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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래는 23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함께 한 인터뷰 내용이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월 25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대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하던 당시 모습.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월 25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대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하던 당시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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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 후에는 문자, 전화 그리고 SNS로 업무를 지시할 수 없다'. 디지털 시대에 만연한 퇴근 후 업무 지시로 직장인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이대로 안 된다'고 해서 법안이 나왔습니다. 이른바 '퇴근 후 카톡 금지' 법안인데요. 오늘은 이 법안을 발의한 신경민 의원을 모셔서 자세한 말씀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회관까지 나왔어요. 의원님 방에 서류가... 다 검토해야 할 서류인가요?
"이미 검토가 끝난 것을 잊어버릴까 봐 놔뒀습니다. 이게 당장에 있는 현안들이거든요."

- 사진을 찍어서 보여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정말 그림이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제, 오늘 언론 지면에 나온 것이 상당히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퇴근 후 카톡을 금지할 것이냐', '말 것이냐' 쟁점이 형성되고 있는데요.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셨어요. 어떤 취지에서 이 법을 내신 건가요?
"지금 우리가 인터넷 시대와 스마트 시대가 결합하면서 직장의 개념, 업무의 개념이 아주 모호해져서요. 온라인이 되면서 온워크(온라인 업무), 시공간을 초월해서 어디에 있거나, 언제나 직장하고 연계돼서 업무의 시작과 끝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 됐어요. 모든 근로자가 비상 상태로 대기하는 거거든요. 온라인이 완전히 직장인에게 '개목걸이' 비슷하게 돼 있습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더군다나 노예화가 심하거든요. '너 없어도 된다'. 직장의 숫자가 (노동의) 질을 나쁘게 하는... 국민 스트레스가 심각합니다. 24시간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상황이 돼서요. 사실 저도 실효성 지적이 있는데도, 고육지책으로 이 법을 냈습니다."

"독일은 노동의 질을 법에 규정, 주목할 필요 있다"

-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20세~60세 노동자 2402명에게 물었더니 '업무 시간 외에 스마트 기기를 통해 업무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가 응답자 70%더라고요. 10명 중 7명은 업무 시간 외에도 지시받는 건데요. (업무 시간과 업무 외 지시 받는 시간을 합치면) 주당 11시간이 넘는... 677분 차지했더라고요. (이 법안이) 필요하긴 한데, 실효성 문제를 따져볼게요.
"이게 전 세계적 상황이어서 이미 논의를 시작한 나라가 유럽에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저희와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서 아직 통과되진 않았고요. 프랑스 경우 법으로는 돼 있지 않지만, 노사 협의에 '업무 외 시간 카톡 제한을 논의하라'는 컨벤션 정도만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이게 우리나라만 이런 건 아니고요. 온라인 때문에 (노동자에게) '개목걸이' 비슷하게 돼 있는 상황은 세계적인 현상이고. 실효성 지적을 받습니다만, 모든 법이 실효성이 있는 건 아니고요. 특히, 헌법은 지향하는 목표라는 점에서 실효성과 상관없는 거고요. 그 하위 법률도 마찬가지고요.

만약에 이게 법률 수준이 아닌 아래 수준에서 할 수 있다면 환영입니다. 만약에 이 법이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된다면 저는 이 법안을 발의한 것만으로도 목적의 상당 부분을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실효성 문제 때문에 이 법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거나 비난한다면 '모든 법이 실효성을 가져야 하느냐'고 되묻고 싶고요. 이 법은 그런 점에서 현재 직장인들이 느끼는 고통을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 법이 통과되든, 되지 않든 이 법을 시작으로 해서 노사 협의에서 활발한 논의를 해주길 바라고요. '일자리 양도 중요하지만, 노동의 질이 중요하다'는 한 축을 이뤄주는 것이 소망입니다."

- (법안을) 환영할 사람도 많지만, 예외인 곳이 있어요. 국회나 언론, 경찰·군...
"소방 공무원들도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고요."

- 이 법이 만약에 통과가 된다면 실질적으로 아예 그 시간에는 (업무를) 못하게 막는 건지, 아니면 때에 따라서 그 시간에 일하면 수당을 받는 개념이 되는 건가요?
"(업무를) 안 했으면 좋겠지만, '업무 성격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겼다'면 보상을 해줘야겠죠. 보상은 법으로 규율할 대목을 아닐 거고, 이 법을 근거로 해서 노사 협의를 통해 할 수 있는 거고요. 노조가 없다고 하더라도 업무의 질을 고려하는 쪽에서 수당을 제공할 수도 있고요. '기업의 비용, 물가로 연동되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을 수 있지만요. 생산성을 생각해보면 그 정도 비용은 지급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 독일이나 프랑스... 독일은 통과 전이긴 하지만 '입법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까요?
"독일은 저희와 조금 다른 게 노동의 질을 법에 규정했더라고요. 대기 상태도 여러 단계로 나눠 놓고 있고요. 그래서 완전 근무 상태부터 대기 상태까지를 여러 개로 나눠 놔서 이거에 따라서 독일의 입법 방향은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는 관념이 있고요. 대기 상태로 보는 거예요. 그러니까 '분명히 기업이 구성원들에게, 근로자들에게 무언가 보상을 해야 한다'는 정신에 따라가기 때문에 우리와는 조금 차원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노동의 질을 단계 별로 나누지 않기 때문이에요. 독일 내용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퇴근 후 카톡금지' 법안, 발의·논의 자체로 억제 효과"

- 지금 같은 당 안에서도 '현실 가능성'을 두고 비판이 나오는데요.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업종, 직종에 따라 편차가 큰데 법률안이 통과되더라도 일률 적용이 가능하겠느냐'고 해요. '오히려 불법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비판도 나온 거거든요.
"현재 우리 법이 어떤 것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어떤 건 지향점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불법이다'라고 일률적으로 할 수는 없을 거고요. 이 법을 근거로 해서 노사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면 거기서 꼭 '불법이다',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건 맞지 않는 거고요. 모든 법이 실효성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지향점을 법에 담아서 구체적으로 개별 노사 협의를 통해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 법을 발의하는 과정에서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들어요. 발의에 나선 의원님들 수가 적더라고요. 12명...
"호응이 없더라고요. 이 법이 발의되고, 논의되고, 입법된다면 우리 사무실이 '불법 천지가 되는 것 아니겠냐'. (그 법안을 발의한) 의원 자신이 카톡을 통해서 근무 시간 이외에, 휴일에 (근무 지시를) 하는 거죠. 그렇게 될 수도 있는데 이 법을 발의하고 논의하는 것 자체로 억제 효과가 있더라고요."

- 어떤 억제 효과가 있습니까?
"일단 보도가 나가니까 저한테 '너희 사무실은 어떤데?'라고 묻는 사람도 있고요. '우리 사무실은 불법 천지가 되겠네'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어서 기관장 내지는 업무에 책임지는 분들이 스스로 자제하는 효과가 이미 발의 단계에서부터, (법안 내용이) 보도가 되면서 나타났습니다. 법안 발의 자체가 우리 근로자들의 업무 질을 향상하는데 이미 도움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 의원실에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법이 과연 옳으냐', '그르냐'. 보좌진들 사이에서도 토론을 많이 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지금 우리가 이야기했던 내용이 다 논의된 거죠. '실효성이 있느냐', '10명이 하는데 발의조차 할 수 있겠느냐' 걱정도 많이 했는데 그 법과 관련해 우리 안에서도 찬반이 있었고요. 제가 이번 20대 국회에서 지향하고 싶은 것은 청년들. 저도 직장 생활을 오래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의 양도 중요하지만요. 직업을 가졌을 때 질도 대단히 중요하거든요. '(노동의) 질 (개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으로 입법 활동을 해보자'.

그 전에 직업의 숫자를 늘리는 것도 관심사고요. 경제 민주화라는 당론하고도 관련이 있고요. 취직하고 나면 업무의 스트레스, '잘릴까'에 대한 두려움, 이상한 상관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거든요. 입법을 통해 조금이나마 줄이는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나온 방안이에요. 특히, 젊은 근로자가 가장 고통을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사실은 이거입니다. 온라인이 온워크(온라인 업무)로 돼 있어서 젊은 사람들이 여가 활동 중에도 카톡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굉장하다고 그래요."

- 상사가 '개념 없이' 일요일 낮에...
"특히, '개념 없는' 상사를 만났을 때는 완전히 (카톡이) '개목걸이'라는 거죠.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새로운 현상 중 하나라고 생각되고요. 젊은이들의 호응이 많은 이유가 그래서 그럴 겁니다."

- 혹시 이번 법안 발의 이후에 SNS나 아니면 사무실로 '잘하셨다'는 응원 메시지가 폭주하고 있나요?
"'잘했다'는 반응이 많고요. 조금 나이 드신 분들은 '가당키나 한 일이냐'고 세대 간 반응 차이가 있습니다."

'노동의 질' 문제, '직장 민주화' 기여하는 법 되길

- 우리나라가 OECD 국가 가운데 최장 노동 시간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런 점은 논의할 필요가 있겠다.
"최장이면서 생산성은 대단히 낮거든요. 길게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경향이 있고요. 시간의 양으로 승부 보는 경향이 있거든요. 이게 아마 노동의 질 문제, 생산성 문제로 자연스럽게 논의의 초점이 바뀔 수도 있고요. 저는 논의의 시작점을 제공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이 법을 가지고 논란과 논쟁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 가열찬 논쟁과 논란, 노동 시간 그리고 노동의 질, 생산성. 일에 굉장히 매여 있는데 '스마트하게 일하는 거냐?'.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존엄을 높여주는 쪽으로 가야 하는데, 기술의 발전이 반대 방향으로 가는 사례 중 하나거든요. 여러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니까 다른 쪽으로도 조금 논란이 진행돼서 국민 스트레스를 줄이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반성을 많이 했어요. 매일 아침 생방송을 해서 야간에 후배들하고 다음 아이템을 결정하는 일을 많이 하고, '저 선배는 꼭 새벽에 전화해서 일을 시키냐' 이런...
"업무의 특수성이 있겠죠. 저도 아침 방송을 여러 해 해봤으니까요. 그건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하는데요. 저는 카톡을 보내려다가, 문자를 띄우려다가 '아이고, 다음에 하지'라고 자제하는 경험이 있습니다. 논의만 일어나더라도 국민 스트레스, 젊은이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리라 봅니다. 이미 했습니다. (웃음)"

-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사이다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웃음) 이 법안 발의로 의원실 내부에 변화된 사항이 있나요?
"있죠. 벌써 의원들이 '큰일 났는데'라는 말이 있고요. 의원실 중에 형제 복지원이 있습니다. 의원이 보좌진들의 생살여탈권을 가지고 있어서 의원실 중에 '국민을 위한다'고 말만 하면서 내부는 형제 복지원인 경우가 꽤 있거든요. 그런 곳이 벌써 이 법의 추이에 대해 경계하기도 하는데요. 저희 의원실은 아닙니다. 저희 의원실은 복지원과 거리가 먼, 평화로운 곳이라서 자신 있게 이 법을 발의할 수 있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요. 저희 의원실은 상당히 민주적이고, 모범이 되는 의원실이라는 걸 반증하는 것이 법 발의 목적 중 하나고요. 우리가 '경제 민주화' 이야기를 하는데, '직장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는 법이 되기를 바랍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이 법이 돼서 저희처럼 열악한 노동 조건에 있는 기자들의 경우 수당으로 많이... (웃음) 수당이라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기업은 싫어하겠지만, 생산성이나 기여도를 봐서는 (근로자에게) 수당을 지급해야 하고요. 저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갈취당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굉장히 오랫동안 있었거든요."

- 문화방송 다니면서도 갈취당하셨으면 저희는 얼마나...
"80년대에는 야근하고 쉬지도 못했고요. 야근 전에도 못 쉬었지만, 후에도 못 쉬면서 근무한 적이 많았고. 돈으로도 별로 보상을 받지 못해서 목욕값 정도를 선심으로 받는 그런 수준의 시기를 보냈고요. 민주화된 이후에도 충분하게 보상받지 못했습니다. 온라인 (시대가) 되면서 더 심해졌고요. 해외 출장도 그렇고, 주말에도 그렇고. 제 개인적 경험도 있고요. '직장 민주화'가 '경제 민주화' 시발점이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가정 민주화'도 그 앞에 있겠죠. 생활에서부터 민주화가 이뤄져야지. 거창한 '정치 민주화'나 '경제 민주화'를 이룰 수 있는 단초가 되는 거지. 갑자기 민주화는 오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제가 주례를 딱 한 번 한 적이 있는데요. 가정의 민주화를 역설했어요. 그 부부가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밥상머리에서부터, 가정에서부터 민주화가 이뤄져야 그 민주화가 퍼져 나간다는 소신이 있습니다."

- 80년대 문화방송에서 당했던 갈취, 이게 지금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대안 언론 기자들은 여전히 80년대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상호 연동이 되어 있죠. 가정과 직장과 정치, 경제 민주화가 다 연동돼 있습니다."

- 어려운 상황 같습니다. 시간이 다 되어서 짧게 한 가지 여쭐게요. 별건이긴 한데... (신경민 의원의) 8·27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여부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던데요.
"'여러 훌륭한 분들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했거나 선언 직전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제가 기여할 부분이 있는지 막판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당이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잘해야 한다'는 것을 내가 맡아서 할 수 있는지가 초점이고요. 모두 앉아서 정권교체와 좋은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지만요.

제가 할 수 있는 대목이 있다면... 저만이 할 수 있는 대목이 있으면 (당 대표에) 나가는 게 맞는 거고요. 제가 아니라 다른 분이 더 잘할 수 있으면 제가 나이는 있지만, 선수가 재산인 만큼 안 나가는 게 맞겠죠. 그 지점을 놓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 (당 대표) 출마가 임박하면 공개하시겠죠?
"물론이죠."

- 알겠습니다. 저희가 그때 다시 한 번 찾아뵙고,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끝>


태그:#장윤선, #박정호, #신경민,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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