워 했던 것입니다.

4대강은 지금 죽어가고 있다

문수 스님이 고통스러워했던 그 죽음의 아우성은 지금 4대강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극심한 녹조 현상에서부터 물고기 떼죽음, 큰빗이끼벌레에 기생충의 창궐까지, 지금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에서는 죽음의 소리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미리 예견하고 6년 전 스님은 온몸을 불살라 죽임의 4대강 삽질을 멈출 것을 경고했던 것입니다.

추모제를 마치고 스님의 신위를 불살르고 있다
 추모제를 마치고 스님의 신위를 불살르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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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인 법만 스님은 추도사에서 이를 증언했습니다.

"4월 3일부터 시작된 저희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단이 50여 일 돌아본 4대강은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예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강물이 흐르지 않아 썩어서 냄새가 날 줄 몰랐습니다. 이렇게 녹조가 번성하고 태형벌레라는 기상천외한 생물이 창궐할 줄 몰랐습니다. 이렇게 모래가 사라지고 보와 바닥이 패이고, 위태로운 날림공사를 했을 줄 몰랐습니다. 

이렇게 많은 농민들을 쫓아내고 둔치에 아무도 오지 않는 엄청난 공원이 될 줄 몰랐습니다. 이렇게 60여만 마리의 물고기들이 폐사하고 토종물고기가 씨가 마를 줄 몰랐습니다. 실제로 물고기가 사라지고 풀벌레가 사라지고 새들이 울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수 스님은 4대강 사업을 중지하라고 절규하셨습니다."

문수스님이 소신공양하신 바로 그 자리에서 스님의 넋을 기리고 있다. 4대강이 다시 흘러 모든 생명들이 다시 공생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문수스님이 소신공양하신 바로 그 자리에서 스님의 넋을 기리고 있다. 4대강이 다시 흘러 모든 생명들이 다시 공생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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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을 다시 흐르게 해야 한다 

문수 스님이 입적하신 지 6년, 4대강 사업이 준공된 지 5년 지금의 4대강은 문수 스님이 예견한 대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이제는 이 죽음의 행렬을 끝내야 합니다.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단이 4대강 수행을 하고 있는 이유이고, 문수 스님 6주기를 추모하는 이유입니다.

추모제 참석한 이들이 군위 지보사 앞 문수스님의 사리함 앞에서 삼배를 올리고 있다.
 추모제 참석한 이들이 군위 지보사 앞 문수스님의 사리함 앞에서 삼배를 올리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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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단의 부단장인 중현 스님이 말합니다.

"이제는 이 죽임의 행렬을 끝내고 4대강을 다시 흐르게 해 뭇 생명이 다시 되살아나게 해야 합니다. 우리가 수행을 계속해나가는 이유입니다."

문수 스님의 유언처럼, 수행단의 바람처럼 4대강이 다시 흘러서 4대강이 다시 되살아날 것을 희망해봅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4대강사업이 시작된 지난 7년전부터 낙동강을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평화뉴스.>에도 함께 게재할 예정입니다.



태그:#4대강사업, #문수스님 , #소신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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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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