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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된 송영길, 본선 진출자들과 인사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된 송영길 후보(맨 왼쪽)가 본선에 진출한 후보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추미애 이종걸 김상곤 후보. ⓒ 남소연
[기사보강: 5일 오후 6시 17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추미애, 김상곤, 이종걸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세 후보는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예비경선에서 송영길 후보를 꺾고 8.27전당대회에서 본선을 치르게 됐다. 당초 추 후보와 함께 양강 구도를 이룰 것으로 점쳐졌던 송 후보는 예비경선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역설적으로 '추미애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전망도 부상하고 있다.

이번 예비경선은 4명 이상이 후보로 등록할 경우 3명으로 압축하기 위해 진행됐다. 예비경선 선거인단은 당규에 따라 당 지도부, 전국대의원대회 의장·부의장, 상임고문·고문,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자치단체장, 시도의회의장 등 363명으로 꾸려졌다. 그 가운데 이날 투표에는 총 263명이 투표(무효 4표)했고, 자세한 특표 현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유력한 후보였던 송 후보가 컷오프 되면서 더민주 당대표 경선은 더욱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추미애 후보의 독주를 예상하지만 이번 컷오프 경선 결과의 의미를 살펴보면 의외의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종걸 후보는 '반문재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당내 비주류의 결집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에게 반감이 강한 호남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게 된다면, 당 주류의 지원을 받는 추 후보의 막강한 상대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컷오프에서 탈락한 송 후보의 지지층도 이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송 후보가 개척해 놓은 기반이 나에게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서로 협조해서 공동의 목적을 만들어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상곤 후보는 다수의 원외지역위원장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당 혁신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순회를 통해 당의 기초조직과 접촉면을 넓혀왔다. 김 후보가 국회의원이 아닌 일반 평당원의 신분으로 당대표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게 어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원외 평당원이 경선을 통과한 건 혁명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이 진정으로 혁신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는 걸 느꼈다"라며 "당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확실히 파악해 당원이 원하는 정당을 만드는 대표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총선 같은 결과", 흔들리는 추미애 대세론

추 후보는 경우 이번 경선을 통해 다시 한번 당 주류의 지지를 확인했지만 구도가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당 주류가 본선에서 송 후보를 견제하려고 전략적인 배제 투표를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가장 강력한 상대였던 송 후보가 탈락했지만 이종걸 후보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의 결집, 또 김상곤 후보와 지지층이 겹치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추 후보는 이날 경선 직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결의를 다졌다. 추 후보는 "막상 한 분이 떨어지고 나니, 같이 뛰어주면 좋겠는데 왜 떨어뜨렸나 그런 생각도 든다"라며 "대표가 되면 어느 계파에서도 불만 없는 공정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떨어진 후보도 승복하고, 이긴 후보는 떨어진 후보와 함께 할 수 있는 경선 관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송 후보가 탈락한 결과에 대해 더민주 내부 관계자들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개표 내용에 대해 더민주 핵심관계자는 "지난 총선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라며 "이길 줄 알았던 사람이 탈락하고 질 것 같았던 사람이 승리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더민주가 원내 제1당이 되는 등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이번 경선 역시 강력한 주자였던 송영길, 추미애 후보보다 열세로 평가 받던 이종걸, 김상곤 후보가 선전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송 후보는 예비경선이 끝난 뒤 "(선거인단들이) 전략적 배제 등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송영길은) 될 거라고 생각하니까 다른 사람을 찍지 않았겠냐"며 짧은 소감을 밝히며 회의장을 나섰다. 그는 다른 후보를 지원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됐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후 송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예상치 못한 결과에 많이들 놀라신 것 같다. 제가 모자란 탓"이라며 "더 낮은 자세로,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배우겠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불사하며 호남가 나라를 지킨 것처럼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더민주는 오는 27일 잠실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전당대회에서 이날 경선을 통과한 세 후보 중 한 명을 당대표로 선출한다. 선거인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 10%(여론조사), 국민(여론조사) 15%로 구성된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추미애(왼쪽부터), 이종걸, 김상곤, 송영길 후보가 손을 맞잡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태그:#더민주, #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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