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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식 부장판사에 대한 '특별감사' 요청 청와대 청원이 8일 오전 0시 35분 경에 참여인원 20만 명을 넘어섰다.
 정형식 부장판사에 대한 '특별감사' 요청 청와대 청원이 8일 오전 0시 35분 경에 참여인원 20만 명을 넘어섰다.
ⓒ 청와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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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형식 부장판사(서울고법 형사13부)에 대한 '특별감사 요청' 청와대 청원에 20만 명이 참여해, 청와대의 공식답변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판결이 나온 5일 오후, 한 청원자가 '정 판사의 이번 판결과 그동안의 판결에 대한 특별 감사를 청원한다'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고, 이에 많은 시민들이 동의를 표한 것이다.

청와대는 30일 이내에 20만 명이 참여한 청원에 한해서 공식적으로 답변하고 있다. 이 조건에 부합한 청원은 '정형식 판사 특별감사 청원'건을 합쳐 11건에 불과하다.

청와대는 조두순 출소 반대', '권역외상센터 지원', '전안법 폐지', '주취감형 폐지', '낙태죄 폐지' 청원 등에 대해서는 공식 답변을 했다. '가상화폐 규제 반대', '미성년자 성폭행 형량 강화,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를 도로교통법 12대 중과실에 적용', '나경원 의원 올림픽 의원직 파면', '초·중·고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청원'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앞두고 있다.

특히 청원이 시작된 지 60시간도 안 돼 20만 명을 모았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의 청와대 청원중 가장 짧은 시간에 목표치를 달성했다. 이밖에도 정형식 판사를 파면하거나 징계해야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게시판에 무려 900건 이상 올라왔다. 재판 결과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판부는 "전형적인 정경유착을 찾을 수 없다"며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탁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을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강요에 의해 뇌물을 건넨 '피해자'로 간주한 셈이다. 결국 대부분의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받아낸 이 부회장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에 법조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국민의 상식에서 벗어난 재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국민들도 "삼성공화국", "사법 적폐"라며 공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특별감사'라는 청원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인 김정범 변호사는 "판사의 비위 사실이 드러났을 때 내부적으로 특별감찰을 할 수는 있으나, 재판에 대해 감사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법관의 파면 역시 법으로 규정되어있긴 하지만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 한하는 것이며, 이 사건의 경우에는 (해당 법을)적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그럼에도 이런 청원은 '경고'의 의미가 될 수 있다. 국민의 건전한 상식과 어긋나는 판결이 나왔을 때는 국민들의 저항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국민의 '법 감정'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법이 운영된다는 것을 사법부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류하경 변호사는 "사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기구가 없어서 답답한 현실이지만, 판사들이 국민들의 눈치를 보도록 계속 국민들이 비판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이재용 판결을 계기로 판결문과 판사 개인도 국민들의 평가의 범주 안에 들어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민주주의에서는 국민들의 비판 영역 밖에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7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정 판사는 이번 재판에 쏟아지는 비난에 관해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 생각이 정리되면 판결에 대해 담담히 얘기할 수 있을 때가 올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법리는 양보할 수 없는 명확한 영역이었고 고민할 사안이 아니었다"며 "여론의 비난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결정은 실형을 유지하는 것이었지만, 고민 끝에 사건의 성격을 고려해 석방을 결정했다. 어느 기업인이 대통령 요구를 거절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태그:#정형식, #정형식판사,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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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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