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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들의 피와 눈물을 싣고 떠났던, 연락선이 닿았던 연안부두 한 켠에서 새로이 터를 벌임으로써 일본군위안부 해원상생 한마당의 진중함을 더욱 깊이 새기고자 한다."

'일본군 위안부 해원상생 한마당 추진본부'가 이같이 밝혔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해원상생한마당'은 오는 13일 오후 7시 부산 영도다리 친수공안 유라리광장에서 열린다.

8일 추진본부는 참여단체와 행사 내용을 확정했다. '해원상생 대동굿'은 1993년부터 해운대와 용두산공원 등에서 열어왔고, 이번에는 영도다리 아래 부둣가에서 열린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은 꽃다운 나이에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갔던 것이다.

부산민예총 등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위안부해원상생한마당 추진본부'는 오는 13일 오후 부산 중구 영도대교 아래 유라리광장에서 행사를 연다.
 부산민예총 등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위안부해원상생한마당 추진본부'는 오는 13일 오후 부산 중구 영도대교 아래 유라리광장에서 행사를 연다.
ⓒ 부산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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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상생대동굿은 일제 강점기 군국주의 일본의 사슬에 묶여 위안부 노릇으로 꽃다운 몸과 마음을 송두리째 짓밟힌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떠도는 원혼을 천도하고, 생존해 계시는 분들의 한 맺힌 삶을 위무해 드리기 위해 마련하는 범민족 문화행사다.

추진본부는 "이 행사를 통해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의 문제이고,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시퍼렇게 살아있는 민족의 통한임을 다시금 확인할 것"이라 밝혔다.

추진본부는 "일본 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강점기의 만행사실을 은폐, 호도한 사실을 결코 잊은 적이 없으며 근자에 와서는 자위대를 더욱 강화하면서 신사참배를 보란 듯이 강행하고 과거사를 왜곡하는 등 군국주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부릅뜬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번 해원상생 한마당은 백산안희제선생독립정신계승사업회, 민족미학연구소, 부산민예총, 부산여성단체연합, 일본군위안부피해자역사․문학관 설립추진위 등이 부산 중구청 등의 후원을 받아 벌이는 행사다.

이효재 전 이화여대 교수와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윤광석 백산기념사업회 이사장, 강정채 전 전남대 총장, 오상훈 부산대 교수가 대회장을 맡는다.

고순희 부경대 교수와 이청산 부산민예총 이사장, 장동표 부산울산경남 '민교협' 회장, 정경숙 부산여성단체연합 회장, 최은희 일본군위안부피해자역사․문학관 설립추진위원장이 상임집행위원장을 맡는다.

채희완 예술감독, 김기영 총연출, 하연화․홍순연 연출, 반민순 기획단장 등이 이번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해원상생대동굿은 다양하게 진행된다. '열린굿'(서라예술단)과 '청신시무'(방하 오영숙)을 시작으로, 바리톤 김창돈이 "광야에서"를 부른다. '오방신장무'(춤패배김새)에 이어 안혜경이 "마고할망"과 "사랑하는 언니에게"를 부르고, '킬라몽키즈' '지전춤'(김갑용 등)이 공연된다.

양일동(구음)․하연화(춤)가 '송신마당'을 연다. 이어 '우창수와 개똥이 어린이예술단', 정기정(춤), 박재현(춤), 브록스밴드(현수빈 등), 곱창카레(이동진 등), 킬라몽키스 등이 무대에 선다.

또 이날 행사에는 민예총 박재열 작가가 만든 '목각 소녀상'이 첫 선을 보인다. 추진본부는 "목각소녀상은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때까지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 밝혔다.

추진본부는 "해원상생굿을 통하여 지난 과거의 상흔을 씻고 화해와 평화의 세계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뜨거운 염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은 과거사 왜곡과 망언 망동을 서슴지 않고 오히려 역공세까지 취하고 있는 실정"이라 밝혔다.

이들은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열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해원상생굿은 이 땅에서 더 이상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문화적 자존을 회복해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는 드넓은 결의의 한마당이 될 것"이라며 "그리하여 새로운 세기를 맞아 지난 시대의 역사적 상흔을 씻어내고 바람직한 한일관계의 설정과 나아가 아시아의 화해와 새로운 연대를 위한 대화합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 밝혔다.

추진본부는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온 국민이 작은 정성을 모아 부산을 비롯한 곳곳의 민족문화예술인들이 고이 접어 바치는 민족예술대동굿"이라며 "해원상생의 큰 뜻이 이루어지고, 민족과 민족이 서로 화해함으로써 아시아인의 화합과 더불어 세계평화에 크게 이바지하는 계기가 되길 거듭 고대한다"고 밝혔다.


태그:#일본군 위안부, #영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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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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