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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군사재판때의 문익환, 김대중.
▲ 내란음모 재판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군사재판때의 문익환, 김대중.
ⓒ 사단법인 통일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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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죽음의 고통을 당하는 고문을 겪었다. 감옥에 있으면서 숱한 저주의 나날을 보냈다. 결국 용서하고자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용서하지 말았어야 했다."
 

2일 새해 덕담이 오고 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설훈 최고위원이 "분노가 이는 상황을 전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라면서 입을 뗐다. 전두환씨의 부인 이순자씨가 지난 1일 인터넷 보수 매체 <뉴스타운>과의 인터뷰에서 전씨가 단임제를 이뤄 장기 집권을 막았다는 취지로 "민주주의의 아버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데 대한 강력한 비판이었다.

이는 곧 피해 당사자의 울분이기도 했다. 설 의원이 직접 언급한 대로, 그는 대학 재학 시절인 27세 때 전두환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고문 등 옥고를 치른 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익환 목사 그리고 같은 자리에 있던 이해찬 당 대표 등과 함께였다. 설훈 의원의 이름은 당시 함께 고초를 겪은 시국사건 전문 한승헌 변호사의 책 <재판으로 본 현대사>에도 기록돼 있다.

"설훈의 최후진술은 또 하나의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광주에서 무참하게 죽어간 그들과 함께 죽지 못하고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 못내 부끄럽고 한스러울 뿐이다. 그런데 우리가 고문 당한 일 따위를 가지고 찔찔 짜기나 하고 있을 때인가'. 법정 안은 얼음처럼 차갑고 숙연해졌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1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공장 정상화와 단체 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800일 가깝게 굴뚝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홍기탁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장이 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 설훈 "파인텍 고공 농성 노동자, 두 번째 겨울 맞지 않도록 하겠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1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공장 정상화와 단체 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800일 가깝게 굴뚝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홍기탁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장이 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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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 "정말 떳떳하다면 광주 재판 받으라"

1980년 9월 12일 신군부가 주도한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의 최후진술이었다. 한 변호사는 이 책에서 신군부의 조작 사실을 언급하며 "내란음모의 공범으로 기소된 설훈은 DJ(김대중 전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고, 이날 법정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대하게 된 처지"였다고 설명했다. 설 의원은 2003년 재심을 통해 이 대표 등 18명의 당시 피고인들과 함께 20여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설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용서하지 말았어야 했다"라는 말을 두 차례 반복하며 울컥하기도 했다. 얼굴이 때때로 붉어졌다. 설 의원은 "(이씨가) 실성에 가까운 망언을 했다"라면서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한국이지만, 이 같은 해괴망측한 말이 여과 없이 보도됐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광주항쟁의 원혼 대신 분노한다"라면서 "인간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이런 태도를 보일 수 없다, 역사 앞에 석고대죄해 이런 망언을 일삼는 괴수로 남지 않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전씨는 5.18 당시 계엄군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고 조비오 목사를 자신의 회고록에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하는 등의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오는 7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알츠하이머 투병을 이유로 재판 관할 이전 신청을 했으나 결국 지난 11월 29일 대법원의 기각 판단으로 전씨의 '광주 재판'은 확정된 상태다.

민주당 광주북구을 지역위원장인 이형석 최고위원은 같은 자리에서 "떳떳하게 광주 재판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라면서 "나도 용서하지 않겠다, 전두환 일당을 제외한 모든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라고 일갈했다.

태그:#설훈, #이해찬, #전두환, #김대중,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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