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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피해자 가족이 대화하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피해자 가족이 대화하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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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울음바다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울음이 섞여 말을 잇기도 어려울 정도로 쌓아온 마음의 한을 풀어놓았다. 이들 앞에서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서 가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6년 만의 일이다. 지난 8일 간담회에 참석해 이 상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피해자분들이 6년 동안 싸워왔는데 대통령의 사과가 그 분들에게는 그동안 해온 것의 보람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피해자분들 얘기를 들으며 문 대통령 눈도 벌겋게 됐다"라고 전했다.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을 지낸 우 원내대표에게도 문 대통령의 사과는 의미가 남달랐다. 그는 "특별법도 만들고 옥시 사과도 받았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진심으로 사과하는 걸 보니 나도 감개무량했다"라며 "이제 다시 시작한다, 새출발이라는 생각"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 시작은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것이다. 그는 "개정안에 도산한 기업에 대해서 국가가 (피해자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서 넣어야 하고, (배상을 위한) 소멸시효를 연장해서 구제에서 빠지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하고, 가해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둬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향해서도 "피해자분들이 힘을 모아 지금까지 문제제기를 해왔기 때문에 이런 성과가 있었다"라며 "하루 이틀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기운 잃지 말고 사회적으로 계속 문제제기해주면 고맙겠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이은영 '너나우리' 공동대표를 만나 위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이은영 '너나우리' 공동대표를 만나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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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9일 우 원내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의 간담회, 시작부터 울음바다가 된 거 같더라.
"그랬다. 한 사람 한 사람 사연이 모두 눈물 흘리지 않고서는 들을 수 없다. 그동안 피해자 분들이 너무나 힘들었다. 피해자 분들이 끊임없이 정부에 사과를 요구해왔는데 전혀 사과가 없었지 않나. 그러다가 대통령을 직접 만나니, 만나자마자 피해자분들이 우시더라." 

-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위 위원장을 지냈다. 대통령의 사과에 남다른 소회가 있을 거 같다.
"피해자들은 정말 피가 마르고 육신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었다. 이 일이 1994년부터 시작해서 23년, 원인이 드러난 2001년 이후 6년 동안 싸워왔는데 대통령의 사과가 그 분들한테는 그동안 해 온 것의 보람으로 느껴졌을 거다. 나도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으로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영국에 직접 가서 옥시 사과도 받고 특별법을 만들어서 나름 성과는 있었지만...정작 정부의 사과도 없었고 특별법 내용도 부족하고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진심으로 사과하는 걸 보니 나도 감개무량하다. 이제 다시 시작한다, 새출발이다 그런 생각이다."

- 문 대통령과 피해자분들은 주로 어떤 얘기를 나눴나.
"문 대통령은 피해 발생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고 의학적 조사와 판정에 대해 제대로 역학 조사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엽제만 봐도 몸에 수없이 많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피해 인정 기준이) 폐섬유화만으로 한정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의학적으로 적극적 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4단계 피해자 한테도 최대한 피해보상이 갈 수 있게 하고 긴급한 의료 지원에 대해 폭넓게 대책 마련해야 한다 등등의 말을 했다. 피해자분들은 각자의 사연에 대해 얘기하고 요구사항을 정리해서 말했다."

-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사실 진상규명 작업이 다 안 됐다. 아직도 의문이 남는다. 왜 가습기 살균제 역학조사가 제대로 안 됐을까. 왜 검찰이 조사를 하다가 잠정 중단했을까. 영국 옥시 본사 연구원들이 명백하게 은폐한 의혹이 있는데 이걸 왜 제대로 소환조사 하지 못했을까.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 감사원이 감사 하긴 했지만 제대로 안 됐다고 본다. 그런 점들이 미진하다. 진상조사를 더 해야 하는 부분이 남아있다.

오늘부터 시행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에도 몇 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 도산한 기업에 대해서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서 넣어야 하고, (배상을 위한) 소멸시효를 연장해서 구제에서 빠지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하고, 가해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둬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조만간 이런 내용을 담아서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다."

- 지난 달 법원은 신현우 옥시 전 대표에 징역 6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 처벌수위가 낮아졌다.
"이런 문제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더 울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재판부의 판단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 피해자 분들에게 한 마디 남기자면. 
"피해자분들이 힘을 모아서 지금까지 문제제기 해왔기 때문에 이런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루이틀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분들이 잘 단결하고 힘도 모아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도 하고 싸워 나가야 이 문제들이 더 좋은 방향에서 해결될 수 있다. 기운 잃지 말고 사회적으로 계속 문제제기해주면 고맙겠다."


태그:#가습기살균제, #우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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