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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오 멤버들의 프로필 사진이다.
▲ 래디오의 프로필 사진 레디오 멤버들의 프로필 사진이다.
ⓒ 래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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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블랙리스트 올라간 것 아세요? 제가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죠."

한 인디 밴드의 공연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와 만나기 위해 지난 4일 대백프라자 정문 앞에 위치한 한 연습장을 찾았다.

비교적 한산한 곳이기는 하지만 최근에 지하철 3호선이 들어서면서 교통편이 편리해진 한 건물 지하. 이곳에선 마지막 연습을 하기 위해 모여든 직장인들이 기타를 매고 연습에 한창이다.

기타 튜닝을 하고, 악보를 나눠주며 서로가 맡은 파트를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연습 시간이라서 그런지 모두가 편한 복장으로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그들의 눈빛엔 열의가 가득 차 있었다.

"어, 어떻게 오셨죠?
"제가 바로 김용한입니다."
"아, 그렇군요."

"제가 맡은 곡은 3곡인데 이 정도 연습하면 되겠죠?" -조건호

이 인디 밴드의 맏형이자 리더인 오규철(무대연출가)씨가 "너는 카포 끼니깐 소리가 좀 다르게 나는 거 같지 않니?"라며 꼼꼼하게 장비와 소리를 점검한다.

허겁지겁 연습장에 나타난 객원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조건호(밴드 아프리카 멤버)씨가 들어와서 자신이 맡은 파트를 소화해 내고 급하게 연습장을 빠져 나간다.

"제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을 아시나요? 네이버 검색 밖에 안했는데... 충격 받았죠."
▲ 블랙리스트에 오른 오규철 리더 "제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을 아시나요? 네이버 검색 밖에 안했는데... 충격 받았죠."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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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오규철 리더와 나눈 인터뷰의 1문 1답이다.

- 팀에 대해 소개해 달라.
"그냥 음악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끼리 팀명을 라디오라고 했는데 네이버 검색하니깐 19만 번째 넘어설 정도로 검색이 안되서 급구 이름을 래디오로 고집하는 거죠."

- 이번에 쇼케이스를 하게 된 것은?
"계속 남에 공연만 만들다보니 제 것을 못하니깐 5년 전에 2집(1998년) 만들면서 거의 20년 가까이서 다시 음악하기로 마음을 먹은 거죠."

- 팀 구성은 어떠한가?
"각자 직장 생활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려니 힘든 부분이 많죠. 베이스(이상효) 치과 원무과장, 드럼(이현목 공연장 음향감독, 기타(박창기)는 음악학원을 하고 있습니다."

- 이번 쇼케이스에 담은 내용은 무엇인가?
"제가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거 아세요? 제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죠. 대구 50여 분 중에 제가 포함된 것을 아무리 생각해도 네이버 검색한 것 밖에 없는데...(지지선언, 세월호 당시 농성, 집회한 것도 있기는 하지만... 찍힌 것 같죠?)"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세상을 바꿔보자는 취지로 지난 4월부터 작업을 꾸준히 해온 것인데 5월 장미대선이 치러지는 바람에 핀트(타이밍)가 잘 안 맞은 거죠. 10월에 대선을 치렀으면 대박났을텐데 말이죠(웃음). 최순실이 웬수죠."

"최근에는 가요계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메시지와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요."

- 쇼케이스를 열게 된 이유는?
"기존 미디어, TV, 예능을 하지 않고는 우리를 알릴 미디어 환경이 너무 불만스럽고, 그러다보니 젊은 친구들이 다른 좋은 음악이 있음에도 너무 편중된 음악만 치우친다는 것이 안타깝죠. 우리가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거죠."

- 래디오(그대들은) 주류인가? 아니면 비주류?
"당연 우리는 비주류겠죠. 그렇다고 트랜드인 음악을 쫓아서 해야 하나? 그렇게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사회 경제논리로 보면 미친 놈이라고 들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고, 취미로 한다고 보면 한편으론 행복하죠. 그러나, 직장 일을 하면서 음악을 하려니 이 또한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랫만에 의기투합하여 모인 래디오 밴드가 직장을 마친 후 밤 늦께 모여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 레디오의 연습광경 오랫만에 의기투합하여 모인 래디오 밴드가 직장을 마친 후 밤 늦께 모여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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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쇼케이스는 4명의 멤버들이 스스로 음악을 편곡, 작곡, 녹음, 믹싱까지 도맡아서 작업을 하였으며 홍보까지 담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들의 노래가 불려질 것을 열망하며 오늘도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세월호의 이야기와 정권교체의 열망을 담은 4집 앨범 'Remember'에는 'When I'm Gone'과 '내가 꿈꾸는 세상', '하루' 등 10곡이 소개된다.

래디오(https://www.facebook.com/BandRadio2/)의 쇼케이스 공연은 7월8일 19시 창공홀(대구음악창작소 내)에서 열리며, 전석 초대로 이루어진다.


태그:#래디오, #인디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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