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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측이 155원 인상안을 제시하며 11년만에 나온 인상안이라고 자랑했다는 소식에 분노가 치솟았다. 이전부터 대기업 임원들은 연봉이 배로 오르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데 말단 직원들은 최저임금 왔다 갔다 하는 임금을 받거나 심지어 그마저 못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불만이 많이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더 화가 났다."

'인디뮤지션'들이 분노하고 있다. 최저임금(시급) '1만원'은커녕, 사용자측이 155원 인상안을 내놓았다는 소식에, 부산지역 인디뮤지션들이 "최저임금 1만원을 바라는 선언"을 한 것이다.

윤석현(밴드 브록스)씨를 비롯한 개인 68명(32개팀)이 13일 저녁까지 참가자 명단을 받아, 14일 '최저임금 1만원을 바라는 부산지역 인디뮤지션 선언 참가자 일동'이란 이름으로 입장을 냈다.

윤석현씨는 "인디뮤지션들도 최저임금과 관련이 깊다. 음악을 전업으로 하기엔 매우 힘든 사회이기에 대부분 직장을 다니거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먹고 사는 것뿐만 아니라 공연을 보러 와주는 관객들의 티켓비용 부담도 덜어준다"고 했다.

그는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되면 소상공인들이 몰락한다고 얘기하는데 다 핑계다"며 "소상공인들을 힘들게 하는 장본인들은 바로 대기업과 재벌들이다. 대기업과 재벌들의 소상공인, 노동자 착취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인디뮤지션들은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측의 '155원 인상안'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최저임금위원회는 국민의 뜻대로 최저임금 1만원을 당장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선언 전문.

최저임금 1만원을 바라는 부산지역 인디뮤지션 선언

지난 촛불항쟁에서 국민들과 함께 외친 '최저임금 1만원' 구호를 기억한다. 그것은 박근혜 탄핵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자하는 우리의 열망이었다.

'최저임금 1만원'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본적인 임금이다. 최저임금제도는 국가가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가 그 이상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다. 노동자들이 자신이 번 돈을 가지고 충분히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하지만 2017년 최저임금 6470원으로 우리가 충분히 생활할 수 있나? 아니, 너무도 부족하다. 심지어 이 최저임금마저 제대로 못 받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최저임금은 우리 생활과 직결된 문제다. 이것은 지난 대선에서 후보들이 너도나도 최저임금 인상 공약을 들고 나온 것에서 잘 드러난다. 국민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6월 29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위원 9인은 '155원 인상안'을 제출하며 11년만에 나온 인상안이라 자랑했다. 이러한 기만적인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 재벌, 대기업을 대변하는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 1만원이 되면 지불능력 없는 중소영세 사업자들이 몰락하게 된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골목상권을 장악하고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몰락을 재촉하는 것은 대기업, 재벌이다. 정말 뻔뻔하다. 재벌들이 쌓아놓은 사내유보금을 조금만 풀어도 당장 최저임금 1만원이 가능하다.

우리 뮤지션들도 노동의 대가로 먹고 살고 그 토대로 예술 활동을 한다. 최저임금이 최저임금답게 정해지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서 문화도 더욱 꽃피울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측의 '155원 인상안'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국민의 뜻대로 최저임금 1만원을 당장 실현하라.

2. 재벌세력은 사회적 양극화의 책임을 통감하고, 올바르고 공정한 사회분배를 위해 사내유보금을 출연하라.

3. 문재인 정부는 최선의 노력 기울여 '최저임금 1만원' 실현에 앞장서라. 또한, 소득재분배를 비롯한 경제적 조치를 통해 문화가 꽃필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마련하라.

우리는 우리의 요구가 받아질 때까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시민들과 함께 연대 할 것이다. 음악은 항상 자유롭고 고귀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그 뜻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을 바라는 부산지역 인디뮤지션 선언 참가자 일동.

최저임금 1만원을 바라는 부산지역 인디뮤지션 선언 참가자.
 최저임금 1만원을 바라는 부산지역 인디뮤지션 선언 참가자.
ⓒ 밴드 브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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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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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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