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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머리를 쓸어올리고 있다.
▲ 청문회 증인석에 앉은 우병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머리를 쓸어올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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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의 '나는 모르쇠' 전략이 새로운 증인의 등장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 전 수석은 22일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아래 국조특위)' 5차 청문회 내내 최순실·차은택의 존재를 줄곧 부인했다.

그러나 그의 증언은 참고인으로 나온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의 폭로로 뒤집어졌다. 노 전 부장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차씨에게 법률 자문인을 소개시켜줬고, 이 같은 사실은 고영태 더블루K이사에게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선 차씨와 최순실씨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먼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 전 수석에게 "2014년 6월, 최순실이 차은택을 데리고 기흥컨트리클럽에서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씨와 골프를 친 바 있다"면서 "그리고 최씨가 장모에게 차은택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게 무슨 뜻이겠나"라고 물었다. 지난달 28일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 또한 기자회견에서 최씨가 차씨와 함께 골프장에서 우 전 수석의 장모를 만나 차씨의 뒤를 부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승일 전 부장 "우병우, 최순실 차은택 알고 있을 것"

우 전 수석은 이 질문에 "저는 차은택을 모른다"라고 잘라 말했다. 우 전 수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손 의원은 노승일 전 부장을 불렀다. 아래는 그들의 질문과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손혜원] "우병우 전 수석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한다. 정말 모르겠나."
[노승일] "진실은 국민이 알 것이다."
[손혜원] "알고 있는 게 있다면 말해봐라."
[노승일] "너무 파장이 클 것 같다."
[손혜원] "제가 보호해드리겠다."
[노승일] "저도 들은 내용이다. 차은택씨의 법적 조력자가 김기동 검사라고 했다. 우병우 수석이 그 사람을 (차은택한테) 소개해줬다고 한다."
[손혜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약속한 듯 최순실을 모른다고 한다. 우 전 수석은 차은택도 모른단다. 여러분이 평생 눈 똑바로 들고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차은택과 최순실을 모른다는 우병우. 이 사실로 그의 모든 민낯이 나왔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오른쪽)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 정동춘 이사장, 박헌영 과장.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오른쪽)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 정동춘 이사장, 박헌영 과장.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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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부장이 언급한 김기동 검사장은 지난달 11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언급한 검찰 내 '우병우 사단' 중 한 사람이다. 박 의원은 청문회 자리에서도 "조금 전 김기동 검사장 이야기가 나왔는데, 현재 부패방지특별수사단장으로 대표적인 우병우 사단 중 한 명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검사장은 법조 출입기자단에게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이며 공직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올해 3월 말 차은택과 고교 동기인 후배 검사가 차씨와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 우연히 동석해 밥값을 내주고 명함을 주고받은 게 전부며, 그 외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며 차씨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우병우 "내가 차은택에 명함줬다는 보도는 오보"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노 전 부장을 참고인에서 증인 자격으로 전환을 신청해 질의를 이어갔다.

증인석으로 옮겨 앉은 노 전 부장은 "(증언은) 고영태에게 들었다"면서 "고영태도 이성한 전 미르재단 이사장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렇게 들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순실씨의 과거 측근들을 통해 우 전 수석의 장모와 최순실씨의 관계를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우 전 수석은 최순실을 잘 안다고 볼 수 있겠나"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노 전 부장의 증언에 우 전 수석은 당황한 듯 다급히 "하나씩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는 "최순실을 모르고, 김기동 검사를 소개한 적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 전 수석은 "차은택이든 김기동이든 이곳에 불러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우 전 수석은 차씨가 자신의 명함을 가지고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명함을 준 적도, 만난 적도 없다"면서 "그 언론보도는 차은택씨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와전으로 나온 오보다"라고 부인했다.

지난 6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게이트'가 열리기 전, 차씨가 재단의 방만한 경영을 걱정하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게 우 전 수석의 명함을 꺼내 보여주며 "우리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노승일, #우병우, #최순실, #청문회,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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