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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3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대공연장에서 방송인 김제동씨와 함께 청소년 만민공동회가 열리고 있다.
 세월호 3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대공연장에서 방송인 김제동씨와 함께 청소년 만민공동회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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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 그의 유머나 재치보다 배려가 더 돋보인 자리였다. 청소년들은 그의 배려에 힘입어 거침없이 발언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청소년들이 하는 거침없는 발언을 경청할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16일 오전 11시 세월호 합동 분향소가 있는 안산 화랑유원지 대공연장에서 '김제동과 함께! 전국 청소년 만민 공동회'가 열렸다. 시민,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여해 방송인 김제동과 이야기를 나눴다.

김제동씨가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요청하자 김예찬 학생(고2)이 '세월호 참사는 톱니바퀴'라고 말했다. 부정부패가 시계(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톱니바퀴를 멈추게 해 결국 시계를 멈추게 했다는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그 학생은 "명심하세요, 톱니바퀴가 시계를 멈춘다는 사실!"이라며 발언을 마쳤다. 방송인 김제동은 곧바로 이 학생의 발언을 짧게 요약해 참가자들의 머리를 편하게 해 주었다.

이어 이세은 학생(고2)은 세월호를 주사위에 비유했다. 세월호에 주사위처럼 다양한 면이, 즉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말이다. 이 학생은 이어 "그 다양한 이야기를 알고 싶어서 이곳에 왔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더 노력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 학생 말을 경청한 김제동씨는 "갑자기 한 발언 같은데, 참, 말 잘했다"라고 칭찬했다. 수줍어서 중간중간 말이 끊긴 것에 대한 '배려'였다. 칭찬을 듣고 수줍음이 사라졌는지  이세은 학생은 "참, 잘 생기셨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객석에서 웃음과 함께 박수가 터졌다.

"살 만한 나라가 되려면 기억해야 한다"

이세은 학생에 이어 천영돈 학생(고2)이 "세월호는 내 이야기"라며 자기 고백적 발언을 했다. 참사가 일어난 중2 때 잠깐 슬퍼하고 그 뒤로는 남의 일로 기억했다는 고백이었다. 천영돈 학생은 이어 "그러다가 세월호 추모곡 등을 들으면 눈물이 나기도 했다. 그러면서 슬픔, 아픔 제대로 기억하지 않은 것에 부끄러운 마음이 일었다. 살 만한 나라 되려면 기억해야 한다"라며 말을 마쳤다.

서예원 학생은 "언니가 당시 고 2였는데, 거기에(세월호)에 언니가 타고 있지 않아 다행스러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희생자 등에게) 참 미안했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러자 김제동씨는 "(누구나)그런 생각 들 수 있다. 괜찮다. 이런 이야기 툭 터놓고 하기 어려운데, 이야기 해줘서 고맙다"는 말로 서예원 학생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이진훈 학생(고2)은 "세월호 참사는 시간이 흐를수록 비극"이라고 말했다. 참사 당시 세월호가 나왔으면 더 많이 구출했을 텐데, 이제야 나온 게 비극이라는 의미였는데, 긴장해서 그런지 무척 더듬거리는 말투였다. 이 학생은 "제가 말주변이 참 없다"라고 덧붙이며 말을 마쳤다.

그러자 방송인 김제동은 "말 주변 없다는 것, 잘 못 알고 있다. 말주변 참 좋다. 자기 이야기를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라고 격려했다. 이 격려에 힘을 얻었는지 학생들은 서로 발언을 하겠다며 다투어 손을 들어, 만민 공동회 분위기가 한껏 달아 올랐다.

방송인 김제동의 '학생 기 살리는 배려사회'의 정점은 자신의 가정사 고백이었다. 한 학생이 그리 화목하지 않은 가족 이야기를 하자 개그맨 김제동은 '자신의 부모가 이혼한 이야기'를 해 주는 것으로 그 학생을 위로했다.


태그:#세월호, #김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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