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열렸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국회 청문회에 앞서 벌어진 '정몽구 호위무사' 문제를 두고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발표했다.

박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를 열어 "진상조사단을 꾸릴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에서 조사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동료의원들과 당에 진상조사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경비업법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 노동문제를 다루는 환경노동위원회, 또 법을 다루는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로 모임을 구성해, 전국적으로 경비업법이 어떻게 어겨지고 있는지, 어떤 피해를 낳고 있는지 실태조사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며 많은 국민들이 실제 몸통을 재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재벌이 너무 비대해지면서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민주적 질서마저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재벌개혁은 재벌이 법과 원칙을 지키게 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경비직원들은 지난 6일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몽구 회장에 항의하는 노조원의 입을 틀어막고 쓰러뜨리는 등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현대차·기아차·유성기업 노조원들은 7일과 13일 두 차례에 거쳐, 물리력을 행사한 경비직원 4명과 성명불상자 다수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관련기사 : 시위대 입 틀어막은 수상한 남자들, 국회 출동한 '정몽구 호위무사들'의 정체, '회장님 과잉경호' 현대차, 거짓해명·모르쇠 일관)

노동자의 증언 "폭력에 나도 괴물이 돼 가는 현실..."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열렸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라고 발표하고 있다.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열렸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라고 발표하고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이날 보고대회는 박주민 의원실과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재벌구속특위'가 공동 주최했다.

김태연 재벌구속특위원장은 "명색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란 사람과 굴지의 재벌총수들이 뇌물을 주고 받은 사건으로 박근혜 게이트가 터졌고, 급기야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라며 "이런 성황에서 지난 6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가 열렸고, 재벌 총수들의 범죄를 밝히는 이 자리에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사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재벌이 폭력은 일회성이 아닌, 오랜 세월 동안 구조적으로 자행돼 왔다"라며 "한국 사회의 재벌이 폭력경영을 자행해 온 실태를 이 사회에 보고하고자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자신이 겪은 폭력 사례를 설명하던 임승환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 사무차장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자신이 겪은 폭력 사례를 설명하던 임승환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 사무차장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이날 보고대회에 참석한 노조원들은 자신이 경비직원, 용역 경비들로부터 당한 폭력 사례를 거론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현대차 경비직원을 직접 고소한 조덕구 기아차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조직부장은 "지난 6일 정 회장이 국회 검색대 앞을 지나갈 때 '비정규직 철폐하라'는 구호를 딱 두 번 외칠 수 있었다"라며 "그때 신원을 알 수 없는 3~4명의 사람이 목을 조르고 입을 틀어막은 채 6~7m 끌려갔다"라고 증언했다.

홍종인 전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지회장는 "(예전에) 정당 연설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달려든 '(정)몽구 사병'들이 저를 번쩍 들어 사지를 잡고 아스팔트 위로 끌고 갔다"라며 "양쪽 팔꿈치 살이 까일 정도로 한 달 이상 고생했다"라고 증언했다.

이어 "한광호 열사를 시청 분향소에서 양재동으로 옮기기 위한 '꽃길 100리 행진'이 있었을 때, 정몽구 회장의 집에도 그 몽구 사병이 있었고, '저 XX 안 잡고 뭐해'라는 그 사병의 말 한 마디에 목을 잡히고 조끼가 찢어질 정도로 끌려 나왔다"라며 "비탈길이었는데, 자칫 잘못하면 굴러 떨어질 상황이었다"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폭력 속에 방치되면서 가슴에 암적인 존재들이 쌓였다"라며 "그 작자들만 보면 분노가 치밀고 분노조절장애 약을 먹지 못하면 나도 모르게 폭력이 앞서는, 괴물이 돼가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라고 덧붙였다.

임승환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지회 사무차장은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쫓겨나니 너무 억울하다. 노조에 가입한 게 죄라면 안 억울할 텐데 (노조는) 헌법에 보장된 것 아닌가"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번 뿐 아냐, 성추행 사건도 발생"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재벌구속특위' 14일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열린 긴급 보고대회에 참석해 2016년 대표적으로 발생한 현대차의 사적폭력 사례를 발표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재벌구속특위' 14일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열린 긴급 보고대회에 참석해 2016년 대표적으로 발생한 현대차의 사적폭력 사례를 발표했다.
ⓒ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

관련사진보기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3월 30일, 4월 20일, 5월 11일, 5월 18일, 5월 30일, 6월 14일, 8월 17일 등 현대차 울산공장, 양재동 유성기업, 한남동 유성기업에서 벌어진 "2016 대표적인 사적폭력 사례"를 발표했다.

이어 "집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800~1000명 가량의 용역 경비와 관리자들이 (노조원들을) 에워싸 집회대오 전체를 폭력적으로 끌어내 정문 밖으로 내동댕이치는 일이 반복됐다"라며 "여성노동자들은 남성 용역 경비들에 의해 폭력적으로 사지가 들려 나오는 일이 생겼으며, 급기야 성추행까지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일상적 폭력은 노동자의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을 해친다"라며 "이는 노동법과 형법에 위반되는 폭력이며, 노동자의 권리를 제약하는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또 "(재벌이) 경비인력의 해야 할 업무 범위를 넘어선 폭력을 용인하면서 폭력을 고용하는 체제를 완성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공장 내 민주주의나 합리적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지고, 노동자를 굴종적 자세로 길들여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상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현대차의 폭력은 일상화 돼 있다. 이들의 폭력이 경비업법, 집시법, 노조법, 형법을 위반하고 있음은 명백하다"라며 "그동안 피해자들의 고소·고발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형사처벌은 없었다. 이들의 폭력행위를 묵인하는 공권력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이번 국회에서 벌어진 폭력사건을 계기로 '현대차가 하면 불법도 합법이 된다'는 어처구니 없는 불문율을 깨뜨려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열렸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가 지난 6일 국회에서 벌어진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열렸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가 지난 6일 국회에서 벌어진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태그:#현대차, #국회, #청문회, #정몽구
댓글8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