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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합니다. 얼마 전보다 주변사람들 대개가 많이 활발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일이 있었다는 말도 듣지 못했고, 사회적으로 경기가 더 좋아진 것도 아닌데 그렇습니다.

돌아가는 나라 꼬락서니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분노하고, 개인적으로 살아가는 이야길 할 때는 힘들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꼭 집어 말 할 수 없는 뭔가에서 활기차 보이고, 뭔가 살 만한 세상을 맞이하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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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회란 사회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건강한 비판을 쏟아낼 수 있는 사회다.
그러한 비판 기능이 없는 사회는 반드시 매우 경직되거나 부패한다.  -252쪽-

그렇습니다. 얼마 전보다는 나라를 걱정하고, 사회를 걱정하는 비판들을 건강한 모습으로 쏟아내는 게 보입니다. 눈에 보이는 촛불, 귀로 들리는 구호, 피부로 와 닿는 열기들이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쏟아내는 건강한 비판입니다.

레이저 광선이라도 쏟아낼 듯한 시선에 주눅 들고, 보이지 않는 감시에 가졌던 불안감을 떨치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주장하고, '잘못 된 정권을 내 놓으라'는 비판이야 말로 비판에 대한 체증이 뻥 뚫리는 건강한 신호입니다.

아직 고치고 치료해야 할 곳이 수두룩 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레이져광선 같았던 박근혜대통령의 독재성 눈빛이 최순실이라는 프리즘이 걷히며 촛점을 잃으니 사회, 정치, 문화 개개인사 모두가 건강해지는듯한 느낌입니다.

콕 집어 읽을 수 있는 <나를 깨우는 천 개의 생각>

<나를 깨우는 천 개의 생각> / 지은이 김주수 / 펴낸곳 도서출판 부글북스 / 2016년 10월 20일 / 값 12,800원
 <나를 깨우는 천 개의 생각> / 지은이 김주수 / 펴낸곳 도서출판 부글북스 / 2016년 10월 20일 / 값 12,800원
ⓒ 도서출판 부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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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우는 천 개의 생각>(지은이 김주수, 펴낸곳 도서출판 부글북스)에는 천 개의 금언이 담겨있습니다.

금언은 '도리에 지극히 합당하여 삶의 지표로 삼을 만한 내용을 간결한 표현으로 나타낸, 민간에 널리 알려진 어휘 혹은 문장'을 금언이라고 합니다. 아포리즘, 법언(法言), 잠언(箴言), 경구(警句)라고도 합니다.

한 여름, 무더위에 탓에 어느새 뜨뜻미지근해진 물웅덩이에는 몸뚱이 채 풍덩 뛰어들어도 헉! 하고 흐느낄 만큼 시원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동굴 천정에서 톰방 톰방 소리를 내며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물은 깜짝 놀랄 만큼 시원하고 차갑습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는 길고 좋은 글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좋은 글도 길게 읽다보면 간추려 읽어야 할 내용이 이미 뜨뜻미지근해져 있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줄 내지 두 줄, 길어봤자 네 줄을 넘기지 않는 격언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상황에 딱 들어맞는 격언은 목이 마를 때 마시는 차가운 물 한잔 같습니다. 뱃속까지 쑥 내려가며 목 줄기뿐 아니라 내장까지 시원하게 해줍니다. 처지를 헤아릴 수 있는 격언은 가려운 곳을 콕콕 찔러주는 효자손처럼 내가 처한 처지를 콕콕 짚어가며 시원하게 긁어주는 뾰족한 시원함이 있습니다. 적재적소, 그렇습니다. 금언은 상황을, 처지를, 현실을, 흐름을, 분위기를 맞춤식으로 표현한 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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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눈, 천 개의 귀, 천 개의 마음!
이것이 정치인이 반드시 가져야 할 세 가지 역량이다. -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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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중독은 인류의 가장 보편적이고 흔한 중독 중 하나다. -277쪽-

체증이 있어 손가락을 딸 때 필요한 것은 마른 북어를 두드리는 방방이, 떡방아를 찢는 절굿공이처럼 그 끝부분이 두루 뭉실하고 큰 것이 아닙니다. 바늘처럼 그 끝이 뾰족해 눈에 보일까 말까하는 침이면 충분합니다.

북어를 두드려 패야하는 세상, 떡방아를 쪄야만 살 수 있는 세상이라면 방망이 같고 절굿공이 같은 글을 읽는 게 좋을 겁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체증이 심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침처럼 뾰족한 금언, 한 컵 물처럼 단박에 내장까지 시원하게 해줄 몇몇 격언을 챙겨보는 게 훨씬 좋을 거라 기대됩니다.  

<나를 깨우는 천개의 생각>에 담긴 천 개의 금언은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를 깨우고 세상까지도 깨울 진리,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을 이구동성 진리라 생각됩니다.

덧붙이는 글 | <나를 깨우는 천 개의 생각> / 지은이 김주수 / 펴낸곳 도서출판 부글북스 / 2016년 10월 20일 / 값 12,800원



나를 깨우는 천 개의 생각 - 천언천사록

김주수 지음, 부글북스(2016)


태그:#나를 깨우는 천 개의 생각, #김주수, #도서출판 부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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