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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전남 목포 목포신항에 세월호가 거치된 화이트마린호 위에서 인부들이 펄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1일 오후 전남 목포 목포신항에 세월호가 거치된 화이트마린호 위에서 인부들이 펄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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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한 지 사흘째인 2일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서 발견된 뼈 9점이 또 동물 뼈로 확인됐다. 유골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을 일단 부르고 보는 해양수산부의 행태에 불만이 쏟아졌다. 

해수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펄 제거 작업 준비 중 뼛조각 9점과 유류품이 발견됐다. 해수부는 "8시쯤 검사 입회 하에 국과수 3명과 해경 신원확인팀 6명이 승선해 확인한 결과, 동물 뼈로 추정했고 9시 30분쯤 광주지검 목포지청 담당 검사가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대표에게 뼈가 수습된 과정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같이 뼈가 나올 때마다 일단 부르고 보는 식의 과정이  "(미수습자 가족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게 미수습자 가족의 입장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의 대변인격인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전 취재진을 만나 "상주하는 국과수 직원이 동물 뼈라고 확신했으면 다 불러 모아놓고 하지 말고 가족 대표에게 '확인한 결과 동물 뼈입니다'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가보니 (뼈가 들어가 있는) 박스를 갖다놨더라. 해수부 직원이랑 검사, 국과수 직원이 엄숙하게 있길래 뭐가 진짜 나온 줄 알았다"며 "가족들도 화장실 갔다가, 세수하다가 뛰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다 모이니) '하겠습니다'하고 뚜껑을 열었는데, 돼지 뼈로 추정되는 9개 뼈가 5시에 발견됐고 이후 확인했는데 '동물 뼈로 추정됐습니다'하고 끝이었다"고 얘기했다.

"사람 세 번, 네번 죽이는 일... 너무 힘들다"

세월호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부모 허흥환(오른쪽)씨와 박은미씨가 1일 오전 전남 목포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를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가고 있다.
 세월호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부모 허흥환(오른쪽)씨와 박은미씨가 1일 오전 전남 목포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를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가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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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앞으로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겠죠"라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28일 '동물 뼈' 소동이 있었을 때도 해수부는 확인작업 전 "미수습자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미수습자 가족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당시엔 국과수 직원이 인양 현장에 상주하지 않아 유골 여부 확인이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국과수 직원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졌다. 이제 신속한 판별이 가능해졌음에도 해수부가 가족들에게  통보하는 방식은 그대로이고, 동물 뼈가 나왔는데 미수습자 가족들이 다시 마음을 졸이고 오열하는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양 위원장은 해수부의 행태가 "사람을 세 번, 네 번 죽이는 거다"라며 "하루에도 수십 번 왔다갔다하고, 기대하고 또 쓰러지고. 계속 그럴 거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양위원장은 "물론 (확인하는 건) 필요하지만 먼저 동물 뼈로 확인했다면 배려가 좀 필요하다"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너무 일방적으로 발표하지 말라. 너무 힘들다"고 해수부에 촉구했다.


태그:#미수습자, #뼈, #유골, #해수부,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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