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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지방의원 신분으로 지역 위원장에 인선된 이재준 경기도의원, 이 의원에 따르면 더민주 최초의 사건이다.
 현역 지방의원 신분으로 지역 위원장에 인선된 이재준 경기도의원, 이 의원에 따르면 더민주 최초의 사건이다.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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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조직의 기초는 누가 뭐래도 '지역 위원회'다. 이곳에서 여론 수렴, 민원 해결 등을 비롯한 시민들과의 실제 접촉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지역 위원회가 있는 이유다.

지역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현역 국회의원이 맡는다. 현역 국회의원이 없는 곳도 최소한 국회의원 후보라도 했던 사람이 맡는 게 관례다.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실제로는 풀뿌리 민주주의와 거리가 있는 중앙정치 영역이었다.

이 공식(지역 위원장은 중앙 정치인)이 이재준 경기도 의원(더민주, 56세)이 현역 의원 신분으로 고양갑 지역위원장에 인선 되면서 깨졌다. 이 의원에 따르면 더민주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이 영향 때문인지 국회의원 출마 경험은 물론, 지방의원 경험조차 없는 시민운동가 출신 이회수(55세)라는 인물이 김포을 지역위원장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더민주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7월 안에 지역 당원 투표로 지역 위원장이 결정된다.

이회수 후보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심을 민심으로 만들 수 있는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으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역위원장 권한은 막강하다. 정치인들이 목을 매는 공천권을 사실상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중앙 정치인들이 지역 위원장 자리를 놓지 않는 중요한 이유다. 지방의원이나 기초 단체장 같은 지방 정치인은 '국회의원 하수인'이라는 말이 나돈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질적인 공천권자인 지역 위원장 밑에 줄을 설 수밖에 없는 구조 탓인 것.

"지역 위원장 출마, 그럼 도의원 그만 둬야 하는 거 아닌가!"

이재준 의원은 '당의 개혁 의지'를 느끼면서 이 벽을 넘기로 결심했다. 이 의원을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의회 더민주 대변인실에서 만났다.

"지역 위원장 출마 원서를 넣자마자 '그럼 도의원은 그만둬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의견이 많았다. 도의원이 지역 위원장을 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부담스럽긴 했지만, 더민주에 정치 개혁 바람이 불고 있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좋은 결과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동안 의정활동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고, 저에 대한 지역 여론이 상당히 좋아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

곧바로, 이 의원이 지역 위원장이 된 일이 우리나라 정치에 어떤 의미를 준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더민주 최초의 사건이다. 지방정치와 중앙정치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벽이 깨진 일이다. 상당히 발전적인 정치개혁 성공 사례로 남으리라 본다. 앞으로 많은 지방의원이 의정 활동 성실히 해서 이 벽을 넘었으면 한다. 지금까지는 서로 분리돼 있었다. 한번 지방 정치하면 계속 지방정치만 해야 했는데, 이번 일로 지방정치가 중앙정치 인재를 수혈하는 통로가 됐으면 좋겠다. 중앙 정치만 한 분들은 지방 정치를 잘 모른다. 지방 정치 경험이 있는 분들이 국회에 가서 지방자치를 발전시켜야 한다."

"더민주 '사드 배치 문제' 명확한 견해 밝혀야!"

이 의원이 지역 위원장에 도전한 이유는 중앙 정치, 즉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는 "중앙 정치로 가기 위해 지역 위원장에 도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2017년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그 뒤에는 주민들과 토론 등을 벌여 좋은 정책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방 의원들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더민주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더민주가 그동안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견해를 명쾌하게 밝히지 못해 손해를 본 경우가 많았다. 과거 뉴타운 문제가 그랬는데, 새누리는 명확하게 찬성인데 반해 우린 주민들 눈치 보느라 명확한 견해를 밝히지 못했다. 이런 경우에는 정치 득실 따지지 말고 옳은 방향을 찾아 주민들을 설득하면서 갔으면 좋겠다. 사드 문제도 그렇다. 아무리 생각해도 북한 미사일을 잡는 등 실효성을 찾기 어렵다. 하루빨리 명확한 견해를 공표해야 한다.

지방 정치 발전, 참 중요하다. 지역에 행사가 참 많은데 지방 의원들이 행사 쫓아다니느라 너무 바빠서 업무에 소홀한 면이 있다. 행사는 좀 덜 다니고 제도 개선이나 효율적인 예산 배정 등에 공을 들인다면 좀 더 질 높은 지방자치 시대가 열릴 것이라 본다. 제도적으로는 지방의원 보좌관제 도입 정도가 필요하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숨통이 좀 트일 것 같다."


태그:#이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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