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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낮 시가현 비와코 호수 부근에 있는 구사츠미치노에키에 있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점심식사로 우동국수와 소바 메밀국수를 주문했습니다. 아무래도 무더위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자루 우동 국수와 자루 소바 메밀국수를 주문했습니다.

          한 여름 시원하게 먹는 자루 소바 메밀국수와 자루 우동 국수입니다.
 한 여름 시원하게 먹는 자루 소바 메밀국수와 자루 우동 국수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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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말 자루(ざる,笊)는 대나무로 만든 채반을 말합니다. 채반은 요리를 할 때 물기를 빼기 위해서 걸러 놓는 것입니다. 자루 우동이나 자루 소바 메밀국수는 우동 국수나 소바 메밀국수의 면을 익혀서 식힌 다음 물기를 빼고, 간장에 찍어서 먹는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매실 장아찌를 만들 때도 소금물에 절여 다 만든 매실 장아찌를 보관하기 전에 자루 채반에 펴놓고 말리기도 합니다.

무더운 여름 뜨거운 국수를 뜨거운 국물과 같이 먹는 것보다 시원하게 먹을 수 있으니 여름에 인기가 있습니다. 자루 우동 국수나 자루 소바 메밀국수는 겨울에도 먹을 수 있습니다. 전혀 팔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찾는 사람이 적어서인지 많지는 않습니다.

일본에도 지역에 따라서 오사카, 나라, 교토를 비롯한 서쪽 지역에서는 소바 메밀국수보다 우동 국수를 더 많이 먹습니다. 아무래도 서남쪽 지역이 따뜻하기 때문에 밀이나 보리가 잘 자라고 생산량도 많기 때문입니다.

도쿄를 비롯한 관동지방은 일본 동북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남쪽보다 추워서 보리나 밀보다 메밀이 더 잘 자라고 생산량도 많습니다.     

간사이 지역과 관동지방은 우동 국수나 소바 메밀국수 먹는 법이나 조리법도 조금 다릅니다. 관동지방에서 먹는 소바 메밀국수나 우동 국수는 약간 진한 맛이 나고 양도 비교적 많습니다. 간사이 지역에서 먹는 소바 메밀국수나 우동 국수는 간장 맛이 강하고 약간 부드럽고 가볍게 요리해서 먹습니다. 모두 사람들의 취향이고, 지역적 특색입니다. 국물을 만들 때도 다시마냐, 가츠오부시 가다랭이 부스러기냐에 따라서 맛이 조금 다릅니다.

          일본 사람들이 츠키미 소바(月見蕎?) 메밀국수라고 합니다. 따뜻한 소바 메밀국수에 넣은 달걀이 보름달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왼쪽 사진은 양파 튀김입니다.
 일본 사람들이 츠키미 소바(月見蕎?) 메밀국수라고 합니다. 따뜻한 소바 메밀국수에 넣은 달걀이 보름달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왼쪽 사진은 양파 튀김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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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무더운 여름이라고 해도 뜨거운 것을 고집해서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뜨거울 때 뜨거운 것을 먹으면서 몸속의 열기를 물리친다는 이열치열일 수도 있습니다. 

우동 국수나 소바 메밀국수 거의 비슷해 보입니다. 소바 메밀국수가 색깔만 약간 진해보입니다. 그러나 우동은 벼과인 밀(학명, Triticum aestivum L.)로 만들고, 메밀국수는 마디풀과인 메밀(학명, Fagopyrum esculentum MOENCH)로 만듭니다. 벼과는 외떡잎식물로 주로 가을에 씨를 뿌리고, 메밀은 쌍떡잎식물로 봄이나 여름에 씨를 뿌립니다. 밀과 메밀은 비슷한 것 같지만 차이도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일본 사람들은 소바 메밀국수보다 우동 국수를 더 많이 먹습니다. 지역에나 철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우동 국수 소비량이 소바 메밀국수 판매량의 열 배가 넘습니다. 아무래도 밀가루는 옥수수, 쌀과 더불어 세계 삼대 주식으로 오래전부터 많이 먹어왔기 때문입니다. 

우동국수나 소바 메밀국수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좋아하느냐는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무엇을 먹든 좋아하는 것을 즐겁게 먹고 무더위를 이기는 것이 단연 최고입니다.

          자루소바 메밀국수와 양념입니다. 고추냉이와 파 메추리알을 간장에 넣고 메밀국수를 찍어서 먹습니다. 예로부터 메밀이나 밀가루는 찬 기운을 지닌 먹거리이기 때문에 따뜻한 기운을 지닌 고추냉이나 파 따위와 같이 먹는다고 합니다. 메밀국수 위에 놓인 것은 자른 김입니다.
 자루소바 메밀국수와 양념입니다. 고추냉이와 파 메추리알을 간장에 넣고 메밀국수를 찍어서 먹습니다. 예로부터 메밀이나 밀가루는 찬 기운을 지닌 먹거리이기 때문에 따뜻한 기운을 지닌 고추냉이나 파 따위와 같이 먹는다고 합니다. 메밀국수 위에 놓인 것은 자른 김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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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일본전국제면협동조합연합회, http://www.zenmenren.or.jp/gaiyo/01_2.html,
2016.8.13
참고문헌> 정재민 외, 한국의 민속식물-전통지식과 이용, 국립수목원, 2013.12
김종원, 한국 식물 생태 보감 1 -주변에서 늘 만나는 식물, 자연과생태, 2013.12.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자루소바 메밀국수, #자루소바 우동 국수, #시가현, #구사츠미치노에키, #츠키미 소바 메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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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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