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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근대 문화가 가장 먼저 퍼져서 옛 문화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지역은 바로 광주의 양림동으로 '광주의 몽마르트르'라고 불리는 곳이다. 1904년 외국 선교사가 이곳에 정착해 교육과 의료의 기반을 마련하면서 그렇게 불리게 됐다. 광주에서 잘 알려진 예술가들은 양림동에서 대부분 나왔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 기반에는 근대 유산이 가장 먼저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양림동의 역사
▲ 양림동 양림동의 역사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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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를 이곳에서 보낸 시인 김현승(1913∼1975), 대하소설 <장길산>을 쓴 소설가 황석영, 중국에서 국민 음악가로 불리는 정율성(1914∼1976), 한국인 최초 신학박사 남궁혁, 한센인의 아버지 최흥종, 광주의 큰 부자로 양파정의 주인인 정낙교 등 수많은 인물들이 양림동에서 나왔다.

인물들
▲ 양림동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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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당시 양림동에서는 독립운동이 시작되었는데 선교사들이 사역하던 양림리의 학교의 교사 및 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는 확대되어 광제 만세 운동을 비롯하여 광주학생 항일운동으로 이어졌다.

인물
▲ 양림동 사람들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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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시청률 50%에 육박하는 드라마 <첫사랑>, <맨발의 청춘>,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을 썼던 조소혜를 비롯하여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문용동, 광주의 어머지 조아라씨도 양림동 사람들이다.

양림길
▲ 양림동 거리 양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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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와 예술, 저항운동의 시작점이었던 양림동의 근대 문화유산은 광주시가 2009년부터 많은 예산을 들어 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오래된 흔적들을 보존해나가고 있었다. 현재까지 갖추어진 문학 소공원, 펭귄마을, 근대 사립학교 의료원 기념관, 순교자 기념 공원등이 있고 2018년까지 광주정신문화관과 역사 문학길도 조성 완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고택
▲ 고택입구 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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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은 군산의 근대문화유산 거리나 대구 거리, 강경과 느낌이 다르다. 적산가옥 같은 일제의 흔적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광주 양림동을 기반으로 활동했던 사람들의 흔적이 더 많은 곳이다.

미술관
▲ 미술관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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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에 조성되기 시작한 역사문화골목을 돌아다니다가 보면 소박한 미술관도 나오고 카페 같지 않지만 카페를 표방하며 자연스럽게 사람의 발길을 유도하는 공간들도 있었다.

안의 공간
▲ 미술관 안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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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다 보면 자기 나름의 방식을 소유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간혹 만나게 된다. 예술가들은 스스로 자신의 상을 만드는 사람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기발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차
▲ 한잔의 차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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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미술관은 감상하는 공간으로만 활용되지만 양림동의 작은 미술관들은 자유분방한 상태로 그림이 걸려 있고 그 앞에 앉아서 차를 한잔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공간의 다양성은 주인의 개성에 맞게 시도되어 창출되고 있었다.

더운 여름날 이곳에서 무료로 주는 한잔의 차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카페라서 그런지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만든 곳들이 많지는 않다.

벽화
▲ 벽화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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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공작소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벽화 수준이 일반 벽화마을보다는 남다른 것이 미술을 전공한 사람의 솜씨처럼 보인다. 광주 양림동의 카페는 대구의 그것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대구 사투리와 광주 사투리가 다른 것도 있지만 세련되어 보이는 대구의 동성로의 거리와 달리 광주의 양림동은 소박함이 묻어 있다.

광주가 일본의 교토나 경주같이 1000년의 고도는 아니지만 100년의 시간을 걸어볼 만한 곳이다. 옛날에는 버드나무가 많아서 양림동이나 양림촌으로 불렸던 1899년 이장우 가옥도 있다.

가옥
▲ 이장우가옥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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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가옥은 광주광역시 민속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곳으로 부자동네인 이곳 양림마을에 있는 커다란 고택이다. 이장우 가옥에는 대문간, 곡간채, 행랑채, 사랑채, 안채가 남아 있으며 일제시대를 거친 상류주택의 양식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그중 안채가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다.

고택탐방
▲ 고택탐방 고택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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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한 날에는 맛볼 수 없었지만 이 한옥에서는 전라도 대표 별미인 돼지 애호박 찌개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양림동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하는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총 26억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사업비를 시행하는 남구 관광청과 현지의 주요 예술가·문화활동가들과의 마찰로 인해 해당 사업에서 이탈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거리
▲ 양림동 거리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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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화유산을 기반으로 한 여행 거점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광주 양림동만의 특색을 가질 수 있어야 차별성이 있고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차별성 있는 기억을 남길 수 있다. 동성로, 북성로로 둘러싸인 대구의 근대문화유산은 광주의 양림동보다 규모에서는 훨씬 크다. 작은 규모라도 알차고 차별성 있게 조성할 필요가 있다.

거닐기
▲ 거닐기 거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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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을 거닐면서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도시 문화 수준을 알려주는 척도라고 볼 수 있는 서점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색 있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수많은 도시들에는 그만의 서점이 있고 일본 같은 경우 책의 아날로그적 감각을 가진 서점들이 즐비하다. 분위기 있는 카페에는 신경을 쓰면서 아날로그 감성이 있는 서점에는 인색한 것이 한국이다.

효자비
▲ 효자비 효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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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일본의 작은 마을에서 옛 흔적을 만난 느낌이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돌문은 신사의 입구에 세워져 있는 토라이를 보는 것 같다. 이 곳은 광주 정씨 정엄 선생의 효자비와 충견상이 자리하고 있다.

광주 남구 평화의 소녀상도 양림동에 있다

교회
▲ 오래된 교회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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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은 기독교 문화유산을 빼놓고 말할 수는 없는 곳이다. 광주의 기독교 발상지이기도 하며 복음의 성지라고 알려진 양림동의 양림길에는 선교사들의 이름을 따 '브라운 길' '세핑 길' '유진 벨 길' 등으로 명명되어 있다.

유산
▲ 문화유산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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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지역 최초 선교사였던 유진 벨이 선교 거점으로 삼았던 양림동에는 야외 선교 박물관과 오래된 교회, 터티스 메모리얼 홀과 호남신학대 캠퍼스 언덕에는 선교사들의 묘원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소녀상
▲ 소녀상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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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구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에 저항을 했던 저항운동의 구심지였던 양림동에 자리하게 되었다. 이곳의 소녀상은 다른 지역과 조금 다르다. 이옥선 할머니를 선정하여 꽃다운 16세의 소녀시절과 92세의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고 한다. 과거의 소녀와 현재의 할머니가 한 장소에 있음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서로 분리될 수 없고 연결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마을입구
▲ 펭귄마을 마을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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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 여행길의 종착역에는 펭귄 마을이 있다. 뒤뚱뒤뚱 걷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불려진 펭귄 마을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곳으로 최근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최근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면서 이 지역 주민들도 젠트리피케이션(임차료가 올라 기존 업주나 원주민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었다.

​양림동 주민 복지센터 (예전 동사무소) 주변 반경 500미터 내에는 생활하다가 버린 재활용품을 소재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각종 쓰레기를 모아 전시한 것을 정크아트 (쓰레기 예술)이라고 부른다.

작품
▲ 예술작품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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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은 펭귄마을을 콘셉트로 매월 1회 심사를 통해 월 장원을 선발하고 연말에 결선 대회를 열어 '양림 펭귄 스타'를 뽑는다. 단순히 둘러보고 가는 곳이 아니라 머물게 하기 위해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에 버스킹 거리공연을 진행하고 오웬 기념각에서는 타악과 성악, 밴드, 연극을 융복합한 드라마틱 퓨전 콘서트 '스텔라 ; STELLA '를 열기도 하며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웃들
▲ 펭귄마을 이웃들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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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양림동은 아직까지 모든 형태를 갖추고 있는 여행지는 아니다. 아직도 여러 방식으로 시도하고 있고 시민과 관광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양림동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이 태그로 #놀랍다 #재미있다 #다시 와야지 라고 언제까지나 쓰게 되길 기대해본다.



태그:#광주여행, #광주양림동, #양림동거리, #양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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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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