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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직원 108명이 방송법 위반 등 혐의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직원 108명이 방송법 위반 등 혐의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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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직원 100여 명이 '블랙리스트' 지시 의혹을 받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고소했다. 동시에 관련자 사이 '증거인멸' 정황도 포착됐다며 검찰의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김광동·유의선 이사, 김장겸 사장, 권재홍 전 부사장을 부당노동행위 및 방송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앞서 폭로된 방문진 이사회 속기록에서 앵커 자리와 주요 프로그램에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한 장본인들이다. 고소장에는 부당 전보 피해를 호소한 아나운서·기자·피디·디자이너·엔지니어 등 직원 108명이 이름을 올렸다.

"현업으로 돌아가 공익에 복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2012년 170일 파업을 마치고 드라마국에서 비제작부서로 '유배'된 김민식 PD는 고소장 접수 전 연 기자회견에서 도움을 호소했다. 김 PD는 "파업을 마치고 집행부는 회사로부터 탄압을 세게 받더라도 조합원들은 업무에 복귀하길 바랐는데 회사는 조합원 한사람 한사람 등급을 매겨 업무에서 배제했다"면서 "조합원들은 일이 좋아서 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현업으로 돌아가 즐거움을 느끼며 공익에 복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법률 자문을 맡은 신인수 변호사는 같은 자리에서 이번 일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구속시킨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견줄 만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우리 편만 방송을 해야 한다'는 극우적 사상에 기반한 발언이 나왔고, 회의록이라는 공식 문서로 확인됐다"면서 "이 사건은 방송법 위반 뿐 아니라 구성원의 생존권까지 짓밟은 'MBC 블랙리스트'"라고 정의했다.

'증거 인멸'을 우려하며 검찰의 빠른 수사 착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준성 언론노조 MBC본부 교섭쟁의국장은 "전화기와 유심칩을 바꾸는 등 사건 연루자들의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방문진 속기록 공개 바로 전날에는 방문진 사무처장이 김장겸 사장과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을 카톡방에 초대해 대책회의를 하려다 적발됐다"고 주장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검찰이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그간 노동조합이 MBC의 방송법 위반 행위를 수사해달라고 고소·고발 했고, 노조원들을 근거 없이 해고했다는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의 고백도 나왔지만 검찰이 불기소 처분했다"면서 "불법행위를 철저히 수사하고 법대로 처벌해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22일 오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직원 108명이 방송법 위반 등 혐의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22일 오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직원 108명이 방송법 위반 등 혐의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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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6일 언론노조 MBC본부는 방문진 이사들이 노골적으로 조합 소속 직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묻는 MBC 사장 면접 속기록을 입수해 폭로했다.

특히 고영주 이사장은 속기록에서 조합원들을 '유휴 인력' '잔여 인력'이라고 표현하며 '앵커 자리와 중요한 리포트를 맡기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주문했다. 노조 측은 청와대 등 주요 출입처에 조합원이 1명도 배치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블랙리스트'가 실제로 실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방문진은 같은 날 반박 성명을 내고 "속기록 내용은 더 이상 편향된 프로그램 제작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우려와 함께 불편부당한 공정방송으로 가는 방안에 대한 입장을 사장 후보자들에게 듣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국회에 출석해 "MBC가 기자와 PD를 자기 분야와 다른 곳을 배치해 상식 밖의 관리를 한 일이 특별근로감독으로 확인돼 수사중"이라며 "신속하게 수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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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MBC, #고영주, #방문진, #블랙리스트, #김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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