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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 교수와 학생들은 1일 낮 대학 북문 앞에서 민주주의 사망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경북대 교수와 학생들은 1일 낮 대학 북문 앞에서 민주주의 사망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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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순위 총장 임명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경북대 교수와 학생들이 민주주의 장례식을 치렀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과 이사로 재임했던 영남대 구성원들은 대통령 퇴진을 위한 공동시국 행동을 벌여나가기로 하는 등 박근혜 지우기에 나섰다.

경북대 학생과 교수들은 1일 낮 12시 북문 앞에 '민주주의 장례식'이라고 붙인 분향소를 마련하고 장례식을 치렀다.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은 경북대 로고가 새겨진 영정 앞에 향을 피우고 문상객을 맞았다.

이날 상주가 된 배상현(생물교육과 12학번)씨는 문상객들을 맞아 분향을 하도록 하고 문상객들과 맞절을 하는 등 실제와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문상객들은 방명록에 '민주주의가 죽었습니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등의 내용을 적었다.

일부 학생들은 '대학 자율성 침해하는 교육부는 해체하라', '국정농단 희생물, 총장임용 반대한다', '박근혜 퇴진, 대학 자율성 수호' 등의 피켓을 들고 학생들의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분향을 마친 학생들과 교수들은 장례식을 치르고 추모사를 낭독했다. 손광락(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추도사를 통해 "200만 민중의 함성이 꺼지지 않는 촛불이 되어 오직 위헌과 위법으로 일관해 온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고 있는 지금 이 땅의 대학은 여전히 암흑으로 뒤덮여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은 수십여 년에 걸쳐 이뤄낸 대학자율의 꽃인 총장직선제를 간접선거제로 전락시키고 각종 행정, 재정적 무기를 바탕으로 한 그들의 압박은 마침내 이곳 경북대학교마저도 삼켜버렸다"고 말했다.

1일 낮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학생들이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장례식을 치르며 피켓을 들고 서 있다.
 1일 낮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학생들이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장례식을 치르며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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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교수와 학생들은 1일 낮 대학 북문 앞에서 민주주의 사망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경북대 교수와 학생들은 1일 낮 대학 북문 앞에서 민주주의 사망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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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는 또 "대학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고자 하는 그들의 야욕은 좀체 식을 줄 몰랐다"며 "그들의 야욕은 지난 10월 2순위 후보를 임용함으로써 드러났다"고 총장 2순위 임용을 지적했다.

이들은 "대학은 죽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그러나 역설적으로 200만 민중의 함성이 촛불이 되어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고 있는 이 시대는 대학이 다시 살아나고 민주주의가 다시 회복되는 시대이다, 우리는 낡은 의식을 매장하고 새로운 민주주의의 역사를 이곳 경북대학교에 쓴다"고 강조했다.

경북대 학생들과 교수 등은 1일 낮 '민주주의가 죽었다'며 학내를 행진했다.
 경북대 학생들과 교수 등은 1일 낮 '민주주의가 죽었다'며 학내를 행진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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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을 마친 이들은 영정을 앞세우고 학내를 행진한 뒤 본관 앞에서 발인 퍼포먼스를 벌이고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의 비민주적인 행태와 2순위 총장 임용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짓밟혔다"며 "현 시국을 추모하기 위해 이 같은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지난 10월 교육부가 아무런 사유를 밝히지 않고 2순위 총장을 임명했지만 학내 갈등으로 아직까지 취임식을 열지 못하고 있다. '행동하는 경북대 교수연구자 모임'과 '이것이 민주주의다 학생실천단', '경북대 민주동문 준비모임' 등이 정당한 절차를 밟아 추진한 총장후보자의 임명을 거부한 데 따른 반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대 구성원 "박근혜는 퇴진하고 영남대에서 손 떼야"

같은 시각 영남대학교에서는 교수와 재학생 시국선언단, 민주동문회, 대구일반노조 영남대시설관리지회,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등 50여 명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영남학원 재단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하는 시국행동을 벌였다.

이들은 "우리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미 박근혜를 대통령직에 더 이상 머물러서는 안 되며 즉각 퇴진하라는 준엄한 명령을 내렸다"며 "부패와 전횡, 비리와 불법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박근혜는 하루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립운동가의 대학운영권을 강제로 빼앗아 설립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과 이사로 재임 시 비리입학과 횡령 등 갖가지 불법과 전횡으로 최태민 일가와 함께 쫓겨난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남대 구성원들은 1일 낮 중앙도서관 앞에서 시국집회를 열고 박근혜 퇴진과 재단에서 손을 뗄 것등을 요구했다.
 영남대 구성원들은 1일 낮 중앙도서관 앞에서 시국집회를 열고 박근혜 퇴진과 재단에서 손을 뗄 것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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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영남대 졸업생)씨는 "박정희 시대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영남대학교 태생의 비밀"이라며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경산 지역 농민들의 땅을 강제로 몰수하다시피 하며 빼앗았다. 1989년 국정감사 때 박정희, 박근혜가 재단 설립에 돈을 낸 게 없다고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김용섭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분회장은 "80년대 박근혜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4인방이 영남학원을 유린했다면 지금은 문고리 3인방에 십상시가 국가 전체를 유린했다"며 "박근혜를 영남학원에서 완전하게 쫓아낼 때까지 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 1988년까지 영남학원에 일어난 비리와 전횡이 2016년 대한민국에서 다시 일어났다는 생각에 우리 영남대 구성원들은 슬픔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박근혜는 즉각 대통령직에서 퇴진하라, 박근혜는 영남학원에서 즉각 물러가라"고 요구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영남대에서 이사로 재직하던 1988년 물러난 후 관선이사 체제로 운영되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지난 2009년 재단이 정상화되면서 설립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7명의 이사 중 4명을 선임했다.


태그:#경북대, #영남대, #민주주의, #총장,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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