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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맛집의 해물찜입니다.
 거제도 맛집의 해물찜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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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그렇듯, 경남 거제도에도 먹을거리가 넘쳐납니다. 특산품으로 유자, 죽순, 알로에 등이 꼽힙니다. 바닷가답게 맛봐야 할 음식으로 생선회, 해물찜과 해물탕, 비빔밥(성게, 멍게)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중 거제 토박이들이 권하는 거제 맛집의 해물찜과 복지리를 소개합니다. 이곳은 2015년과 2016년 거제여행 때 2년 연속 찾았던 식당입니다.

고기를 야채랑 같이 먹으라는 이유가...

'더부룩하다'란 말 들어봤을 겁니다. 이는 "그득하게 찬 듯이 편안하지 않고 거북하다"는 뜻입니다. 얹힌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는 주로 나이 든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소화 불량 증상입니다. 나이 들면 자연스레 소화력이 떨어지기에 발생하는 거죠. 요, 더부룩 증상 해소 대안으로 제시되는 게 음식 요법입니다.

민간에선 돼지, 소, 닭 등 고기류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 생선, 조개 등 해물류를 권합니다. 더 뱃속이 편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고기 섭취 후와 해물 먹고 난 뒤가 분명하게 차이 납니다. 고기 먹은 후에는 운동과 매실 등으로 소화를 도와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래서 고기는 야채와 함께 먹으라고 하는 게지요. 하지만 해물을 먹고 난 뒤에는 별 무리 없습니다. 어른들이 고기보다 해물류를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해물을 즐겨 찾는 이유는 속이 편하기 때문

해물찜에 밥을 비볐습니다.
 해물찜에 밥을 비볐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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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먹고 싶은가?"
"해물이요."

거제문인협회 김용호 회장과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남기봉 대표가 망설임 없이 이끌고 간 곳이 고현의 '남천해물' 식당입니다. 이곳은 해물찜과 해물탕으로 유명합니다. 지인의 물음에 주저 없이 '해물~'로 대답한 이유가 있습니다. 위에서 밝혔듯이 해물을 먹으면 속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으로 나오는 물김치는 덤입니다.

이곳 해물찜은 해물을 쪄서 그냥 나오는 게 아닙니다. 아구찜처럼 콩나물과 고추 등의 양념을 함께 버물러 곱디고운 색으로 변신해 나옵니다. 그리고 푸짐합니다. 꽃게, 문어, 전복, 가리비, 새우, 미더덕, 소라 등이 어울려 매콤합니다. 하여, 술안주에 좋지요. 바닷가에선 술이 육지보다 많은 양을 마신다고 합니다. 이는 파도가 부서지며 발생하는 산소량이 풍부해서랍니다. 하니, 무턱대고 마셨다간 다음 날 아시죠? 술 조절이 필요합니다.

된서리 맞고 있는 거제 맛집, 심각한 경제난

뒤에 사람들 보이시죠? 지난해 4월 사람들로 가득했던 거제도 맛집입니다.
 뒤에 사람들 보이시죠? 지난해 4월 사람들로 가득했던 거제도 맛집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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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거제도 맛집입니다. 사람들이 썰렁합니다.
 올해 7월,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거제도 맛집입니다. 사람들이 썰렁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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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단위 혹은 40~50대가 주로 찾는 남천식당. 저녁 7시. 지난해와 천지 차이입니다. 지난해 4월에는 자리가 없어 기다린 후 겨우 한쪽 구석을 차지했었습니다. 그런데 올 7월에는 손님이 4좌석만 찬 상태. 테이블 절반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해물찜 먹은 후 밥 볶아주시는 분 말씀이 침울하게 합니다.

"손님이 지난해에 비해 2/3가 줄었다. 거제도를 떠받치던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다."

선술집입니다. 젊은이들로 꽉 찼습니다.
 선술집입니다. 젊은이들로 꽉 찼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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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의 메카 거제도. "경제난이 심각하다"더니, 정말이지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잘나가는 맛집들이 파리 날리는 상황이니 다른 식당들은 말해 뭐할까. 그나마 있는 손님도 서둘러 나갑니다. 밤 9시에 문 닫을 판입니다. 일행, 9시가 못돼 일어났습니다. 남아 있던 한 테이블, "우리도 나가야겠네!"라고 합니다. 참새와 방앗간. 한 군데를 더 들렸습니다.

선술집. 어, 여긴 손님이 버글버글합니다. 중앙 홀에 앉을 자리가 없어 옆 홀에 앉을 정도. 막걸리와 부침개를 시켰습니다. 색과 내용물이 각기 다른 세 가지 전이 나왔습니다. 이후로도 꾸준히 손님이 들어오더군요. 손님 연령대가 대부분 20, 30대. 장사도 비교적 경기를 덜 타는 젊은 층을 겨냥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숙취 해소에 그만, 복집에 걸린 액자 문구가?

속풀이 해장에 좋다는 복탕입니다.
 속풀이 해장에 좋다는 복탕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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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오시더니
오늘도 오셨군요
내일 또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술 먹고 난 뒤 숙취 해소에 그만이라는 복국. 식당 '미나리 복집'에 걸린 액자 문구입니다. 문구 하나에도 감정 이입이 되더군요. 글귀처럼 불황에 단골이 되어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나라 도시소득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던 거제도. 경기 침체라 더욱 절실할 것 같습니다. 오전 11시 30분. 손님이 든 곳은 4 테이블. 지난해 4월과 마찬가지로 1/3이 찼습니다.

이 식당은 복탕 먹는 방법이 독특합니다. 다른 곳은 대개 콩나물과 야채를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여기는 복국과 함께 양념장이 담긴 그릇이 따로 나옵니다. 복국에 있는 콩나물과 야채를 건져 다른 그릇에 넣은 다음 양념에 비빕니다. 그 위에 밥을 얹어 비빈 후 먹으면 됩니다.

복탕, 이렇게 콩나물, 야채, 밥을 함께 비벼 먹습니다.
 복탕, 이렇게 콩나물, 야채, 밥을 함께 비벼 먹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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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먹을 끼가?"
"복국."
"여긴 전문점이라 복도 종류가 있다. 골라라."
"까치복지리."

밥을 최대로 듬뿍 떠 한 입 먹습니다. 땀이 삐질삐질 납니다. 이 또한 나이 들어 생기는 현상입니다. 예전 같으면 어지간히 매운 거 아니면 땀나는 거 꿈도 못 꿨을 겁니다. 요즘엔 뭐만 먹었다 하면 조금이라도 땀이 납니다. 반응이 무뎌진 건지, 예민한 건지, 조차 헷갈립니다. 확실한 건, 숙취 해소는 분명하다는 사실입니다.

복탕입니다.
 복탕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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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SNS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복탕, #복지리, #해물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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