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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앞에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앞에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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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446호에 오기까지 7년이 걸렸어요. 진실·화해위원회(과거사위원회)가 종료된 게 2010년이니..."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446호는 '행정안전위원회 소회의실'이다. 11월 29일, 굳게 닫힌 이곳 회의실 문 앞을 온종일 서성이는 이가 있다.

"아침 9시부터 국회에 왔어요. 어쨌든 오늘은 통과돼야 하는데... 끝까지 있어봐야죠."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의 말이다. 그는 이날 열린 '행안위 행정 및 인사법 심사 소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과거사정리법) 처리를 직접 지켜보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법안 통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그는 "다음 소위원회에서 계속 심사한다"라는 다소 맥 빠진 결론이 전해진 오후 6시께까지 446호 앞 복도를 지켰다.

국회 문턱에서 가로막힌 유족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행정 및 인사법 심사 소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행정 및 인사법 심사 소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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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국회를 찾은 건 안 사무국장뿐만이 아니었다. 개정안 통과와 과거사위원회 활동 재개를 촉구하는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족 등 관련 피해자 유족 30여 명도 함께였다. 70, 80대 어르신이 대부분인 이들은 소위원회 참관을 위해 방문증을 신청했지만 국회 측에 가로막히기도 했다(관련 기사 : '진실화해법', 국회 소위원회 넘어설까).

어려움 끝에 이날 오전 소위원회실 앞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피해 유족은 박용현(71)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보은유족회 회장과 김하종(85)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경주유족회 회장뿐. 이날 소위원회에서 과거사정리법은 106번째 안건으로 지정돼 오후에야 심사가 이뤄지리라는 걸 훤히 꿰고 있던 이들이었지만 "담당 의원들에게 눈도장이라도 찍어서 우리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소위에 참석하기 위해 모여든 의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법안 통과 촉구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과거사정리법은 항일독립운동, 반민주적·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 사건 등의 진실을 조사하기 위해 2005년 제정됐다. 이 법에 근거해 같은 해 설립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과거사위원회)가 지난 2010년까지 활동을 이어갔지만 짧은 조사활동과 제한된 피해 신청기간이 한계점으로 지적돼 20대 국회 들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같은 당 소병훈 의원,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이 각각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법안별 차이는 있지만 과거사위원회 활동 재개를 통한 진상규명과 피해자 후속조치가 이들 법안의 공통된 골자다.

이날은 아직 계류 중인 이 법안들이 지난 8월 29일, 9월 20일에 이어 세 번째로 소위원회에서 논의되는 날이었다.

복도에서 졸고, 회의실 문에 귀도 대보고... 그들의 9시간

박용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보은유족회 회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앞에서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박용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보은유족회 회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앞에서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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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을 제외하고 내내 446호 앞에 서있던 안 사무국장은 가끔 화장실에 가기 위해 나온 의원들에게 말없이 다가가 눈을 맞췄다. 박 회장은 복도 구석에 비치된 의자에서 꾸벅꾸벅 졸기도 하면서 논의 결과를 기다렸다.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내용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회의실 문에 귀를 갖다 대기도 했다. 다음은 과거사정리법의 소위원회 통과를 힘겹게 기다리던 이들의 9시간 풍경이다.

[오전 9시께] 안 사무국장과 유족들 국회에 도착. 국회 측의 방문증 신청 불허로 유족 30여 명은 방문자 접수실에서 발걸음을 멈춰야 했다. 박용현 회장과 김하종 회장만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었고, 나머지 유족들은 국회 주변을 맴돌거나 추운 날씨에 일찍 집으로 돌아갔다.

[오전 10시 10분께] 안 사무국장과 유족을 대표한 박용현 회장, 김하종 회장이 국회 본관 행안위 소회의실 446호 앞에 섰다. 회의장에 도착하는 의원들에게 인사하며 개정안 통과 촉구 서한을 전달했다. 박 회장은 "눈도장이라도 찍고 혹여나 논의가 안 되면 미안한 마음이라도 들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속 의원들도 이들의 요구에 "예, 알겠다"며 대개 긍정적인 답을 전했다. '행안위 행정 및 인사법 심사 소위원회' 소속 의원은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소위원장), 김영진·소병훈·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민봉·이명수·홍철호·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장제원 의원은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음은 이들이 의원들에게 전달한 서한 내용.

"존경하는 의원님, 우리들은 한국전쟁 당시 억울하게 부모와 형제를 잃은 한국전쟁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입니다. 우리는 67년 동안 허망하게 피붙이를 잃은 채 어디 하소연 할 길 없는 긴 세월을 보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2005년 12월에 진실화해위원회가 문을 열었을 때 우리는 긴 세월 묻혀왔던 일들이 이제는 제대로 되겠다는 큰 안도와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불과 5년을 조사하고 2010년 허망하게 진실화해위원회는 문을 닫았습니다. 이후 7년 동안 수많은 미신청 유족들이 국회를 상대로 진상규명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진실화해기본법 개정안이 수차례 발의가 되었지만, 그 결실을 보지 못했습니다. 세상에 억울한 사람도 많고 의원님께서 살펴야 할 수많은 법들이 있겠지만, 80세를 전후한 우리 유족들이 또 얼마나 긴 세월을 기다려야 할지, 그때까지 우리 유족들이 잘 살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이번만큼은 반드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67년 동안 멈추지 않는 우리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족 일동."

"간절함 때문이죠"

[오전 10시 50분께] 권은희 의원 왈 "성원이 되었으므로..." 소위원회가 시작됐다.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446호 문이 닫혔다. 안 사무국장은 곧장 본관 1층 방문자 접수실 쪽으로 내려가 아직 남아있는 유족들에게 서한을 잘 전달했음을 알렸다.

[오후 1시 40분께] 안 사무국장은 점심 식사 후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잠시 커피를 마시며 오후 소위원회를 기다렸다. 이때도 지난 회의 속기록을 들춰보며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는 초조하지만 법안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옆에 있던 임영순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은 이렇게 말했다.

"간절함이죠. 어째든 유족분들도 그렇고 오늘 어떻게든 끝장을 봤으면 좋겠다는 건데.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면 쉽지 않다는 것도 익히 알고 있지만, 그래도 문을 두드리는 거지요."

[오후 3시께] 법안 처리 속도를 고려하면 아직 순서가 넉넉히 남았지만 박용현 회장은 오후 회의가 속개되자 다시 446호 앞에 섰다. 하염없이 기다리던 박 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충북 보은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로 아버지를 잃었다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내가 1946년생인데, 우리 아버지가 한국전쟁 때 집단학살로 희생됐죠. 1950년 7월 10일이니까 서른 여덟에 돌아가셨거든. 어슴프레 얼굴이 생각날까 말까 하는 정도인데. 전쟁 나고 피란 갔다 오니까 우리 고향 충북 보은 길상리에 있는, 속리산 가는 골짜기에서 집단 학살을 당한 거예요. 인공군이 점령한 동안 부역했다는 식으로 그냥 모조리 다... 우리 어머니하고 동네 어르신들하고 같이 공동묘지에 가서 금이빨 갖고 시신을 찾아서 모셨어요.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아직도. 전쟁 때 경찰들이 남편 죽여놓고 젊은 아녀자를 빼앗기도 하고, 결국 그렇게 애까지 낳는 경우도 있어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 전에 태어난 자식이 있다면 자기 아버지 죽인 놈이 자기 어머니와 애를 낳았다는 거예요. 이런 일들이 아주 수두룩해요. 근데도 진실·화해위원회가 끝나버렸으니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의 눈가에 눈물이 잠깐 맺혔다.

박용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보은유족회 회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안을 살펴보고 있다. 그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박용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보은유족회 회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안을 살펴보고 있다. 그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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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보은유족회 회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안을 살펴보고 있다. 그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박용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보은유족회 회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안을 살펴보고 있다. 그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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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45분께] 잠시 정회. 446호 문이 열렸지만 의원들은 자리에 보이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회의장 안이라도 연신 들여다보는 박 회장. 안 사무국장은 잠시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나온 김영진 의원, 소병훈 의원 등에게 다가가 눈인사를 건넨다. 의원들은 대답 없이 굳은 표정으로 다시 회의장에 들어간다. 의원들 표정 하나하나에 불안해지는 그.

"70년 가까이 시신조차 수습 못한 사람들의 한"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앞에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앞에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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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15분께] 회의가 다시 속개됐지만 안 사무국장은 여전히 서 있다. 그에게 왜 이렇게 열심인지 물었다.

"오기? 분노? (웃음) 잘 안 되고, 힘든 거에 매달리는 거죠, 사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잖아요. 저희가 여기, 446호에 오기까지 7년이 걸렸어요. 2010년에 진실·화해위원회가 그렇게 끝나버리고 나서 지금까지 계속 해왔던 거니까요. 19대 국회 때도 법안은 발의됐었거든요. 근데 지난 정부가 워낙 심하게 반대해서 논의조차 안됐죠. 근데 지금 이렇게 법안 소위 열리는 것만으로도 정말...

사실 아직도 국가 폭력에 의한 의문사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게 많거든요. 근데 워낙 오래된 일들이 많고 사회적으로도 잊힌 일들이 대부분이라 저희들도, 유족들도 고립돼 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게 참 힘들죠.

하지만 억울한 죽음들이 너무 많아요. 박 회장님도 말씀하시지만 한국전쟁 사건들도 학살이 일어났는데 70년 가까이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분들의 한이 버젓이 있는 거고... 피해를 자기 입으로 말 못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민주화운동을 함께하던 선배나 동료들이 실종돼 생사를 모르게 되거나 의문사한 경우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직접 뛰어들게 된 거죠."

박용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보은유족회 회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앞 복도에서 졸고 있다. 그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 여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용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보은유족회 회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실 앞 복도에서 졸고 있다. 그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 여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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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45분께] 아침부터 이어진 강행군에 피곤한 탓인지 박 회장은 소회의실 앞 복도 끄트머리에서 의자에 앉아 목을 떨군 채 졸고 있다.

[오후 5시 15분께] 안 사무국장이 "저기 우리 법안 관련된 공무원들(행정안전부 관계자)이 들어가는 걸 보니 곧 우리 차례인가 봅니다"라고 전했다. 말은 기자에게 하고 있지만 시선은 회의실 쪽에만 고정돼 있다.

그는 "관심 법안이고, 사실 야당 의원들도 유족들이나 저희가 개별적으로 접촉했을 때엔 긍정적인 약속을 했었다. 지난 두 차례 소위에 이어 오늘이 세 번째 심사이니 논의가 잘 되지 않겠나"라며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점차 말수는 줄어들어갔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안건이 무기한 보류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되면 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이 시작된다.

쪽잠에서 깨 어느새 옆에 와 있는 박 회장도 "아, 좀 긴장도 되지만 지금까지 서명 받으러 울산이고 광주고 방방곡곡 다니던 걸 생각하면 이렇게 국회에서 논의된다는 것 자체가 참 기가 막힌 일"이라며 불안함을 달랬다.

[오후 5시 50분께] 함께 있던 신기철 금정굴인권평화재단 인권평화연구소장은 답답한지 회의실 문에 귀를 대보기도 한다. 신 소장은 "7년 동안 (과거사위원회가) 멈춰있는 거니까 여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 거죠. 사람들은 이만하면 된 거 아니냐고도 하지만 끝난 건 사실 하나도 없어요.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같은 경우에 지역에서 발굴된 유골로 장례식 한 번 제대로 치른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오후 6시께] 들어갔던 관계자들이 회의장 밖으로 나왔다. 안건 심사가 끝난 모양이다. "다음 소위원회에서 계속 심사하겠다"는 결론이 전해졌다. 덤덤한 표정의 안 사무국장은 시선을 위로 흘렸다. 박 회장은 "아니 왜 또?" "뭐가 못마땅하다는 거야?"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들은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때까지 국회 방문자 접수실에서 기다리던 유족 3명에게도 결과가 전해졌다. 김하종 회장은 "아쉽지만 뭐 어쩌겠어요. 계속 주시해야지요"라면서 국회를 떠났다.

[오후 6시 20분께] 피해 유족 어르신들과 저녁을 함께하기 위해 국회 주변 식당으로 이동한 안 사무국장은 참았던 담배를 태웠다. 그는 "무기한으로 보류된 게 아니라 다음에 계속 심사하겠다는 건 여지가 있는 거니까요..."라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이런 날은 시험 준비 열심히 해서 성적표 받아보는 날 같은 거예요. 진실·화해위원회 때문에 천막 농성도 하고 1인 시위도 하루에 10시간씩 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절박하게 요구한 법안과 위원회가 성공적으로 잘 돼야만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게 저한텐 있는 거죠. 지금으로선 그 절박함을 뇌 속에서 꺼내서 보내줄 순 없지만, 더 간절해지자는 생각도 많이 해요. 제 입장에서 최대치를 하려는 거죠. 유족분들도 마찬가지고요.

아쉽지만, 일희일비해서는 이 일 못합니다. 7년 기다렸는데 며칠 더 못 기다리겠습니까. 다음 소위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해오던 대로 회의 속기록 올라오면 읽어보고, 여러 의원분들 만나 설득도 하고, 설명도 하고 또 그래야죠, 뭐. 어렵게 어렵게 소위에서 통과된다고 해도 상임위원회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까지 가야 하는 거니까..."

하얗게 탄 담뱃재가 손가락 가까이까지 닿을 즈음, 그는 다시 웃어 보이면서 유족들에게로 발걸음을 돌렸다.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주변 식당 앞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다. 그는 앞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주변 식당 앞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다. 그는 앞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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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정리하고, 정부 준비하는 과정 필요"... 다음 일정은 미정

한편, 이날 회의 종료 직후 행안위 소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안들에 대해 더 충분히 입장을 정리하고 정부가 이를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해 다음에 계속 심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과거사정리법을 다시 논의할 소위원회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태그:#진실화해법, #과거사정리법, #국회, #한국전쟁민간인피해유족, #안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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