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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먹해질 것입니다. 여태껏 특별하게 아픈 부위도 통증도 가려움도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암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니 어지럽게 되는 것이겠죠. 더욱이 초기 암이라면 몽땅 제거할 수 있지만 많이 진행된 상태라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이겠죠.

"나는 부친과 아내를 암으로 먼저 보냈다. 그러므로 암을 정복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강하며, 환자의 불안과 가족의 고민을 생생하게 이해한다. 진심으로 불안과 고민을 덜어주고 싶다. 특히 환자의 불안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뿐 아니라 치료 효과까지 떨어뜨린다. 불안을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은 암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갖는 것이다."(6쪽)


다니가와 게이시의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 책겉표지 다니가와 게이시의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 이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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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암 면역세포연구 최고 권위자인 다니가와 게이시의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암이라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그 당사자와 가족까지 모두 놀라지만, 암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갖게 되면 그만큼의 치료방법과 대처방안을 통해 남은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죠.

무엇보다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 있었습니다. 암 세포는 일반 세포와 거의 흡사하여 좀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몸 안의 면역기능이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하죠.

그 때문에 암세포는 서서히 커져 덩어리가 되고, 심지어 다른 부위로까지 전이된다고 합니다. 이른바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나라 사람처럼 행세하는 경우와 똑같다고 하죠.

"이처럼 우리의 면역은 암세포에 대해서도 열심히 대항하고 있으나 암세포가 교묘하게 면역세포를 피해 정체를 감추기 때문에 증식이 일어나는 것이다."(97쪽)


그렇다면 '수술', '방사선', '항암제' 등의 3대 표준치료를 받으면 모든 암이 제거되는 걸까요? 이 책에 따르면 '수술'과 '방사선'은 국소부위 치료에 해당되고, 항암제는 전신부위 치료라고 알려줍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죠. 그와 같은 표준치료 방법은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돕는 차원의 역할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항암제가 암을 물리친다'고 하였으나 정확히 말하면 항암제가 직접 암을 공격하는 것은 아니다. 암을 잡는 것은 본래 우리 몸에 있는 면역이다. 면역은 치료의 기본이며, 항생물질과 항바이러스 약은 면역을 응원하는 존재일 뿐이라는 내용을 설명하였는데 항암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137쪽)


이른바 수술이나 항생제 투약으로만 암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 그것에만 의존하려는 생각은 금해야 한다는 뜻이죠. 항암제는 암을 죽이는 게 아니라 암이 늘어나는 걸 막는 것이고, 그것은 암세포와 다른 세포의 증식까지도 방해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암세포가 항암제에 대해 내성이 생기기 전에 면역력을 높여 항암제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죠.

그래서 이 책에서는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3대 표준치료법 외에 '면역세포요법', '온열치료요법', '스트레스 없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사는 것, '버섯과 해조류와 같은 건강보조식품'을 먹는 방법 등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 모든 방법들조차도 직접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보조수단임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암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물론이고, 3대 표준치료법과 면역력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내용까지, 아주 상세한 의료 정보들을 차근차근 되짚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와 더불어서 또 하나 놓쳐서는 안 될 아주 귀중한 생각을 일깨워주고 있는 게 있죠.

이른바 암에 대한 최초의 진단을 받았을 때 완치를 목표로 하면서 살 게 아니라, 불가항력적인 시간까지 포함하여 최대한 그 삶을 연장하면서 산다는 '자족하는 마음'을 품고 살라는 게 그것입니다. 그것이 곧 하늘이 부여한 천수(天壽)를 누리는 삶이자, 그런 여유를 품고 살아갈 때 정신적으로도 안정이 되고 치료 효과도 높아진다고 일러줍니다. 참 고마운 책입니다.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 최고의 암 전문의가 알려주는 친절한 암 교과서

다니가와 게이시 지음, 송수영 옮김, 이아소(2018)


태그:#자족하는 마음, #암에 대한 최초의 진단, #3대 표준치료법, #수술 방사선 항암제 보다 면역력,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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