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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일주일 앞둔 28일 홍성의 한 마트에서 직원들이 선물용 과일을 포장하고 있다.
 추석을 일주일 앞둔 28일 홍성의 한 마트에서 직원들이 선물용 과일을 포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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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최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벌써부터 마트와 전통시장은 명절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도 북적인다. 그러나 작년 9월 말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자영업자와 농어민 그리고 축산인들의 한숨소리 또한 적지 않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경기가 안 좋을 때라도 명절이 되면 반짝 경기가 살아나곤 했다. 그러나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승진, 영전을 축하하는 화분을 판매하는 꽃집과 고기 등을 판매하는 자영업자의 매출이 반으로 주는 등 타격을 많이 받는다는 내용들이 언론 등을 통해서 많이 보도되기도 했다.(관련기사: 졸업 시즌에 한숨 쉬는 화원..."꽃 장사 예전만 못해유")

'김영란법'에 따르면 업무관련성이 있는 사람에게 돈이 아닌 선물을 주는 것도 법에 저촉돼 처벌 대상이 된다. 그 기준은 식사 기준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필자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1년 그리고 처음 맞이하는 추석은 어떤 모습일지 살펴보기로 했다.

대체적으로 추석 선물용품으로는 사과, 배등 과일과 소고기와 육류, 생활용품선물세트가 대부분이다.홍성의 한 마트 육류코너에서는 선물용보다는 주로 가정에서 사용할 국거리만 구입하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추석 선물용품으로는 사과, 배등 과일과 소고기와 육류, 생활용품선물세트가 대부분이다.홍성의 한 마트 육류코너에서는 선물용보다는 주로 가정에서 사용할 국거리만 구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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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선물용품으로는 사과, 배 등 과일과 소고기와 육류, 생활용품선물세트가 많았다. 필자가 찾은 마트에 있는 사과, 배 등은 주로 5만 원 이하의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육류코너에서는 선물용보다는 주로 가정에서 사용할 국거리를 구입하는 이들이 많았다. 또다른 매장에서는 2만 원 정도의 햄 세트나, 생활용품 선물 센트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전통시장에서 만난 박아무개씨는 "지난해에는 거래처에 과일을 선물했는데, 올해는 '김영란법' 때문에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줄 수 없어 고민 중이다"라며 "선물은 5만 원 이하는 괜찮다고 하지만, 업무연관성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받는 사람이 부담을 갖을까봐 선뜻 선물을 줄 수 없다. 그냥 감사의 인사로 문자메시지만 보낼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추석 선물용품으로는 사과, 배등 과일과 소고기와 육류와 저렴한 생활용품선물세트가 대부분인 햄 세트나, 생활용품 선물 세트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추석 선물용품으로는 사과, 배등 과일과 소고기와 육류와 저렴한 생활용품선물세트가 대부분인 햄 세트나, 생활용품 선물 세트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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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아무개씨는 "김영란법의 취지는 고위층들의 뒷거래, 청탁 등을 막기 위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시민들과 자영업자 등 순수한 마음으로 명절에 고마움을 표현하고픈 성의조차도 '김영란법' 때문에 고민하게 돼 안타깝다"라며 "친한 사람끼리 전하는 선물도 받기 꺼리고 남 눈치 봐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취지는 공감하나 개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지난 설에도 선물을 두고 고민했던 시민 사이에서 안 주고 안 받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가까운 지인이나 거래처에서도 선물 자체를 아예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생겨나면서, 농·축산물 농가는 물론이고 식당과 화훼업계가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홍성에서 육류직판장을 운영하는 이아무개씨는 "사실 명절 동안 가정에서 사용하는 고기 소비는 김영란법 이전, 이후 별 차이는 없지만, 선물용으로 나가는 고기 세트는 훨씬 줄었다"며 "지금은 공무원 등 이해당사자가 아니더라도 혹시나 자신도 가까운 지인에게 선물하면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 줄 알고 선물을 안 하는 경우도 있다"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과,배가 함께 들어있는 과일 선물세트가 포장을 기다리고 있다.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과,배가 함께 들어있는 과일 선물세트가 포장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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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으로 우리 사회가 이전보다 더 깨끗해졌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자영업자나 농어민과 축산인들의 타격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영란법'을 개정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 일각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인 법 개정으로 매년 찾아오는 명절에 한숨만 쉬는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와 농어민과 축산인이 함께, 즐거운 명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김영란법, #부정청탁금지법,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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