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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차량, 숨 좀 쉬자.
 통학차량, 숨 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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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당 사회적 비용이 휘발유차보다 7.6배 높은 경유차

자동차는 출퇴근이나 이동, 물건의 운송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수단이다. 도시든 농촌이든 사람 사는 곳이면 자동차를 위한 도로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은 필요나 과시를 위해 자동차를 구입한다.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자동차를 구입하여 이용하는 것을 새삼스레 거론할 필요는 없다. 각자가 땀을 흘려 얻은 수입을 어떻게 사용하든 그것은 각자의 판단과 행동일 뿐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동차를 사용할 때는 단순히 자동차 구입대금이나 연료비 등과 같은 사적인 대가를 지불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 도로건설을 위한 환경 파괴,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보행권 제한과 교통사고 같은 문제가 나타난다.

이런 의미에서 자동차를 소유하고 운전한다는 것은 각자가 자유롭게 자신의 기호에 근거하여 선택할 수 있다는 사적인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최근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어느 때보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15년 12월말 기준, 우리나라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가 '14년도보다 87만 2천 대(4.3%)가 늘어난 2098만9885대로 2003년 이후 자동차 증가율이 12년 만에 최고치라고 한다.

자동차가 증가하는 만큼 유해물질 배출도 늘어난다. 유해물질 배출허용기준을 법으로 엄정하고 있다고는 하나, 실내에서 시험 측정되는 오염물질과는 다르게 실제 주행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배출 정도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경유자동차는 건강위해성이 큰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의 주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2012년 기준으로 봤을 때 전체 국내 경유차가 대기환경에 미치는 사회적 비용(12조원/년)이 휘발유차의 사회적 비용(2.6조원/년)보다 4.6배나 높다고 한다.

경유차 한 대당 사회적 비용(174만원/대/년)은 휘발유차 한 대당 사회적 비용(23만원/대/년)보다 7.6배나 높다. 경유차가 대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의미다.

통학버스 대기환경비용, 중형 승용차보다 3배 높아

대기환경에 미치는 사회적 비용이 높다는 것은 그 만큼 대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권의 자동차 배출 가스는 직접적으로 시민들의 건강피해를 발생시키는데 고령자, 어린이, 심장질환, 폐질환 환자,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 환자 등 취약계층, 민감 계층에 더 많은 피해를 가져온다.

특히 어린이는 같은 환경 조건에서도 그 피해가 크므로 정책적인 우선 고려가 필요하다. 국내외 연구에 의하면 높은 교통량은 천식과 기침등과 관련이 있고(2003, 독일), 1일 8만대~15만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고속도로에서 100미터 이내 어린이들은 1000미터 이내의 어린이들보다 기침, 천식 등이 높았다(1997, 네덜란드).

트럭의 교통 밀집량은 어린이의 기침을 증가시키고(2013, 마케도니아), 도로변 주변 거주 어린이의 기관지염, 폐렴 등이 높고(1998, 이탈리아), 높은 교통량에 노출되는 어린이에서 천식위험이 2.8배 높고(2006, 미국), 도로변으로부터 50미터 이내 거주하며 PM의 농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의 천명 발생비율이 2.33배 높고 천식 발생비율이 2.51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통학차량의 배출가스에 의한 건강피해다. 2014년 기준 어린이 통학버스는 6만7363대가 운행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통행버스를 운행하는 시설 중 어린이집이 전체의 41.8%로 가장 많으며, 그 외 학원 28.8%, 유치원13.5, 체육시설 10%, 학교 5.9%의 순으로 운행비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통학버스의 차령별 등록비중의 경우, 차령이 10년 초과된 통학버스가 전체의 33.8%로 가장 많으며, 그 외 5년 초과 10년 이하 29.2%, 1년 초과 3년 이하 14.6%의 순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통학차량이 대부분 경유 차량임을 고려하면 통학차량을 이용하는 많은 어린이 청소년들이 유해배출가스에 직접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정의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통학버스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대기환경비용은 158만원(/대/년)으로 분석되며, 이는 중형 승용차의 대기환경비용 50만원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또 어린이 통학버스에 의한 전체 사회적 비용은 1,067억원/년으로 통학버스의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 94억원/년보다도 약 11배나 높다. 어린이 통학버스의 대기환경에 따른 피해는 교통사고와 같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그 사회적 비용은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은 통학버스에 대한 안전관리를 포함하여 통학버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선진국은 경유 통학차량을 친환경차량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차량교체 등 배출관리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어린이 통학차량이 경유 차량이고 상당수가 노후된 차량임에도 이에 대한 배출관리정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통학버스의 이용자가 대기환경에 취약한 어린이라는 점을 고려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 통학버스 배출관리를 위한 정책이 시급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태그:#미세먼지, #통학차량, #경유, #교통사고, #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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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여성, 어린이, 저소득층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나타나는 환경불평등문제를 다룹니다. 더불어 국가간 인종간 환경불평등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의(justice)의 시각에서 환경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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