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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취소 선언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취소 선언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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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쿠바의 국교정상화 협상을 취소하고 일부 제재를 복원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쿠바계 망명자의 '요람' 마이애미 리틀 아바나에서 공식 연설을 통해 미국의 새로운 쿠바 정책을 공개하며 "지난 정부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맺은 쿠바와의 협상을 취소한다"라고 발표했다.

그는 "미국은 쿠바의 압제자(oppressors)를 공식적으로 거부한다"라며 "미국은 카스트로 정권의 범죄를 낱낱이 밝혀내고,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쿠바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스트로 정권은 북한에 무기를 수출하고, 베네수엘라의 정국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라며 "무고한 정치범을 투옥하고, 테러리스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소했던 쿠바와의 금융거래 및 개별여행 제한 등 일부 제재를 복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인이 쿠바 여행을 가려면 미국 기업이 운영하는 단체 여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국교정상화에 따라 지난해 쿠바를 방문한 미국인 관광객은 13만 7000명으로 전년 대비 80%나 폭증했으나, 제재 부활에 따라 관광 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쿠바 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자금이 쿠바의 군부 정권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겠다며 쿠바 군부 또는 정보 당국과 연계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과의 금융 거래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정치범 석방·언론 자유·공정 선거' 조건으로 내걸어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가 정치범을 전원 석방하고,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모든 정당이 합법화되어 국제사회의 감시 하에 공정한 선거를 치를 때까지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열고 54년만에 단교를 끝내고 국교정상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내용이 미국에 불리하다며 이를 취소하겠다고 대선 공약으로 밝힌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과 달리 모든 합의 내용을 뒤집지는 않았다.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계속 운영하고, 양국을 오가는 정기 항공편과 크루즈도 유지하기로 했다.

쿠바 정부는 국영방송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적대적 수사법으로 가득 차 있으며, 쿠바에 대한 제재 부활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미국과) 정중한 대화와 협력을 계속하고 싶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라고 밝혔다.


태그:#도널드 트럼프, #미국, #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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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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