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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오후 4시 15분]

"나는 돈도 필요 없다. 일본이 참말로 사죄만 한다쿠모 나는 편히 눈을 감고 갈 수 있을 것이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수 있것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의 외침이다. 이렇게 외친 김 할머니는 올해로 100세를 맞는다. 할머니는 1918년 태어났으니, 우리 나이로 치면 100세를 맞은 것이다.

김 할머니는 생존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두 번째 최고령이고, 경남 최고령이다. 우리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는 지난해 말에 1명이 신규로 등록해 239명으로 늘어났고, 이들 가운데 생존자는 40명(국내 38명, 국외 2명)이다. 최고령 생존자는 102세로 알려졌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의 '100세 생신 축하연'이 오는 14일 통영노인전문병원에서 열린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의 '100세 생신 축하연'이 오는 14일 통영노인전문병원에서 열린다.
ⓒ 송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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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할머니는 1937년 나이 18살 때 고향 통영에서 중국으로 끌려갔다. 할머니는 중국, 대만, 필리핀 등에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경남도교육청은 2013년 할머니의 일대기를 담은 자료집 <나를 잊지 마세요>를 펴냈다.

할머니는 월세로 살면서 보조금 등을 아껴 모은 돈으로 장학금을 내놓기도 했다. 할머니는 통영지역 여고생들을 위해 장학금 2000만 원을 내놓았고, 지난해에는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민간국제모금운동에 100만 원을 내기도 했다.

김복득 할머니는 2015년 12월 28일 한국과 일본 정부가 했던 '위안부 합의'에 반대하고 있다. 할머니는 법원에 한국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12명 원고에 참여했다.

송도자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대표는 "여성가족부와 화해치유재단에서 몇 차례 할머니를 찾아와 기금 수령을 요구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할머니께서는 절대로 기금을 받을 수 없다고 했고, 일본의 사죄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복득 할머니 100세 생신 축하연'이 열린다. 통영거제시민모임과 '시흥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가 오는 14일 오후 2시 경남도립 통영노인전문병원 지하강당에서 축하연을 열기로 한 것이다.

할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아 요즘 통영노인전문병원에 입원해 있다. 송도자 대표는 "할머니께서는 낮에는 정신이 맑다가도 밤이 되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거제시민모임은 "할머니께서는 모진 시간을 감내하며 살아내 온 세월이 80년이나 되었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성 인권과 평화의 거울이 되어 주시는 김복득 할머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국내 수많은 집회와 언론 인터뷰, 나아가 일본 나고야, 오사카 증언집회를 통해 할머니는 자신의 짓밟힌 존엄과 행복을 서투르지만 간절한 목소리로 예의 바르게 외쳐왔다"고 했다.

이어 "작금의 아베를 비롯한 전쟁범죄의 후예들이 연일 쏟아내는 망언과 망동에 감히 비할 바가 못 된다"며 "과거로의 회귀를 시도하는 일본 극우세력들이 눈과 귀가 있다면, 양심이 있다면 보고 배워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이들은 "김복득 할머니의 외침에, 이제 우리가 어떻게 답을 할 것인가"라며 "이 자리에서 답하려 하고, 감사드리려 하며, 다짐하려고 한다. 많은 '나'가 모여 축하와 함께 할머니와 하나 되는 자리로 마련하고자 한다"고 했다.

축하연은 1부 '할머니 걸어온 길 영상 상영', '헌주․절', '생신축하 합창', '꽃다발 증정', '축시', '축사', '축하연주(이은국 플롯)', 선물 전달의 기념마당에 이어, 2부 통영고 풍물패 '추임새', 통영여고 청소년정치외교연합 동아리, 민중가수 임정득,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페루공동체, '고승하와 여고시절' 등의 축하마당 순으로 진행된다.


태그:#김복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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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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