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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에 묻힌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
 땅 속에 묻힌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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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을 땅 속에 파묻었던 것과 관련해,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측이 '유감'을 나타냈다. 이에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어처구니 없다"며 "표지석을 부숴버릴 것"이라고 했다.

경남도는 지난 6월 27일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심어져 있었던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인 '주목'을 뽑아냈다. 이 나무는 죽어 있었고, 경남도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2016년 6월 1일. 경상남도지사 홍준표"라고 새겨진 표지석은 그대로 두었다.

그런데 경남운동본부는 28일 오후 비가 내리는 속에 표지석을 땅을 파서 묻어버렸다. 이 과정에서 이를 말리는 공무원들과 한때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경남도는 29일 오전 죽은 나무가 있던 자리에 꽃을 심어 화단을 조성했고, 파묻었던 표지석을 꺼내 복구해 놓은 것이다.

김경수 당선인 인수위 대변인 "유감" 표명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의 '도정운영 4개년 계획 수립을 위한 새로운 경남위원회' 명희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시민단체의 일방적인 채무제로 표지석 훼손 유감"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명 대변인은 "지난 28일, 한 시민단체가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을 일방적으로 땅 속에 묻었다"며 "이미 고사한 기념식수는 경남도가 지난 27일 제거했고, 표지석은 '새로운 경남위원회'에서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처리방안을 논의 중이었다"고 했다.

그는 "김경수 당선인은 소통과 협치의 도정을 경남도민에게 약속드렸다. 이 와중에 시민단체가 도청 공무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물리력을 동원해 공공기물인 표지석을 일방적으로 훼손한 것은 '소통'과 '협치'라는 김 당선인의 소신과도 배치되는 행위이다.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실로 유감이다"고 했다.
적폐청산과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6월 28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을 땅 속에 묻었다.
 적폐청산과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6월 28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을 땅 속에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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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김경수 당선인의 도정은 경남도민 모두와의 소통을 위해 항상 열려있을 것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경남을 함께 만들어 가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했다.

김영만 의장 "어떤 희생 감수하더라도 표지석 없앨 것"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김영만 상임의장은 전화통화에서 "김 당선인측이 '협치 논리'를 폈는데, 그런 논리가 무척 걱정스럽다"며 "그렇게 하려고 도민들이 새 도지사를 뽑은 게 아니다. 다수 도민들은 홍준표 적폐 청산을 바란다"고 했다.

그는 "김 당선인이 도민하고 먼저 소통할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 세력들을 먼저 배려하고 협치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런 논리를 이해할 수 없고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그는 "김 당선인은 홍준표 도정 때 힘들어 했던 도민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 도민들과 먼저 소통할 생각을 해야 한다"며"그렇게 하지 않고 선거 승리자로서 적대적 세력을 배려하는 형태를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김 의장은 "우리는 시민단체이지 정당이나 정치집단이 아니다. 정치적으로 유불리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도민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도민들은 홍준표 잔존세력과 잘 지내라고 도지사를 뽑아 준 게 아니다"고 했다.
경남도는 시민단체가 파묻었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채무제로 기념긱수' 표지석을 하루만인 6월 29일 복구하고 죽은 나무를 뽑아낸 자리에는 화단을 조성해 놓았다.
 경남도는 시민단체가 파묻었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채무제로 기념긱수' 표지석을 하루만인 6월 29일 복구하고 죽은 나무를 뽑아낸 자리에는 화단을 조성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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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석 복구와 관련해, 김 의장은 "우리가 자유한국당과 싸울 때보다 더 심한 것 같다. 우리한테 한 마디도 없이 다음날 바로 복구시켜 놓을 수 있느냐"고 했다.

김영만 의장은 "처음부터 협치 운운하며 정치 논리를 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했고, 그래서 새 도지사 취임이 있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제(28일) 비가 오는 속에서도 서둘러 표지석을 땅 속에 묻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홍준표 표지석'을 그대로 둘 수 없다. 우리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표지석을 없앨 것이다. 그래서 역사의 교훈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태그:#홍준표, #김경수, #김영만, #명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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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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