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라도 사 주면 우리 아이 대학갈까?""그러게 말이 정말 말이 많네."하하하. 호호호."서울 강서구에서 왔다는 아주머니들이 사진을 보다가 깔깔깔 웃는다. 그 웃음 뒤에는 쓴 탄식이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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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이미지... 이종룡 사진가 개인전 '말 사진으로 그리는 그림' |
| ⓒ 이종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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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사진이야, 그림이야?""그림 같은데.""아니야 사진인데."사진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한 이미지를 보면서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른 듯하다.
"이런 시국에 이런 전시를 해도 괜찮은가요?"어느 관람객은 어수선한 사회적 분위기를 우려해서인지 걱정어린 소감을 말하기도 한다.
2016년 가을 '말'은 분명 본질과는 다른 이미지가 희석되어 있다. 하늘이 높아지고 말이 살이 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에 나라가 마비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영종도 갤러리카페 그리다썸에서 열리는 이종룡 작가의 '말. 사진으로 그리는 그림' 展에는 어수선한 시국과 맞물려 보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른 이미지로 받아들인다.
이종룡 작가는 50년 가까이 사진과 함께 해 온 중견작가다. 학과 소나무 또 말 등 풍경과 동물을 포착하는 그의 직관능력과 회화적 상상력은 그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20여 년간 제주도에서 그가 찍었던 '순수함' 그 자체의 '말'이었고, 사진과 회화의 경계에서 새로운 예술적 실험이었다.
"오래전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배우려고 했습니다. 어도비사의 CS6버전에서 믹셔브러쉬가 첨가되었을 때 사진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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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이미지 을왕리 갤러리카페 그리다썸에서 11월 30일까지 이종룡작가의 '말 사진으로 그리는 그림'전이 열린다. |
| ⓒ 김창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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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그리는 그림을 시작하면서 이에 알맞은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테마를 떠나 회화적 분위기의 사진들을 다양하게 작업해서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사진의 복제성과 그림의 유화적인 느낌을 일반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예술은 만인을 위한 것이지 나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인식하고 많은 작가들이 이 작업을 통하여 새로운 예술의 장르를 구축해 나아가기 바라는 마음이다.' - 작가노트 중에서 꼼꼼한 그의 성품은 그의 저서 '포토포인트 200선'에서 잘 드러난다. 40여 년 동안 사진에 담아온 전국 곳곳의 자연과 풍경, 민속과 사람, 문화와 일상 등을 혼자만의 곳간에 쌓아두지 않았다. 소재별, 월별로 분류하여 체계적으로 촬영 포인트를 집대성했다.
물론 그는 표준전과처럼 그 포인트와 프레임을 확정하지 않는다. 카메라를 들고 그 사색의 지점에서 다시 작가가 그 포인트를 재해석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물론 그 동안 작가가 다녀본 저렴하면서도 맛집 등 사진여행의 기쁨을 더해주는 배려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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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룡 개인전 "우리 아이도 말 사주면 대학들어 갈 수 있을까요." 어느 수험생 학부모의 씁쓸한 소감 |
| ⓒ 김창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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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관람객 소감처럼 이번 사진전에 선보이는 말은 사진이라고 할 수도, 또 그림이라고도 할 수 없다. 인화지가 아닌 캔버스에 프린트 한 그의 사진을 보면 그러한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순수함의 말 자체의 이미지는 이미 '부'와 '명문대학교 부정입학'의 아이콘으로 어긋나 버린 것 같다.
11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또 어떤 관람객의 감상평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언제쯤 말이 말 그대로 보이게 될까. 꽤 많은 시간이 흘려야 될 것 같다.
- 이 종 룡 사 진 가 -
1953년 경남 양산
계명대학교 무역대학원 수료
<약 력 >
대구사진대전 초대작가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매일사진동우회 자문위원
사진실기지도사 시험 출제위원
경운대학교 사진영상전공 강사
대구직업전문학교 사진학과 전임강사
영진전문대학 평생교육원 사진학강사
< 저 서 >
포토가이드, 포토포인트 200選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