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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걸린 태극기와 검찰 깃발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걸린 태극기와 검찰 깃발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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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공공기관의 채용비리에 집중수사를 벌여 공공기관의 간부들과 관련자 30명을 기소했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20일 '공공기관 등 채용비리 중간 수사 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출발선의 불평등을 야기하여 국민적 불신과 갈등을 초래하는 구조적·고질적 병폐인 공공기관 등의 인사·채용 비리에 대해 전국 검찰청에서 집중적으로 수사를 전개하여 15명 구속, 15명 불구속 기소했다"라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채용비리는 ▲지인 청탁형 ▲성 차별형 ▲낙하산 맞춤형 ▲금품 수수형 등 4가지 행태로 분류된다. 이번 수사에서 불법적인 채용비리가 드러난 곳은 금융감독원, 강원랜드, 한국디자인진흥원, 대한석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서부발전, 한국국제대학교 등 모두 7곳이다.

각 기관의 비리 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먼저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6년 신입직원 채용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낮게 점수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청탁대상자를 합격권에 들도록 했다. 또 강원랜드는 지난 2013년 교육생 채용과정에서 당초 176명을 선발하기로 했지만 국회의원실에서 청탁을 해오자 21명의 면접점수를 조작해 198명을 합격시켰다. 나머지 한 명은 당시 노조위원장 청탁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역시 지난 2014년과 2015년 채용과정에서 인적성 검사 대행업체와 공모해 지원자 6명의 점수를 조작해 일부를 합격시켰다.

여성 지원자를 고의로 탈락시키는 사례도 적발됐다. 대한석탄공사는 지난 2014년 청년인턴 채용시 서류전형에서 남성지원자에게는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여성 지원자에게는 낮은 점수를 부여해 여성지원자 142명 가운데 3명만 면접에 응시할 수 있게 했다. 또 면접에서도 여성 지원자에게만 비정상적으로 낮은 점수를 부여해 전원 탈락시켰다. 비정상적인 점수를 부여한 면접위원을 제외한 다른 면접위원들 점수로만 평균을 내면 여성 지원자들이 1~3등에 해당하는 상황이었다.

또 한국가스안전공사 역시 여성 합격 인원을 줄이려는 의도로 여성 지원자의 면접점수를 고의로 낮게 부여해 합격대상 여성 지원자 7명을 불합격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채용조건을 조정해 특정인이 뽑힐 수 있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서부발전은 2016년 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사장에 내정된 인사가 임원추천위원회 면접과정에서 최종 후보에 들지 못하자 해당 후보자에게 가장 낮은 점수를 부여한 면접위원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한 지원자와 점수를 맞바꾸도록 해 최종 3배수 후보에 들게 했다. 이후 결국 해당 인사가 사장에 선임됐다.

강원랜드는 또 지난 2013년 채용과정에서 국회의원실 소속 직원으로부터 채용을 청탁받고 '수질·환경분야 전문가' 채용계획을 수립했다. 채용조건에 국회의원실 직원이 가진 자격증을 필수 조건으로 포함시켜 사실상 맞춤형 채용을 진행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2016년 채용에서 채용계획에 없던 세평(개인평판)을 반영하기로 하고 특정 지원자 3명에게는 출처가 불명확한 세평을 반영해 탈락시키고, 다른 지원자 3명은 세평을 반영하지 않고 합격시켰다.

채용 과정에서 금품수수가 이뤄지기도 했다. 전 자유한국당 강원도당 부위원장이었던 A씨는 초등학교 동창 아들의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을 청탁받고 국회의원실을 통해 청탁해 합격하자 그 대가로 채무 2000만 원을 면제받았다. 또 한국국제대학교의 학교법인 이사장은 조교수 전임 채용 대가로 4000만 원을 받고 해당 인사를 채용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공공성이 강한 민간 영역에서의 인사·채용비리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단속 활동을 벌여 범행이 확인되면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엄정히 처리할 예정"이라며 "현재 재판중인 채용비리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철저한 공소유지를 통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강원랜드 교육생 비리, 한국서부발전 사장선임 비리, 우리은행 신입사원 채용비리 등 현재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태그:#공공기관, #강원랜드, #금융감독원, #대검찰청, #채용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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