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박경석 외)는 2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면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는 "지금 장애인들은 버스 타고 고향에 가는 것이, 성묘 가는 것이 그림의 떡"이라며 "많은 장애인들이 부모님과 가족에게 가고 싶고 (성묘에 가) 풀이라도 뜯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 추석마다 우리는 가슴 아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명호 경기아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그의 뒤를 이어 발언했다. 정 소장은 "장애인 중 다수는 후천적 장애인이다. 나도 그 중 하나"라며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았다.
정 소장은 "2011년 다이빙을 잘못 해 장애인이 되었다. 다친 부위 아래로는 전혀 감각을 발휘할 수 없었다. 집에서 나오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막상 나와서 보니 내가 가고자 하는 지역에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없었다"며 "집 앞에 버스는 많은데 탈 수 없는 버스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들이 어떤 것을 더 사치스럽게 이용하도록 요구하는 게 아니다. 기본적인 생존권 확보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날 문애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김 장관에게 5가지를 요구했다.
문 활동가는 "저상버스가 최근 개폐되고 있는데 교체되는 버스는 일반버스다. 한 해에 얼마나 많은 저상버스가 개폐되고 있는지, 일반버스와 저상버스가 얼마나 교체되고 있는지 국토부는 이러한 현황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있다"며 "저상버스는 다시 저상버스로 교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올해로 장애인 시외이동버스타기 운동이 5년째다. 국토부는 해마다 16억 원을 기획재정부에 올리고 있는데 기획재정부가 이를 통과시키고 있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의지가 있는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얼마나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달라"고 말했다.
장애인 콜택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문 활동가는 "장애인 콜택시의 운영주체가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어떤 지역은 장애인 단체가 운영을 하고 있고, 어떤 지역은 운송업체가, 어떤 지역은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콜택시를 지자체가 직접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등 책임성을 강화하는 수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문 활동가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05년에 제정된 법이라 현재의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국회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의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또 "현재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는 기준은 장애 1~2등급이다. 등급제가 개편됨에 따라 앞으로 이용자 수는 2배 더 늘어날 계획"이라며 "아직까지도 많게는 5시간, 빨라도 1~2시간 정도 대기를 한다. 등급제가 개편됨에 따라 이용자 수도 늘어날 텐데 현재 국토교통부는 장애인 콜택시 사용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 빠르게 대책을 논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동권은 모두의 권리다.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