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에 간다. 배가 아닌 차를 타고 달려간다. 전남 완도 가는 길이다. 다리가 놓이기 이전까지는 이곳 역시 배를 타고 건너는 섬이었다. 1967년 해남 남창과 달도 사이에 138m의 다리가 처음 연결되었다. 이후 1968년 12월 31일 달도와 원동을 잇는 연륙교의 개통으로 섬마을 완도는 뭍이 되었다.
이제는 완도 본섬에서 강진 마량으로도 길이 이어진다. 고금대교를 지나면 강진 마량이다. 완도에서 신지도와 고금도를 지나 강진 마량으로 간다. 마량면과 완도군 고금면을 잇는 고금대교는 2007년 6월29일 개통되였다. 이제는 이렇듯 여러 곳의 섬마을을 배가 아닌 차를 타고 달려간다.
밟으면 모래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울모래등 해수욕장'
예전엔 그리 멀게만 느껴지던 완도명사십리 해수욕장이 바로 지척에 있다. 강진 마량에서 승용차로 30여 분이면 닿는다. 드넓은 모래사장과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하늘과 바다는 같은 빛깔이다. 겨울햇살이 쏟아져 내린 바다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간간이 불어오는 겨울 찬바람에 바닷가를 찾은 사람들은 옷깃을 여민다.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이며 해변을 걷는다. 공놀이를 하던 아이는 바다로 굴러간 공을 망연히 바라본다. 동그란 공을 순식간에 삼켜버린 바다는 발을 동동 구르며 애태우는 아이의 마음은 아랑곳없다. 파도는 속절없이 철썩이며 무심하게 해변을 오간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2005년 12월 신지대교의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졌다. 모래가 동서로 십리나 이어져 있어 명사십리다. 또한 이곳 모래를 밟으면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울모래등'이라고 부른다.
비교적 완만하고 드넓은 모래사장과 맑은 물로 인해 해마다 여름철이면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아름드리 해송이 우거져 있어 삼림욕도 가능하다. 모래 입자가 유난히 고운 이곳 모래찜질은 신경통, 관절염, 피부질환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완도 읍내로 가본다. 완도의 속살을 한눈에 조망하려면 완도 타워가 좋다. 76m 높이의 완도타워는 완도읍 동망산 일출공원 정상에 우뚝 서있다. 5만 3천여㎡의 동산에 타워와 광장, 산책로, 쉼터 등이 잘 조성되어 있다. 이곳 타워에 오르면 청산도, 보길도, 노화도, 신지도, 고금도 등의 아름다운 섬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제주도와 거문도까지도 볼 수 있다.
완도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완도의 명소, 청산도와 보길도
완도에 가면 완도 전복과 해산물은 꼭 맛봐야 한다. 수산물을 구입하기 위해 우리 일행이 찾아간 곳은 완도 '학림회센터'다. 제철 수산물이 넘쳐나는 이곳은 인심도 후하다.
1층은 회를 떠주는 집이고 2층은 회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강진군 수협 마량수산물판매장 횟집에서 회를 맛본지라 우리는 전복과 개불을 구입해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멋진 미소공원을 택했다. 이곳 벤치에 앉아 맛본 완도 전복회와 개불은 꿀맛 그 자체였다.
완도 여행에서 청산도와 보길도는 빼놓을 수가 없다.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와 <봄의 왈츠> 촬영지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겨울철에는 청보리 밭이, 봄이 되면 유채꽃이 한 폭의 수채화로 다가온다. 낮은 돌담 사이로 보이는 보리밭과 유채꽃이 정말 아름다운 섬이다.
보길도 역시 아름답다. 마음 한 자락 내려두고 오래도록 머물고픈 섬이다. 고산 윤선도가 제주도로 가던 중에 태풍을 피하기 위해 이곳에 잠시 들렀다가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고산은 10여 년간 보길도에 머물면서 25채의 건물과 정자, 연못을 지었다. 그의 유명한 작품 <어부사시사>도 이곳에서 지은 것이다.
보길도는 여름 피서지로도 유명하다. 모래 없이 1.4km의 자갈밭이 펼쳐진 예송리해수욕장과 중리해수욕장, 통리해수욕장 등 세 곳의 해수욕장이 있다. 완도에서 가장 멋지다는 예송리해수욕장의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 제40호로 지정되어 있다. 수령이 200년 넘는 울창한 노목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