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신광태

ⓒ 신광태

"물이 나오지 않아 설 명절에 서울 사는 애들 내려오지 말라고 했어요."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삼일1리 경로당에서 만난 할머님은 울상을 지으셨습니다. 손자들 보려고 손꼽아 기다렸던 명절인데 오죽하겠습니까!

참 이상한 일입니다. 간이상수도 저수조로 물 유입은 되는데 고이기도 전에 빠져나가는 겁니다. 차량을 이용해 연신 물을 채워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입니다.

'어딘가 수도관이 터졌을 거다' 라는 생각에 이장님과 함께 마을 곳곳을 돌아봐도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땅이 두껍게 얼어 물이 위로 치솟지 못하고 땅속으로 스미는 건가'란 판단이 맞다면 '양수기를 동원해 빠지는 수량보다 채우는 속도를 높이면 고이지 않을까?' 등 별생각을 다 해 봤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문제입니다. 개울이 온통 꽝꽝 얼어 물기라곤 흔적도 찾기 힘듭니다. 재차 물 수색을 하던 중 어느 빈집에서 들리는 물소리. 그 집안 수도관이 터졌던 겁니다. 공사를 마치고 저수탱크를 들여다보니 물이 차오르는 것이 보였습니다.

"물 나오죠?"
"어이쿠 면장님, 이 은혜 평생 안 잊을게요."

명절에 손주를 만나지 못할까 노심초사하시던 할머님이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사실 이 마을 물 문제 해결하지 못하면 명절이고 뭐고 싹 반납하려고 했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습니까!



#모이#강원도#한파#겨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밝고 정직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오마이뉴스...10만인 클럽으로 오십시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